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행 - 절집 풍경
날 짜 : 2009년 3월 14일 ~ 15일 / with 경희언니
향일암에서 오랜지기와 일출을 보았다.
그리고, 대웅전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을 뵙고 왔다.
[관음(觀音)] 은 산스크리트어로 '파드마파니' 곧 '모든 소리를 듣는 자'라고 한다.
관세음보살님은 내가 올리는 기도도 들으셨겠지~
하늘이 눈물날만큼이나 퍼랬다.
투명한 하늘이 파란 바다와 더불어 광활하고 아득했다.
그 아래 절집에는 따스한 평화가 스며들고 있었다.
하얀 구름들이 모였다 흩어졌다를 반복하며 어지러이 춤을 췄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었다.
벗이 있어 외롭지 않은 날이기도 했다.
바다는 언제나 무심하고 한결같은 듯 싶은데, 그를 품은 절집들은 조금씩 변해가는 것 같다.
향일암 대웅전의 화려한 황금빛 단청이 눈에 많이 거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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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거름녘 다른 이 없는 조용한 선암사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또한 조용히 108배를 올렸다.
108배를 끝내고 나오니 범종이 울리고 있다.
스님의 독경소리도 들리는걸 보면 아마도 예불이 시작되었나보다.
오후 6시 정도에 하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절집마다 다른건지 아님 계절마다 다른건지
선암사의 저녁예불은 5시 30분에 시작되고 있었다.
불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것은 행복해지는 것~!!
108배를 마치고 많이 행복했다.
광주에서 일을 보고 있다던 친구가 기꺼이 선암사 앞으로 데리러 와 주었다.
맛난 저녁도 사주고 숙소까지 데려다준 다음 돌아가는 친구가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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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가보고 싶었던 구례 사성암.
지리산과 마주보며 발 아래 너른 평야와 섬진강을 품고 있는 절집.
섬진강의 흰 매화 물결을 따라 걷다가 얻어 탄 차가 마침 우리가 가고자 하던 사성암으로 간다 했다.
부산에서 오셨다는 분들은 토지면 문수사로 갈까 사성암을 갈까 망설이던 차에 우리가 차를 얻어탔다 하시며
아마도 오늘은 사성암 부처님께서 자신들을 오라 하시는 것 같다 하셨다.
본래 우연이란 없는 것이다. 무엇인가를 간절히 필요로 했던 사람이 그것을 얻는다면 그것은 우연히 이루어진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소망과 필연이 그것을 가져온 것이다. <헤르만 헷세, 데미안 중에서...>
꽃구경에 주차장처럼 늘어서 있던 그 수 많은 차들중에 하필 우리가 얻어탄 차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간다니~
우연이었든 필연이었든 내가 복이 많은 것은 사실인 듯 싶다. ^^
어제 선암사 부처님께 올린 108배의 복인가~ ㅎㅎ
들이 강을 품었다.
그 강물은 그 들판의 젖줄이 되었다.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 이 시간이다.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다.
언니야~
떠나기 전, 좋은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고, 부처님께도 빌었지만 멀리에 가서도 항상 건강하길 빌께~
함께 했던 시간들, 늘 그 자리에 있어주었던 그 우정을 잊지 않을께.
그리 자주 보고 살지도 않았으면서 막상 늘 있던 그 자리에 언니가 없을꺼라는 생각을 하니 어쩐지 많이 쓸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