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여행 - 2009년 홍천강 따라 300리 (5코스)
날 짜 : 2009년 2월 15일 / with 걷기 모임 회원님들 14명
코 스 : 밤벌유원지 - 마곡유원지 넘어가는 임도 - 마곡유원지 - 충의대교 - 가정리 - 박암리 - 관천리 : 약 19km
전날 밤, 몇시부터 들어가 잤는지 모르겠다.
중간에 물을 마시러 나갔다가 한밤에 돌아가시는 님들을 배웅하고는 다시 들어가 잔 것 같다.
나는 맥주와 소주를 섞어 마시면 머리가 너무 아픈데, 저녁 먹으며 양껏 들이킨 맥주에 섞은 소주 두어잔이 나를 무척이나 힘들게 했다.
옆에서는 술 잔 앞에두고 고사지낸다고....그러게요~
마실때는 꽤 마시기도 하는데 다음날 아침 일어나 밥 할 생각, 5코스가 아직 남았다는 생각...뭐 이런것들때문에 술을 자제하기도 했음이다.
어쨌든지 난 이 계획을 최종적으로 끌어가고 있는 사람이므로...
덕분에, 아침에 제일 먼저 일어나 아침식사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내가 달그닥거리는 소리에 더이상 주무시지들 못하고 금새 일어들 나셨다.
8시경에 아침을 먹기 시작했으니 꽤 빠르게 움직인셈이다.
마지막날이라 서둘러서 마치고 싶었다.
1박 2일의 여정이 녹녹치도 않으니 일찍 돌아가 쉴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리정돈을 부탁하고는 차량 3대를 목적지인 관천리에 두러 간다.
그렇게 잘 알고 있는 길인데도 차를 타고가면서 들어가는 길을 두 번이나 놓쳤다.
이상하다. 걷는것과 차를 타고 가는 길은 왜 이리 다를까~길은 같은데...
차량 2대는 목적지인 관천리에....1대는 박암리에 둔다.
박암리에서 관천리까지는 약 4km정도 되는데 혹시나 힘들어하시는분들이 있을까봐서였다.
민박집에서 관천리까지는 약 22km정도, 오며 가며 50여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게다가 시간을 아끼려 어제 걸었던 차도 구간을 피하기 위해 나머지 차량 2대로 민박집에서 5코스 시작점까지 이동하고보니
아침 일찍 서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10시 40분.
작년에 걸었던 차도를 피하기 위해, 오늘은 코스를 약간 변경해서 밤벌유원지쪽으로 들어가본다.
홍천강은 저 뒤로 흐른다.
그러나, 수량이 풍부할때는 물이 흐르기도 하는 곳인데, 겨울 가뭄이 너무도 심각하다.
요즘 개인적으로 고민하는게 세탁기에서 쏟아져나오는 물을 어찌 재활용할것인가~이다.
누군가 세탁기와 세면대의 물을 변기의 물로 재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해주면 좋겠다.
여기쯤에서 작년에 걸었던 코스로 되돌아가야 했다.
그러나, 호기심이 생겼다.
분명 마곡으로 넘어가는 길이 있다고 했는데....
걸으면서 보니, 저 멀리로 길이 보인다.
호기심은 발동하고, 웬지 멋진 길이 나올 것만 같고...
산행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인데.....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나, 보이는 산이 그리 높지않고, 저 산만 넘으면 바로 길이 나올 것 같았다.
해서 접어든게 이런 길이다.
밤벌유원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풍광은 시원시원하다.
소남이섬이 보이는 이 곳에 섰을때만 해도 너무나 좋기만 했다.
내려다보이는 소남이섬.
아는 사람만 아는 그런 곳이다.
내가 아는 팀들이 자주 이곳에 가서 캠핑을 한다.
물이 많을때는 오른쪽으로도 물이흐르고 그야말로 섬이 되는 곳이다.
섬이되면 4륜 구동차들은 도강을 해서 소남이섬으로 들어간다.
개인 사유지라 들었다.
주인장이 개방을 해두어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늘어나는 쓰레기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누릴 수 있는만큼 아끼고 보존해야 한다.
그래야, 자연은 언제나 우리편이 되어 줄 것이다.
요즘은 그걸 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여기까지는 길이 선명(?)했다.
아니 희미하게나마 길이 있었다.
그러나, 이곳을 내려가자 갑자기 길이 사라져 버렸다.
여러가지 정황상으로 능선으로 올라서서 가야 할 듯 싶은데 아무리 찾아도 길이 없다.
아차싶었다.
내가 100% 알지 못하는 길로 여러 님들을 안내했으니...
나는 걸으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자칫~
아무런 사고없이 조금의 고생으로 다행히 제 길을 찾아 즐겁게 걸었고,
모두들 괜찮다 하셨지만 길잡이로서 나는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과를 드렸다.
소남이섬 앞에 있는 거북바위.
사진 찍은 위치때문에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다른 각도로 보면 거북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생끝에 낙이 온다 하였던가~
고생스러운 산길을 지나니 이런 아름다운 길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마곡유원지에 도착하여 빈 집 마당에서 추위를 피하며 점심을 먹었다.
어제와는 달리 날씨가 꽤 쌀쌀하다.
민박집을 떠나오기전 볶았던 제육볶음을 한 회원님께서 담요로 둘둘 말아 넣어가지고 오셨다.
뚜껑을 여니 아직도 김이 모락 모락...
날씨도 찬데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리고, 또한 얼마나 맛나던지~
보온도시락에 싸온 밥들과, 온기가 남은 제육볶음, 갖가지 반찬, 뜨거운 라면국물,
아주 푸짐한 점심이 되었다.
오후 1시 40분.
충의대교가 보인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후다닥 점심을 들어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여기서부터 가정리 박암리 관천리까지는 약 13~4km정도이다.
적어도 5시 이전에는 충분히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가능한 차도를 피해 샛길로 길을 잡는다.
지나다니는 차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차도보다는 샛길이 좋다.
차도로 가면 금새 갈 길을 강변을 따라 한참을 돌아서 간다.
모두들 힘들어하지 않고 즐거워해주니 나도 즐겁다.
가정리를 지나 박암리쪽으로 가는 중간쯤이던가~
저 멀리로 우리가 넘어왔던 충의대교가 보인다.
날씨가 추워 홍천강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박암리로 넘어가는 마지막 고개였던가~
시간은 오후 3시.
여기는 아마 박암리에서 관천리로 넘어가고 있는 고개일 것이다.
시간은 오후 4시
시간은 오후 4시 40분.
저기만 내려가면 목적지일 것이다.
2009년 2월 15일 오후 4시 47분.
홍천강(좌)과 북한강(우)이 합수되는 춘천시 남면 관천리에 섰다.
완주자는 7명.
5코스 참여자는 15명.
열정을 가지고 참여해 준 님들에게 감사하다.
또한, 무탈하게 완주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오는 토요일 완주기념도보를 가기위해 답사를 갈 예정이다.
정기도보도 포기하고 나서는 길이지만,
5코스때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고,
시간과 열정으로 홍천강 따라 300리에 참여해주신 여러 님들께 즐거운 마음으로 보답하기 위함이다.
내년에도 이 길을 다시 걸을 수 있을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 언제든 나서면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