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090502] 봄의 캠핑 - 산음자연휴양림 (3)

dreamykima 2009. 5. 6. 08:29

날 짜 : 2009년 5월 2일 ~ 3일 / with 오지 가족들

장 소 : 산음자연휴양림 B야영장

 

황금같은 연휴에 지리산을 가야지~맘 먹었지만 대피소 예약도 안되고 사람은 너무 많을 듯 하고~

요즘 주말마다 대피소 예약을 해보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경희는 아직 5월이 다간게 아니라며 결연히 의지를 다지고 있고...나 또한 아자~!!

 

5월 연휴엔 섬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이상하게 이번에는 섬 여행이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

해서 결정된게 1일엔 소백산으로 모데미풀을 보러갔다가 주말엔 산음에 가서 오지가족들과 캠핑을 하는 일이었다.

 

중렬오라버니네는 목요일밤부터 캠핑중이고 날봄이랑 경희는 1일밤부터...게다가 규범이네까지 합세했다 했다.

나도 느긋하게 산행 다녀와 2일날 캠핑장으로 갈 생각을 했었는데 느닷없이 1일날 출근을 했다.

 

소백산행은 날아갔고...꼬박 6시까지 근무하고 퇴근을 해서 이런 저런 시장을 본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요리를 해주기 위하여 시장을 보는 일은 즐겁다.

 

용문에서 산음으로 가는 버스 시각에 맞추어 늦잠을 자고 느긋하게 움직일 생각이었으나,

중렬오라버니가 용문까지 데리러 나오겠다며 일찍 오라 한다.

청량리에서 떠나는 9시 기차를 타고 용문으로 Go~!

버스를 탔다면 몇 시에 도착했을지 모를일이지만, 기차는 정확히 58분만에 용문역에 도착한다.

 

산음까지는 넉넉잡고 30여분 거리...귀찮다 하지않고 기꺼이 마중을 나와주는 오라버니가 고맙다.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시원한 맥주 마시기 ^^

캠핑을 하노라면 취함도 없이 맥주를 끊임없이 마시게 된다. 

 

그리고, 김밥싸기~ 전날 밤, 김밥재료를 대충 손질해 가지고 갔었다.

여러가지 야채를 넣고 꼬마 김밥을 만들어주니 모두들 잘 먹는다.

 

오후 내내 비가 내렸다.

그러나, 튼튼한 타프와 텐트와 버티고 있어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한쪽에선 모닥불 피워놓고 띵가 띵가 앉아서 논다.

커다란 텐트안에서 뒹굴 뒹굴 다운 받아온 동영상들을 보며 낄낄거리기도 하고~    

 

 

산음자연휴양림 B야영장.

비가 오는 중에도 주말이라 그런지 캠퍼들이 많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꽉 찬 곳이라 숲속에 있다는 느낌이 아주 좋은 곳이다.

화장실이 좀 부실하고 식수대가 멀어 좀 고생을 했는데 지금 한창 공사중이므로

조만간 훨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김밥과 갈비찜으로 점심을 먹고 난 후, 오라버니와 버디가 무언가를 또 만들고 있다.

비가 내리니 산책도 못가고 그저 앉아서 먹고 마시고 수다떨고~

 

 

오라버니표 김치볶음밥 

 

 

버디표 수제비~

비가 내리니 따뜻한 국물이 필요하다고~

국물맛이 좋아 소주 안주로 제격이라며 도대체 소주를 몇 병이나 마시는지 모르겠다.

난 여전히 맥주 고수 ^^

 

 

저녁 담당은 대개 그렇듯이 나~

메뉴는 불고기 버섯 전골.

버섯이 들어간 음식은 내가 즐겨하고 좋아하는 음식이다.

여러가지 야채도 더 많았는데 준비한 버섯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미나리만...

 

무우와 다시마와 멸치, 간장 약간으로 육수를 팔팔~끓여내고,

불고기는 핏물을 빼고 간장과, 다진마늘과 참기름으로 주물럭 주물럭해서 양념을 해 두었다.

 

양념장을 만들어 얹고 육수를 넉넉히 부어 끓이다가

매운 고추를 두어 개 썰어넣었더니 국물맛이 칼칼하니 먹을만했다. ^^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도 오라버니는 감자를 굽고 있다.

끊임없이 먹고 또 먹는~

모두 살로 가면 어쩐대니~

 

 

다들 소주 안주로 딱이다며 또 다시 소주 마시기에 돌입~  

비가 내려 약간은 쌀쌀한 숲 속에서 따스한 모닥불 옆에두고

뜨뜻한 국물에 내 좋은 사람들과의 저녁식사가 참으로 맛나다.

