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여행 - 백운에서 삼탄까지...
날 짜 : 2007년 10월 3일
코 스 : 제천 백운 - 애련1교 - 석천리 석문마을 - 합천마을 - 명암마을 - 삼탄역 : 약 18km
교 통 : 동서울 -> 백운 : am6시 55분 버스 9,200원
삼탄 -> 제천 : pm4시 12분 기차 3,200원
제천역 -> 제천 고속버스터미널 택시 2,300원
제천 -> 강남터미널 pm5시 8,400원
언젠가부터 벼르던 길을 다녀왔다.
가을의 초입인듯...아직은 여름의 끝자락을 잡고 있는 듯... 계절이 넘나드는 시절에 참 좋은 풍광을 만나고 왔다.
서울에서 백운까지 왼갖 곳을 다 거쳐가는 직행버스는 2시간 30분이 걸린다 했다.
새벽 4시 40분에 일어나 이른 새벽밥을 먹고 5시 45분 집을 나서 6시 55분 버스에 탑승했다.
휴일날 이른 아침이라서인지 도로에 차는 한산하였고,
구불 구불 국도와 쭉 뻗은 38번 국도를 넘나들던 버스는 거의 2시간만인 아침 9시에 백운에 나를 내려놓았다.
버스에서 내려 뒤를 돌아보면 이 표지판이 보인다.
직진길은 충주로 가는 길일테고...큰 길옆 오른쪽의 도로를 따라 몇 십미터 가면 왼쪽으로 빠지는 길이 있다.
이 길은 38번 국도선 밑을 통과하는 굴다리로 연결된다.
중간에 쭉 뻗은 길이 38번 국도이다.
길 건너 논엔 노란 가을이 한창이다.
길은 응평마을을 지나 직진길이다.
애련1교를 건너 깨끗한 백운천을 따라 가는 길은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무척 한산하고 조용한 길이다.
백운에서 여기까지가 4.2km다.
좌측길은 애련리로 해서 진소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석천리 입구이다.
오른쪽으로 가운데쯤 보이는 다리가 석천교이다.
그 다리를 사이에 두고 크게는 제천 애련리와 충주 석천리로 나누어진다.
석천교를 지나 저 멀리 보이는 산을 휘돌아감으면 석천리의 첫 마을인 석문 마을이 나온다.
오른쪽이 석문마을.
그렇게 자주 다녔음에도 다른 사람이 운전하는 차만 타고 다녀서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덕분에 왔다리 갔다리 좀 했다. 그래봐야 마을 안이었지만...
저 길을 오르면서 보니 석천분교 가는 길인줄을 알겠더라.
이제는 폐교된 석천리 석천초등교 석문분교.
오래전에 내 좋은 사람들과 저 운동장에서 달리고 뛰고 손뼉치고 웃고 떠들던 한 때가 있었다.
학교 정문 옆에 있는 커다란 은행나무의 노란잎이 하늘하늘 날리던 맑은 가을날에...
아직도 귓가엔 그 날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 때만해도 제법 관리가 되고 있었는데 지금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지 작은 운동장이 너무도 쓸쓸하였다.
석문분교 운동장 오른쪽으로 난 길을 따라 합천마을로 가는 산길로 들어선다.
오프로드 차량들이 간간이 다녀 길이 유지되고 있었는데 근래에는 찾지 않는지 풀이 우거져 있었다.
출발 전에 솔직히 이 길이 제대로 나 있을까 무척 걱정했었다.
이 길로 합천마을을 갈 수 없다면 다시 석천교까지 나와 애련리쪽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풀섭 우거져 무서운게 나올까 우려되긴 했지만 길은 다행히 나름대로 양호하였고, 걸을만했다.
지금은 초입이라 풀들이 적지만 갈수록 풀이 우거져 땅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길가에 밤나무가 많아 밤도 많이 줍고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으나 무서운걸 만나게 될까봐 속으로 무척 긴장했었다.
다행히 천등산 산신령님께서 보우하사...^^
길이 아니라도 좋다.
우리가 걸을수만 있다면...
가는 길에 산밤나무가 많아 밤이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지...
처음엔 보는대로 주워 넣다가 너무 많으니 나중엔 큰 것만 하나씩 주워들고 왔다.
매우 작은 산밤인데 삶아서 동료들 가져다 주었더니 맛나다고 한다.
