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21~23] 내려앉은 새떼가 보일까~조도(鳥島) 가는 길.
날 짜 : 2010년 5월 21일 / with 오지가족들 15명
장 소 : 진도군 조도 & 관매도
20일 오후 6시, 땡~ 치자 마자 잽싸게 집으로 달려간다.
전날 밤, 짐은 모두 싸 두었지만 냉장고에서 꺼내 아이스팩과 함께 담아야 할 것들이 있어서이고,
윤정이가 이미 나를 데리러 우리 집으로 출발했다는 전화를 받아서이다.
굳이 그러지 말고 중간에서 보자해도 밀리는 길 돌아 돌아 집으로 데리러 와 준 윤정이와 영진씨가 많이 고맙다.
연휴 전날인지라 서울 시내 교통이 거의 마비수준이라 윤정이가 우리집까지 오는 시간도 두어시간이 걸렸는데
우리집에서 성산대교를 건너 서부간선로를 타고 서해안고속도로로 들어서기까지도 또 그만한 시간이 걸렸다.
다행인것은, 고속도로에 진입해서는 그다지 밀리지 않아 휴게소에서 저녁도 먹고 여러 번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무언니가 제공한 목포의 게스트하우스에 새벽 1시 30분경 도착하였다.
대구의 달님네와 선주언니, 중렬오라버니네가 1시경 도착했다고 한다.
모두들 이른 새벽에 움직여야 하는지라 인사조차 내일 아침을 기약하고 각자 잠을 청한다.
2~3시간을 거의 시체처럼 늘어져 잔 듯 하다.
이른 새벽 5시, 부지런도 하신 울 회장님~ 첫 배를 타야 한다며 모두들 깨우고 계신다.
아고 졸려~ 섬으로 가는 길은 항상 멀고도 멀다~~
진도 팽목항에서 하조도 어류포항으로 들어가는 첫 배는 오전 7시 30분.
게스트하우스에서 팽목항까지는 40여분 거리라고 한다.
카페리에 차량 3대를 실어야 하므로 모두들 서둘러야 한다.
이른 아침 문을 연 주유소가 없어 겨우 주유를 하고 팽목항에 도착한게 6시 50분경이던가...
벌써부터 차량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마음을 졸이며 선표를 끊고 기둘리고 있었는데 우리 차량 앞에서 딱~끊기고 말았다.
흐미~ 잠도 줄여가며 달려왔건만~~~
선표를 환불하여 8시 20분 농협배로 다시 끊고 기둘리는 시각.
다른때같으면 벌써 코펠 버너 꺼내어 라면이라도 끓이고 있을 사람들인데 오늘은 우째들 가만 있지?
아무래도 잠이 모자라 많이들 피곤해서 만사가 귀찮은가보다~
그래...절식모드다.
식단도 다이어트 식단(?)이고 이번 여행의 테마는 다이어트 여행, 절식 모드로 가는거야~!!
이랬던 사람들이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뒷 문 열어 아이스박스 꺼내고 캔맥주 꺼내고 마른 안주 꺼내느라 난리다.ㅋㅋ
금새 절식모드 해제란다.
내 이럴줄 알았지~ 여행가서 먹는거 빼면 시체라 하는 사람들인데....그 재미를 어찌 그냥 보내겠는가~
잠도 부족한데다 아침도 못 먹은 빈 속에 캔맥주와 과일들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배를 타고 가면서도 밖으로 나가 구경 할 생각도 안하고 선실에 주저앉아 주~욱 계속되는 먹기...
팽목항에서 하조도 어류포항은 30여분이면 간다.
<쨍한 사진들은 달님이 찍으신 사진들>
내일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지만 어쨌든지 오늘 날씨는 참 좋다.
조도에 도착하자 마자 제일 먼저 할 일은 민박집을 정하는 일.
6년 전, 달님네가 묵었었다던 민박집을 찾아나선다.
