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산에 들다

[20170819] 광교산에서 청계산까지 광~청 종주 기록

dreamykima 2017. 8. 21. 11:01

날 짜 : 2017년 8월 19일 / 날씨 매우 습하고 더움

코 스 : 광교역 - 형제봉 - 광교산 - 바라산(점심) - 우담산 - 하오고개 - 국사봉 - 이수봉 - 매봉 - 옥녀봉 - 양재 화물터미널 : 약 25km


작년보다 덜하다고는 하나 많이 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지나갔나 싶으면 다시 내리는 스콜성 비에 전체적으로 습도가 높아 많이 지치기도 하는 여름이기도 하다.

요즈음 이런저런 일로 바쁘고 산행도 뜸하고 전체적으로 운동량도 부족한데, 지난 8월 5일과 13일 제법 긴 거리를 걸으며 산행을 했다.


두 주 연속 그 덥고 습한 날씨에 20km와 16km를 걸어냈으니 25km도 걸어내지 않을까 했다.

물론, 언제나 중간 탈출이 가능하다는 달콤한 선택이 있었다.

무언가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기에 중간에 그만두리라는 생각은 쉽게 하지 못했겠지만,

그럼에도 이게 내 인생 걸린 문제도 아닌데 여차하면 빠져 나와 시원한 맥주나 한잔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새벽에 광교역까지 가는 길이 멀었다.

지하철로만 1시간 30분이 걸리는 거리~넉넉잡고 2시간이 걸린다.

5시도 전에 일어나 6시에 집을 나섰는데 산행 시작도 전에 지쳐버렸다.


모두 반딧불이 화장실에서 오전 8시 출발한다고 했으나 나랑 동생은 광교역에서 오전 7시 50분 출발~!!

광교역에서 반딧불이까지 경기대 캠퍼스를 가로질러 1.9km를 걸어가야 하는데

이미 집에서 광교역까지 오는 데 지쳐서 더 이상 아스팔트를 걷고 싶지 않았다. 


광교역 1번 출구를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 신호등을 건너면 목민교 앞에 또 오른쪽으로 광교산 등산로 표지판이 있다.

그 등산로를 따라 아파트 사잇길로 난 길을 따라가면 예쁜 소나무길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1.4km 지점에 반딧불이에서 올라오는 삼거리와 만난다.

반딧불이에서부터는 640m 라고 되어 있다.

광교산 등산로는 정비가 매우 잘 되어 있다.

샛길도 많은 것 같지만 표지판도 잘 되어 있어 초행길에 길을 찾기에도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해는 뜨지 않았으나, 습도가 매우 높아서 무덥게 느껴지는 날이었다.

저 칼로리만큼 소모된거 맞나?

수분은 그만큼 빠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땀을 너무 많이 흘렸으니까~


힘은 들었지만 이렇듯 오르내리는 산행이 재미는 있다.

그다지 높은 봉우리가 아니라서 힘들만 하면 정상이고 다시 내리막길이 있어 걷는데 한결 수월했던 것 같다.

물론, 힘든 구간도 있었다. ㅠ


1타 13피 ?ㅋㅋ


중간중간 간식을 먹으며 걷고 있었지만 아침을 워낙 일찍 먹은 터라 배가 많이 고프다.

우담산에서 먹기로 한 점심상을 바라산에서 폈다.

너른 데크가 있어 밥 먹기에 좋았다.

옆에 막걸리를 파는 사람이 있어 더 좋아했던 동행도 있었고~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알코올을 섭취하면 땀을 더 흘릴 것 같아 나는 마시지 않았다. 

밥 먹여놓고 나니 화색이 돈다~ ㅋㅋ


1시간여 점심을 먹고 1시에 다시 출발~!!

날이 너무 더워 초반에 지쳐서인지 벌써 중도 탈출자가 나온다.

하오고개 / 현재 시각 오후 2시 04분


우담산을 넘어 여기까지 오는데 1시간여 걸렸다.

밥도 먹어 에너지 보충도 했고, 내리막길이라 조금은 빠르게 걸은 듯하다.

국사봉 오르는 길,

길섶에 원추리 홀로 피워 힘겨워하는 나를 응원한다.

더 이상 흘릴 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땀을 흘렸는데 하오고개에서 국사봉 오르는 길은 정말 가혹(?)했다.

물을 마시는 족족 땀으로 배출되는 듯했다.

현재 시각 오후 3시 02분


아~ 다 왔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지만, 하오고개에서 국사봉까지의 오름길을 이겨내서인지

그 다음부터는 그다지 힘이 들지 않았던 듯하다.


3시 15분 국사봉 출발~!!

힘들어요~엉엉~ ㅋㅋ


사진 좀 찍어라~하고 후배에게 카메라 넘겨주었더니 저래 찍어두었네.

힘들어서 이수봉 부여잡고 통곡하는중?? ㅋㅋ


이 습하고 더운 날 18km 이상을 걸어왔으니 통곡할만도 하다. ㅎㅎ


현재 시각 오후 3시 53분

자주조희풀

그래도 너희들이 눈에 들어온 것을 보면 죽을만큼 힘들지는 않았던게야~ ^^

현재 시각 오후 4시 48분


매봉에서 옥녀봉을 거쳐 양재 화물터미널쪽으로 하산했다.

하산길이 길더라~

내 아무것도 가진 것 없건마는

머리 위에 항시 푸른 하늘 우러렀으매

이렇듯 마음 행복되노라

(매봉 표지석 뒤의 시구)

양재역 밥집.

맥주 첫 잔의 한 모금이 천국의 맛 같았다. ^^


습하고 더운 날씨에 10개 이상의 봉우리를 넘어 완주해 낸 기쁨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