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528] 태백산 산행기 12 - 일출 대신 멋진 운해를 만나다.
날 짜 : 2011년 5월 28일 무박산행
코 스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 당골입구 + 두문동재 - 금대봉 - 분주령 - 검룡소
교 통 : 청량리 -> 태백 5/27 pm11:00 기차 무궁화호 / 17,600원(특실) / 태백역-> 유일사 택시비 : 18,000원(할증 70%)
당골입구 -> 두문동재 택시비 : 26,500원(시외구간 할증 70%)
태백역 -> 쳥량리 5/28 pm4:39 기차 무궁화호 15,300원(일반실)
태백역 앞에서 유일사까지는 4시 이전 할증이 52%라고 알고 있는데 70% 할증을 붙였다.
태백시의 인구가 55,000명인데 택시가 360대라고 한다.
인구 120,000명에 맞는 택시 대수라 하는데 아주 잘된다고 한다.
이렇게 할증요금을 많이 붙여 받으니 잘 되지 않을턱이 있겠는가? 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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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러가지 일 때문에 많이 바빴다.
그 때문에 주말마다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고 마땅히 풀어 낼 시간도 장소도 없이 답답하게 살았다.
우울하고 지칠때면 찾게 되는 소백과 태백.
지난 수요일 밤 몇 몇 지인들과 함께 태백산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
금요일 밤 기차를 타고 떠나려는데 기차표도 나오질 않고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서 무박 산행을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떠나니 몸과 마음이 먼저 알고 괜찮아지더라~
이른 새벽 3시, 태백역에 내리니 새벽안개가 자욱하였다.
마음이 설렜다.
어쩌면 오늘은 태백산에서 멋진 운해를 볼 수도 있겠구나~싶었다.
요즘 태백산의 일출은 5시경.
서둘러 택시를 잡아타고 유일사로 향해, 3시 20분경 산행을 시작했다.
유일사 쉼터.
허기진 속을 보온죽통에서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달콤한 호박죽으로 달래고 산을 오른다.
푸른 기운의 새벽 공기는 조금은 서늘하지만 상쾌한 알싸함이 있다.
새벽 산을 한 번 올라보시라~
서둘러봤지만, 주목군락지 못미쳐 망경사 갈림길에서 일출을 만난다.
오히려 탁 트인 풍광이 운해를 보기에 더 좋은 것 같기도 해서 그 자리에 섰다.
위스키 한모금을 마셨는데 빈 속에 폐부 깊숙히 파고드는 그 느낌이 나쁘지만은 않다.
비록 구름 저 너머이긴 하지만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온 산을 휘감고 있던 푸른 기운이 슬금 슬금 사라지고 있다.
함께 한 사람들에게 태백산의 장엄한 일출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저런 운해 또한 자주 볼 수 있는 풍광이 아니기에 기꺼이 위안을 삼았다.
오른쪽 저 멀리 뒷쪽으로 함백산 정상이 보인다.
지난 3월 홀로 왔을때는 해가 뜨고 난 후에 이 주목들을 다시 보려고 이곳을 오르락 내리락 했었는데...
주목군락지.
자연이 만들어 낸 거대한 작품.
태백산 북서쪽의 운해
보이는 분홍색꽃..철쭉아닌 진달래이다.
고지대에는 6월 초까지도 진달래가 핀다더니 정말 그랬다.
똑딱이 카메라를 원망할밖에~ 눈으로 본 풍광은 훨~씬 더 멋졌다.
어디 눈만한 렌즈 있으려고~
아침 햇살에 빛나는 천제단.
저 너머로 구름바다가 우릴 기다린다.
다른 사람이 찍어준 내 사진. 약간 트리밍만 했다.
찍은 사진 구도를 보여주고 이렇게 찍어달라 했더니 너무 잘 찍어 주어 흡족했다. ^^
난 문수봉으로 가고 싶었으나, 무박산행 경험이 없는 세 사람의 컨디션을 고려하여
문수봉의 자작나무 숲과 철쭉 등은 포기하고 그냥 망경사쪽으로 내려간다.
망경사 부처님께 들러 불자이셨던 지인의 명복을 빌었다.
(지인께서 아직 많지 않은 나이에 며칠 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좋은 인연으로 윤회하시기를...
워낙 이른 새벽에 산행을 시작하였던지라 이슬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정상부에는 없었지만 오름길과 내림길엔 철쭉이 많이 피어 있었다.
당골 입구로 내려가 네명이서 소주 한병의 반주에 얼큰한 황태해장국으로 아침을 먹고 택시로 두문동재까지 이동했다.
당골 입구에서 두문동재까지 26,500원(할증 70%)의 택시비가 나왔다.
다음에는 태백산에서 함백산쪽으로 긴 길을 걸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