 

이런 저런 수다를 떨다 다른날보다 일찍 들어가 잠을 청한다.

언니 추울까봐 침낭속에 침낭을 넣어주는 버디가 고맙다.

덕분에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면서도 따뜻하게 푹~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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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푹~자고 일어나니 8시 40분.

헉~ 캠핑을 와서 내가 이렇게 늦게까지 잘수도 있구나~

다들 웬일이냐며 묻는다.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푹~~~잔 듯 싶다.

 

새벽에 잠깐 깨어 전 날의 비로 제법 불어난 계곡 물소리를 듣다가 다시 잠이 든 것도 같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야영장 모습.

대부분 밤 늦도록 수다떨며 놀다가 늦게서야 들어가 잠을 청했으리라~

 

 

아직 모두들 자고 있는터라 조용히 일어나 나온다.

부지런한 오라버니만 깨어나서 이런 저런 일을 한다.

 

나는 아침 먹기 전에 산책을 나가본다.

 

 

비 갠 후의 청명함이 가득하다.

어디를 봐도 투명한 연초록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전 날 내린 비로 계곡의 불이 조금 불어났다.

 

 

1시간여 가량 산책을 하고오니

울 오라버니 우릴 먹여살리겠다고 아침부터 숯불 피워 갈비와 닭날개를 굽고 있다.

복 받으실껴~

 

그 새 모두들 일어나 설거지도 해오고~  

 

 

노릇 노릇~ ^^

 

 

LA갈비를 양념장 사다가 직접 재우기까지 했다네~

평소에 즐기지 않는 고기가 아침부터 왜 이리 맛난지~

 

 

아침이건 말건 맛난 안주에 빠질 수 없는 맥주 그리고 이어지는 수다의 향연~ ^^

 

 

실컷 먹고 나서 다시 산책을 나서본다.

 

 

숨을 깊게 들이쉬어 본다.

도심의 매연에 고통받는 내 기관지가 폐부 깊숙히 들어오는 이 싱그러움으로 가득 채워져

조금은 편안해지길 빌어본다.

 

 

임도를 벗어나 한참을 들어갔다 나온다.

작은 들꽃들을 만나며 설렁 설렁 걷는 이 길이 한가롭고 즐겁다.

 

 

36개월인 주원이~

처음 봤을때 당돌하게도 이 이모야에게 메롱을 날린 녀석~

 

하루 같이 지내고 나더니 곧잘 따라오기도 하고 먼저 손을 잡기도 한다.

사람 좋은 중렬오라버니도 이틀동안 손도 못잡아봤다고 하던데 나는 그나마 낫네~ ㅎㅎ

 

아이들과 놀고 있으면 순해지는 느낌이 들어 좋다.

 

 

B야영장 밑에 있는 숲.

작년에 왔을 때, 야영장을 없애고 무언가 한참 공사를 하더니만 이런 길을 만들어 놓았다.

쭉 쭉 하늘로 뻗어 올라간 나무 사이로 한가로이 거닐만하다.

거리가 너무 짧다는 것이 흠~!

 

 

텐트안에 누워서 바라보는 풍경.

이도 저도 시들해지면 텐트안에 누워서 책도 보고 뒹굴 뒹굴~

 

 

역시나 텐트안에 누워서 바라보는 풍경.

울 오라버니 뭘 그리 열심히 하실까나~

마늘 버터 발라 베이글 굽고 있는 것 같다. 

 

 

뒹그리도 시들해지면 또 다시 먹기에 돌입

이번에는 빠다표 군만두.

다른건 몰라도 설거지와 만두 굽는 일은 빠다가 제일 잘한다. ^^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가는 건 술병~!! ㅋㅋ

 

우리가 캠핑장을 떠나올 때 술을 사러 용문까지 나왔으니 아마도 훨~씬 더 많은 술병이 쌓였을 듯...

 

 

떡볶이를 해서 늦은 점심을 먹은 다음,

경희와 나는 다음 날 출근을 위해 아쉬운 마음으로 캠핑장을 떠나왔다.

우리가 떠나올 때, 싸군이 이런 저런 먹꺼리를 싸들고 캠핑에 합세했다.

남은 날도 즐거운 캠핑 하고 오소~

 

오랜만에 기차 맨 뒤에서 우리가 달리는 선로의 궤적을 바라보고 있다.

 

많이 피곤했는데 별다르게 힘들이지 않고 1박 2일 캠핑을 즐기고 왔다.

항상 알뜰 살뜰 살피는 중렬오라버니가 고맙고,

행여 내가 어찌될까 챙겨주는 날이과 빠다와 경희가 있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