다행히 그 민박집은 그대로 있었고, 주인 부부의 인심도 후하고 참 좋았다.
민박집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한 일은 또 먹는 일.
아침도 굻고 9시가 되어가니 배도 고플만했다.
잽싸게 후라이팬 꺼내어 만두부터 굽는다.
어느 때라도 먹을 때에는 맥주가 빠지지 않는다.
노릇 노릇 얼마나 맛나던지~~~~
다른 한 편에선 밥을 하고, 또 다른 한 편에선 미리 준비해 온 선지국을 데운다.
배를 타기전엔 밥 먹을 시간이 없고, 첫 배를 타고 들어가면 아침이 늦어지는지라 아침에 먹을 국은 직접 끓여먹는 대신
사온 걸 뎁혀 먹는걸로 식단을 짰던지라 예상처럼 빠르게 준비가 되었다.
조금 지나니 바다에 나갔던 주인아저씨가 돌아오시며 이름도 알 수 없는 생선들 한광주리를 수돗가에 풀어놓으신다.
달님과 소영언니는 회를 먹고자 하는 욕심에 그 맛난 만두 한 개도 집어먹지 않고 밥도 거른채 기둘리고 있고,
우린, 만두며, 밥이며, 맥주며 있는대로 먹고 있다.
그러나, 후에 들은 얘기는 달님과 소영언니가 앞으로는 주는대로 다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는...ㅋㅋㅋ
큼직막한 광어였지만, 순식간에 동이 나 아마도 몇 점 먹지 못했었지~
배고팠을꺼다~ 우린 먹을꺼 다 먹고도 회 들어갈 배는 따로 있던데...ㅎㅎ
갓 잡아 온 자연산 광어 네 마리의 회를 뜨고 딱 한마리 잡혀 온 갑오징어 한마리가 횟감이 되어 우리 입속으로 들어갔다.
쫄깃 쫄깃....아고 침 넘어간다.
귀한 갑오징어 한마리는 턱도 없이 모자란지라 냉장고에 넣어둔 커다란 몇 마리가 꺼내져 데쳐졌다.
크기가 작아 횟감으로는 부족한 농어들은 소금으로 한나절 간해진 후, 관매도에 갔다가 돌아와 숯불에 구워졌다.
밥은 밥대로 먹고, 술은 술대로 마시고, 회며 생선이며 먹을만큼 먹었다 싶더니만,
모자란다고 다시 불고기를 후라이팬에 초벌구이한 후, 숯불에 옮겨 굽고 있는 사람들.
저렇게 먹고는 아이들이 라면 먹고 싶어한다고 두어개 끓이더니 아이들은 제끼고 어른들이 다 먹고는 또 두어개 끓이고
또 다시 두어개 끓이고....
에고야~ 도무지 뱃속에 다들 뭘 키우고 있는겨~
잠은 부족하고 피곤할법도 한데 모두들 하하호호 깔깔깔~섬에서의 밤이 그렇게 깊어간다.
그렇게 많은 생선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정산할 때 민박비 제외하고 100,000원을 달라 하셔서 얼마나 고맙던지...
방 2개의 민박비가 80,000원이었는데 선물도 못 사와 죄송하다고 20,000원을 보태 총 200,000원을 드리고 왔다.
섬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었지만, 이런 즐거움이 있기에 참고 참고 참을만 한 것이 아닐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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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달리 관매도에서 나오고부터는 날이 흐려지고 있었다.
토요일 비가 내린다더니 벌써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날이 흐려 섬에서의 일몰과 일출 둘 다 보지 못했다.
섬에 들어가면 대부분 보고 왔었는데....어쩌면 조만간 조도에 다시 가야할지도 모르겠다.
도리산 전망대는 윗쪽이 공사중이어서 끝까지 올라가지 못했다.
하긴 올라갔어도 해넘이는 보지 못했겠지만 언제 또 다시 가나~
아래는 전망대 오르면서 바라다 본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