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주말 사진 몇 장 7

dreamykima 2007. 7. 9. 13:11

날 짜 : 2007년 7월 7일 토요일 / with ridge님, 실미도님, 무지개님

 

지난 토요일 ridge님과 무지개님께서 홍천강변 노일리에 볼일이 있으시다고 했다.
무지개님은 무지개님대로 ridge님과 두 분이서 가시는게 조금 뻘쭘하신 듯 했고,
ridge님은 ridge님대로 거기까지 간 김에 예전에 봐 두었던 오프로드 코스를 찾아 나서는 길에

내가 필요하셨다.
웬만한 지도에도 나오지 않고 네비게이션에도 나오지 않는 길을 찾아가려니....

ridge님 혼자서 지도보고 찾아가고 하려면 힘도 드는데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

나보고 지도 보라는 의미다.

 

두 분의 의중이야 무엇이든 나는 오프코스 찾아나서는것도 대 환영이고

날 더운데 시원한 강변을 여행하러 가자니 아무래도 좋았다.

 

길은 아침이라서인지 아님 학생들이 쉬는 놀토가 아니라서인지 막히지 않았다.

 

 

44번 홍천가는 국도를 타고 가다 며느리고개에서 도사곡리로 질러가는 오프길을 찾아낸다.
초입과 급경사 부분에는 약간의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기도 하지만 딱 차 한대 지나가면 좋을

대체로 무난한 임도이다.
해발 500m정도의 고개를 넘어가는 이 길은 44번 국도로부터 도사곡리 포장도로가 나오기까지

약 12km다.

 

 

겁많은 짱구녀석...아빠 따라다니다 무척 터프(?)해졌다.

겁 상실하고 오프길을 즐기고 있다.

 

 

실미도님의 멋진 소프트 탑 코란도가 뒤따르고 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 구도 상관없이 손 내밀어 찍은 사진인데...잘 찍혔군.

 

 

건너편으로 고개를 내려가면 작은 계곡도 나오는데 물놀이할 정도는 아니고

데이트삼아 드라이브 왔다가 발 담그고 가면 무지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은 무척이나 깨끗하고 시원해 보인다.

 

 

조용한 곳이어서 혹시 캠핑할만한 장소가 없을까...하고 찾아보았는데

차 안에 앉아 두리번거려가지고는 마땅한 캠핑 장소를 찾을 수는 없었다.

 

ridge님께선 연신 겨울에 눈 오면 무척 재미있는 코스가 될 것이라면서

눈 왕창오면 한 번 다들 데불고 오자고 신나 하신다.

 

오래된 지도를 보니 도사곡리에서 굴지리로 넘어가는 길이 있는데

요근래 나온 지도에는 길이 사라졌고 현재 새로운 길을 공사중이다.
중앙고속국도와 나란히 하는 다리가 이미 놓여졌으니 조만간 새 길이 뚫릴 듯 하다.
우리는 저 앞에 보이는 굴지리를 두고 중앙고속국도와 나란히 달려 춘천가는 5번 국도를 타고

부사원리로...
부사원리에서 굴지리로 가는 작은 지방도를 타고 한바퀴 빙~에둘러 온다.

 

굴지리에서 장항리를 거쳐 남노일리로 가는 길도 근래의 지도상에는 길이 없는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론 연결되어 있다.
주변에 펜션들이 있는 걸 보니 조만간 여기도 포장 공사가 될 듯 했다.

장마라해도 아직 홍천강에 물이 많지 않아서 여차하면 도강 할 생각을 하고 접어든 길이었는데
재미없게도(?) 길이 연결되어 있었다.

 

남노일리에서 노일리로 가는 임도는 작은 고개를 넘어가는데 길은 아주 좋지만

아직은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엄연한 오프길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듯...길가에는 붉은 산딸기들이 그대로 주렁 주렁 매달려 있었다.

 

ridge님께선 연신 신나셨다.
겨울에 눈 왕창오면 한 번 다들 끌고 오시겠다고...이궁~~~또 무슨 이벤트를 벌이시려고....

 

노일리 노일 분교 뒷쪽이 ridge님과 무지개님께서 볼 일이 있으신 곳이었다.
두 분과 실미도님이 일을 보시는 사이 나는 노일분교장에 들러보았다.

 


양쪽에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가 인상적인 작은 학교다.
1959년에 학교 부지를 마련했다는 비가 있는 걸 보면 학교는 작은데도 꽤 오래된 학교이다.

플라타너스 그늘 아래 몇 몇의 아이들이 놀고 있길래 다가가 말을 시켜보았다.

 

여기 학교에 다니니?
예~
학교가 무척 예쁘구나....몇 반까지 있는거야?
2반이요.
1,2학년과 3,4,5학년 이렇게 두 반이에요.

 

아이들은 물어보지도 않은 대답까지 조잘 조잘 거려준다.

 

그럼 6학년은 없어?
예~ 없어요.
학생은 몇 명이야?
10명이요~

 

아~작고 소담한 학교.

 

아이들은 도시의 큰 학교가 부러울까.

그러나, 나중에 나중에 알게 되리라.

10명의 학생들이 가족으로, 친구로 부대끼던 그 시절이 자신들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한 때였다는걸...

  

 

교실을 기웃거려 보았으나 고학년들이 수업중인지라 안을 들여다 볼 수는 없었다.

작고 정갈한 복도에 지혜반, 슬기반이라는 교실 팻말이 보인다.

  

 

1회 졸업생들이 심었다는 잣나무들이 교문 앞에 줄 지어 서서 학교의 내력을 말해주고 있다.

 

노일분교 앞에 민박집에서 막국수를 해줄 수 있느냐 물었더니

조금 기다리기만 하면 해 주신다 한다.

 

 

 

점심이 준비되기 전, 홍천강에 나가 보았는데 물은 뜨뜻미지근하고 물때가 많아 별로였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강에는 견지낚시하는 사람들만...

 

 

홍천강변에서 만난 이쁜 패랭이꽃.

 

 

ridge님과 짱구.

물을 보더니 짱구 녀석 신이나서 뛰어든다.

 

 

세상에나~~~ 제비를 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막국수를 먹은 집 처마에 제비집이 두 개나 있었다.

사람좋은 주인이 제비들이 쉴 곳을 마련해 두었다.

 

 

소리는 나지 않는데 안에 새끼들이 있는지 연신 먹이를 나르고 있다.

 

내가 꼬맹이였을때는 흔히 보던 제비였는데...

세상에는 사라지지 않아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이 사라지고 있다.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인간도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앨버트 슈바이처가 말하길...

 

'인간은 미래를 예견하고 그 미래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지구를 파괴함으로써 그 자신도 멸망할 것이다.'

 

 

막국수도 맛이 좋았지만 아주머니가 내어주신 김치가 무척 맛났다.
나는 신김치를 잘 먹지 않는데도 적당한 신맛이 식욕을 자극했다.
덕분에 덤으로 내어준 국수까지 넣어 두 그릇은 해치운 듯 하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대명비발디파크 앞길로 갈 예정이었으나 지도를 보고 팔봉리에서 두미리로 넘어가는 임도를 찾아냈다.
짧은 길이었지만 차가 그다지 다니지 않는지 풀숲이 우거진 길이었다.

두미리로 넘어가면 70번 지방도와 만난다.

 

역시나 사람이 다니지 않는지 길가에 탐스럽고 빠~알간 산딸기가 주렁 주렁...

기어이 내려서 따먹고 왔다. ^^

 

그다지 밀리지 않는 길을 골라 일찍 서울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