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여행 - 사람들이 좋다. 오지가 좋다.
날 짜 : 2009년 3월 28일 ~ 29일 / with 오지가족들 (성인 24명 + 아이 2명)
사람들이 좋다. 오지가 좋다.
이건 우리 여행팀의 건배사다.
가평역으로 중렬오라버니와 날봄이가 우리를 픽업하러 와 주었다.
덕분에 집다리골에 일찍 도착했다.
이미 와 계신 달님네~ 청원이 채원이가 얼마나 반갑던지...이쁜 녀석들~
다른 이들은 저녁시간이나 되어야 도착 할 것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은 날봄이가 인천에서부터 공수해 온 닭강정에 맥주부터 한 잔~
저녁 메뉴는 김치찜에 왕갈비구이~
김치찜은 부지런한 영빈이가 전날밤부터 열심히 만들어와서 뎁히기만 하면 되었고,
왕갈비와 여러 술들은 고문님께서 병문안 와준거에 고맙다고 준비 해 주신 것이다.
중렬오라버니가 가져온 더덕주에 발그레한 얼굴들~
사람은 많고 방은 비좁지만 안주와 술은 풍부하고 우리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더 높아만 간다.
이렇게 작은 방에 옹기 종기 모여 술잔을 기울이고 수다를 떨고...가족같은 사람들.
산행 후의 피곤함에 못이겨 12시쯤 다른 방으로 가서 먼저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바쁜 몇 몇은 12시가 한참을 넘도록 술잔을 기울이다가 새벽 2시에서야 돌아갔고,
또 바쁜 몇 몇은 새벽에 아침도 들지 않고 돌아갔다고 하고, 또 몇 몇은 아침을 먹고 돌아갔다.
그리고, 남은 사람들은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안도감과 일요일 아침의 느긋함으로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우리가 묵었던 휴양림
고문님께서는 걷기가 힘드시니 음악듣고 쉬고 계시겠다고 하고,
남은 우리는 휴양림 관리소에 자문을 얻어 뒤쪽에 있는 임도로 산책을 나서본다.
조금은 삭막해보이는 풍경일지라도,
봄은 봄인지라 길가에는 생강나무꽃이 노랗게 피어 있었다.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이렇듯 눈을 품고 있기도 하지만,
걷고 있는 동안에는 땀이 흘러 토리님은 아예 반소매 차림이 되셨다.
언니들이 선두에 서신 토리님을 무척 원망하던 길. ㅋㅋ
그냥 임도로만 갔으면 좋았을것을...
결국 선두는 올라가고 후미는 내려가고 있다.
다시 임도로 내려서서 한가롭게...
하늘 차~암 맑다.
얼음이 풀린 계곡물은 이 때쯤이 가장 맑을때이다.
고문님 이하 오지남들은 점심에 먹을 라면 끓이고 있고,
오지녀들은 저 뒤에서 간식먹으며 노닥 노닥~ ㅎㅎ
라면에 맥주에 아침에 남은 밥까지...점심이 푸짐하다.
남은 계란 처리해야한다고 삶아서 또 먹고 있는 중~
일단 앉으면 먹는거에 끝을 보는게 오지인들의 특기다.
점심까지 먹고 따스한 양지녘에 앉아 이런 저런 수다를 떨었던가~
시간은 오후 3시.
사람 12명에 차가 4대인데 굳이 걸어가겠다고 하는 선주언니와 나~ ㅎㅎ
춘천을 한바퀴 돌고 가겠다는 사람들은 보내고 한가롭게 걸어본다.
집다리골의 계곡.
지암리 어디쯤이었던가~
길을 걷다 특이해서 들어가보았으나, 현재는 사람이 살지 않는 듯 보였다.
저 가운데 길을 넘어가면 아주 좋은 도보 코스로 연결된다.
1시간 30여분을 걸었는데도 지암리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버스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30여분 더 걸었을때에야
지암리에서 벗어나 오월리에 다달았다.
시각은 오후 5시경.
3시 5분쯤에 휴양림을 출발하여 겨우 예까지 왔다.
기차표를 확인하여 5시 50분 남춘천발 청량리행 좌석표 2장 확보~
5시 5분경에 지암리 종점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중간에 택시로 갈아타고 5시 40분경 남춘천역에 도착했다.
전날의 산행으로 뭉쳐있던 근육도 풀었고, 설렁 설렁 작은 들꽃들을 찾으며 걷는 그 길 위에서 즐거웠다.
오랜만에 오지가족들 만나 너무도 행복한 1박 2일을 보냈다.
4월에는 9년 전 내가 처음 오지여행을 갔던 오지마을로 여행을 떠난다고 한다.
우리를 재워주셨던 노부부가 여전히 그 곳에 살고 계시다고 하네~
풍광은 약간 변했다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으니...
벌써부터 4월의 여행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