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자연과 함께하는 36.5℃ 2010 사랑나눔 오프로드 캠프 1

dreamykima 2010. 5. 31. 16:52

(아래는 OC카페에 내가 올린 후기이다.)

 

제 4회, 자연과 함께하는 36.5℃ 2010 사랑나눔 오프로드 캠프를 다녀와서 씁니다.

 

 

생후 14개월만에 소아마비에 걸려 장애를 갖게 된 작가 조남혁은 말합니다.

 

...........'장애'라고 할 때 개별적인 입장에서 살펴보면 어디서부터 장애이고 어디서부터 장애가 아닌가를 정할 수 없다.
태어나서 한번도 뛰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뜀박질은 상상만 할뿐이지 불편이라고 정의하는데는 무리가 있고,
태어나서 한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장미꽃의 색깔이나 무지개의 색은 살아가는데 별 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불편할 것이라고 여기는 마음들은 뛸 수 있는 사람들,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요.

 

우리의 신체는 여러가지 기관들과 팔 다리들이 유기체로서 상호작용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어떤 기관이 기능을 잃어버리면 다른 기관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그것을 대체하여 살아가게 되지요.
눈으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점자를 사용하지 못하지만, 눈으로 볼 수 없는 많은 사람이 손의 감각기관을 통하여

점자를 익숙히 사용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눈으로 책을 읽는 것과 점자로 책을 읽는 것은 똑같은 목적입니다.
다만, 본인 신체의 기능에 따라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것뿐이지요.

 

어쩌면 나와 다른 방법으로 책을 보는 한 사람이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다른 방법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러나, 세상 많은 일이 이성과 감성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이성적으로는 합당하고 옳은 것들이지만 감성적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요.
제가 장애우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러한 듯합니다.


'마음의 여유'님께서 저에게 메아리님의 커다란 카메라를 들이대며 물으셨어요.

 

"캠프에 왜 참여하게 되나요?"

 

순간, 왜일까~ 생각했습니다.
어떤 거창한게 있나?~

 

그러나, 모든 님들이 저와 같은 대답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냥 좋아서요. 행복해서요."


처음엔, 모든 것이 많이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아이들을 어찌 대해야 하나~
무슨 말을 어찌해야 하나~

 

그리고, 무조건 아이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줘야한다는 생각만 가득했었습니다.

 

여러 생각 중 아마도 제일 컸던 것은, 내 조카들과 이 아이들이 다르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저 자신 또한, 불편할 것이라고 여기는 마음을 가진 뛸 수 있는 사람들 중 하나였고, 볼 수 있는 사람들 중의 하나이기만 했었지요.
그 때문에 그렇게 조심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캠프에서는 그냥 조카들에게 하는것처럼 아이들을 편하게 대하기로 했습니다.
실은 노력이라는 게 맞을 겁니다.
아직도 제 안의 편견을 모두 벗어버리지 못한 때문이지요.

 

저는 이번 캠프에서 제 짝이었던 택명이와 신경전(?) 아닌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

 

2009년 3회 캠프에서 처음 만났을때는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고, 대답조차도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아니면 잘 하지 않고,

심지어 잘 웃어주지도 않던 녀석이었는데, 올해는 내 말꼬리를 잡으며 땡깡 비슷한걸 부리기도 하고

맘에 안드는게 있으면 성질(?)도 부립니다.

 

어쨌든지, 성질 부리면 나도 혼내주고(?^^), 너무도 이쁘지만 가끔은 수선스럽고 귀찮아서 얄미운 조카녀석들처럼

구박아닌 구박도 하고....그렇게 했지요.

 

황토방에서 같이 잠을 잤던 난약이와 지선이가 아침에 일어나 세수와 양치를 할 때,

처음이었다면 저는 대야에 물을 떠서 아이들의 얼굴을 씻겨주었을껍니다.
그게 아이들을 위하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줄 알고요.
그러나, 이번에는 물을 떠서 아이가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보고 기다려주기만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제 조카들만큼 빠릿 빠릿하지는 못했지만 스스로 모든걸 해내고 있었습니다.

 

1년 새 훌쩍 커서 제 어깨를 뻐근하게 만든 택명이의 묵직함만큼, 저도 그렇게 조금씩 묵직해지고 있습니다.

 

어느 5월, 하늘 푸르고 푸르던  날,
여러님들과 강원도 어느메쯤에서 정말로 행복했었노라고~ 기억하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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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단체사진은 유랑 김현우님께서 찍으신 사진>  

 

장애아이들 45명이 있었고, 그 2배가 넘는 봉사자들과 보호자들이 있었고, 4륜구동 자동차 50여대가 동원되었다.

저소득층 아이들과 무연고 아이들이 상당수를 차지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휠체어를 타는 중증이었다.

 

어느 해보다도 봉사자들이 애썼던 캠프였다.

 

<삼육재활학교 체육관에서 출발하기 전에 찍은 사진> 

 

<점심을 먹었던 아우라지 송천옆의 솔밭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 전 찍었다. 다른 장소에서 점심식사를 했던 4조가 사진에 없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