드뎌, 합천마을.
석문마을에서 합천마을까지는 산길을 따라 1.6km다.
합천마을은 원서천을 사이에 두고 애련리와 가까운데, 얼마 전, 애련리와 합천 마을을 잇는 다리가 완공되었다는 뉴스를 본 것 같다.
원서천과 제천천이 만나는 마을이라 하여 합천.
원서천을 사이에 두고 북쪽은 제천 애련리 남쪽은 충주 석천리다.
명암마을 가는 길.
옆으로 난 임도는 천등산 임도로 올라가는 길이다.
땀을 흘리고 나서 먹는 밥은 언제나 최고다.
찬이 없어도 맛날 밥이었지만, 얼마나 많은 찬들이 나왔었는지 일일히 외우지도 못했다.
간장게장, 왕새우조림, 총각김치, 파김치, 호박잎과 막장, 또 뭐가 있었더라...
간장게장에 저 많은 밥을 나 혼자 다 먹었다.-.-
명암 마을로 가는 길.
버스도 다니지 않는 산골.
간간이 낚시하는 사람들의 차를 빼고는 지나다니는 차도 볼 수 없는 한적한 길.
그 길가에 가을이 익어가고 있었다.
충북선 철로는 여전하였고,
비가오면 넘칠듯한 다리들도 여전하였다.
석천리 끝마을은 명암마을이다.
예전에 다닐때와는 약간 다른 모습이다.
길도 모두 포장이 되어 있고, 집들도 모두 새로 지어진 집이다.
명암마을 바로 앞에 있는 제천천과 바위.
명암마을을 지나 고갯길로 올라서야 한다.
고갯마루를 두어개 지나야 삼탄으로 가는 명서리가 나온다.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보는 풍광들.
명암마을과 제천천.
바로 위에 보이는 하늘색 지붕의 집에서 언젠가 좋은 사람들과 겨울 여행중에 라면도 끓여먹고, 소세지도 구워먹고 그랬는데...
그 때와는 조금 변한 듯한 명암마을이다.
길은 길로 이어지고...
지속적인 오르막길이고 내리막길이라 겨울철 차량 운행을 위해 군데 군데 경사가 심한곳은 시멘트 포장길이었고,
그 외는 이런 비포장길이었다.
제천천과 나란히 달리는 충북선 철로.
지형이 지형인지라 터널이 많다.
사진으론 너무 작아 잘 안보이지만 저 멀리 삼탄역쪽이 보인다.
철로를 따라가면 삼탄역까지 금새겠지만, 길을 따라가면 산 능선을 휘감는 구불 구불한 길을 걷는다.
장마철엔 잠수교가 되는 다리들.
이게 무얼까?
이 임도를 돌아 내려가면,
삼탄으로 가는 길(좌측)과 정암마을(우측)로 가는 이 도로를 만난다.
여기는 충북 산척면 명서리.
산쪽에서 내려온 작은 길이 우리가 걸어온 길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정암마을을 거쳐 충주호리조트쪽으로 갈 수도 있고
부산리, 오산리쪽으로도 갈 수 있다.
2~3년 전에 갔을때 포장을 하려고 준비중이었던 것 같아서 가겟집 주인께 여쭈었더니...
부산리 오산리쪽은 아직 비포장길이라고 한다.
단풍이 들면 그 길도 아주 좋을터이다.
녹조가 많아 그다지 깨끗해보이지는 않았지만 예쁜 풍광을 자랑하는 충주호.
물속에 비친 나무들의 색채가 너무 예뻤다.
우리가 자주 애용하던 삼탄역 앞 민박집 평상과 소나무들도 여전하였다.
한겨울 매서운 추위에 떨며 끓여먹던 라면이랑 떡국등은 정말 맛있었는데...
여러 번 와 보았지만 소나무들이 물에 잠긴것은 처음 보았다.
항상 물이 적은 겨울에 와서일터이다.
충북선 철로는 여전한데 그 철로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여전하지 않은 것 같다.
정겨운 작은 삼탄역.
이 날도 역시나 우리 말고는 손님이 없었다.
손님이 있건 없건 깔끔한 작은 간이역.
제천으로 가는 우리가 타고 갈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좋은 길동무들과 멋진 길 위에 서 있던 하루가 행복하였다.
또 다시 길 위에 설 그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열심히.....아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