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걷기 15 - 꽃비 내리는 남한강변을 따라~

dreamykima 2008. 4. 22. 08:24

날 짜 : 2008년 4월 19일 / with 걷기 모임 회원들

코 스 : 퇴촌 미래마트 - 오리교 - 분원리 - 검천리 - 수청리 - 운심교 - 88번 지방도 - 염치고개 - 집넘어골 약 23km

 

지난 토요일 걷기 모임의 정기도보 날이었다.

내가 잘 아는 수청리길.

갓길도 없고 주말엔 드라이브 차량들이 많아 위험한줄 알고 있었지만, 정기도보인데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 참여했었다.

회원님들은 총 25km를 걸었는데 나는 23km 지점에서 작별을 하고 히치를 해서 서울로 돌아왔다.

일요일 가는 길에 챙길 것도 있었고, 너무 늦어지면 혹시나 컨디션에 이상이 생길까 저어해서였다.

 

벚꽃은 많이 졌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녀석들이 우리가 가는 길에 꽃비를 내려주었다.

갓길이 있거나 위험하지만 않으면 매연 정도는 참아내줄만한 아름다운 길.

 

그러나, 다녀온 소감은 다시는 그 길을 안 걸으리라~~이다.

너무 위험했고, 조마 조마해서 걷기나 경치를 제대로 즐긴 것 같지도 않다.

특히나, 수청리를 빠져나와 88번 지방도에 들어섰을때는 짜증이 날만큼 차가 많았고, 위험했다.

예정했던대로 운심교쯤에서 그만두었어야 하리라~

 

줄지어 쌩~쌩 달리는 차가 무섭고, 나는 아무래도 아스팔트 길과는 맞질 않는 것 같다.

도무지 이런 길 위에서는 마음이 순화되질 않는다.

 

 오리교를 지나 잠시 샛길로 들어섰다.

 만타님께서 나에게 선두를 서라 하시기에 별 거리낌없이 찻길을 벗어났다.

 아마도 큰 길로만 다닌 사람들은 아니 왜 저리로 갈까~라고 의아해하지 않았을까~

 

 약 5~600여m 도는 길이었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찻길을 잠시나마 벗어나고 싶었다.

 

본격적으로 찻길로 들어섰다.

사진에 보는 것처럼 갓길이 없다.

오히려 저 바이크팀들이 부럽다.

 

선두에 서서 우리를 향해 오는 차들마다 손을 들어 서행할것을 알렸다.

 

 

 아직 조금은 남아있는 벚꽃.

 쨍~한 햇살에다 점점 더 달구어지는 아스팔트, 무척 더운 날이었다.

 

 

 천천히 걷노라고 걸었는데 후미와의 사이가 점점 더 벌어진다.

 나중에 계산해보니 시간당 겨우 4.5km도 안되는 속도였는데 뒤에서는 너무 빠르다고...

 

 이래 저래 내 걸음이 빠르기도 하고, 보고 싶은 들꽃들도 많고, 점심을 먹고나서는 양해를 구하고 선두를 벗어나 뒤에서 따라 걸었다.

 

 이런 길섶에서도 풀꽃들은 저마다의 색을 뽐내며 피고 지고 있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아도...

 우리네도 그럴것이다.

 누군가 보아주지 않아도 내가 삶을 살아내고 있는것처럼...다른 누군가도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강을 따라 도는 길은 아름답다.

그러나, 차가 다니지 않을때만 그렇다.

역시나, 여기는 드라이브 코스로 알맞다.

 

넌 누구로부터 누굴 지키고 있니?

누군가 나를 지켜주는 사람도 있을까?

물론, 나에게도 지켜주고 싶은 사람들이 있단다.

 

 난분분 난분분 꽃비가 내린다.

 한줄기 바람에 봄이 허망하게 무너지고 있다.

 

 화사한 연분홍 꽃비조차 모두 사라지면 저들도 슬퍼질까?

 그렇게 또 한 번의 찬란한 계절이 가면 그 슬픔 뒤끝에 나이테 하나가 더해지리라~

 우리네 삶도 마찬가지이겠지.

 

 추락하는 모든 것을 위해 건배~~!!

  

재미있는 가게.

함께 걷던 뱅기가 아이스크림 박스를 보고 뛰어들어갔는데 불행하게도 아이스크림은 없었다.

뱅기의 그 실망감이란......^^......많이 더운 날이었다.

 

염치고개 오르기 전 88번 지방도에 있던 가구 만드는 집.

 

 쨍하기만 했던 햇살이 서녘으로 누우면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고 있다.

 

 염치고개를 넘어 집넘어골로 가고 있다.

 만타님 친구분댁이라는 곳에서 시원한 고로쇠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회원님들과 작별을 한 후 히치를 하여 그 곳을 떠나왔다.

 차를 태워주신 분은 젊잖은 분이셨는데 관심사가 비슷하여 서울쪽으로 오는 1시간이 즐거웠다.

 난 복이 참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