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04~05] 1박 3일의 섬여행 - 자은도 분계 해사랑길, 둔장 해수욕장, 암태도 노만사
날 짜 : 2019년 5월 4~5일 with 우이육방 ^^
천사대교로 압해도와 암태도가 연결되어 섬이 아닌 섬이 되어 버린
자은도 암태도 팔금도 안좌도는 벌써 이전에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북에서 남으로 위의 순서대로 뻗어 있는데,
우리는 어제 하루에 맨 아래 안좌도까지 갔다가 맨 위 자은도로 go go~
자은도 면 소재지인 구영에서 술과 안주를 사고,
저녁으로 장어탕을 맛나게 먹고,
택시를 불러 민박집 거쳐 양산해변으로 일몰을 보러 갔었다.
택시 기사님이 민박집에 짐을 풀어놓은 우리를 다시 양산해변까지 데려다주셨다.
택시비는 일만원
섬여행을 계획할 때,
자은도의 일몰을 다시 보고 싶다~가 가장 커서
여행지 선택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었던 일몰은
우리의 기대만큼은 아니어서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그럼에도 아스라이 바다 너머로 넘어가는 서녘해를 보며 나는 또 다른 꿈을 꾸어본다.
아직은 일몰의 잔영을 보며 슬퍼할 나이는 아니라고 애써 위로하며...
민박집으로 돌아와 벌어진 술자리~
나는 맥주 한캔으로 끝냈지만, 나머지 일행들은 사홉짜리 소주 4병을 모두 마셨다. 어휴~
저녁잠 많은 나는 일찍 잠들었고, 나머지는 마저 술을 마시고 별을 보러 나갔었다나~어쨌다나~
일몰은 구름이 잔뜩 끼어 우리에게 멋진 풍광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밤하늘의 별들은 너무 총총해서 배신감이 느껴졌댄다.
다음 날, 밤 기차를 타느라 못 잔 잠까지 실컷 자고 느지막이 일어나
민박집 주인아주머니께 맛난 김치를 얻어
라면에 햇반에 계란까지 넣어 끓여 아침 해장을 하고,
9시 40분경 민박집을 나선다.
예기치는 않은 일이었지만 차량이 한 대 생기니 기동성이 좋다.
제일 먼저 분계해변으로 가본다.
이곳에 올 줄 알았으면 지난 여행 때 우리를 재워준 아주머니를 뵈러 가는 것을 계획했을 터인데...
예기치 않았던 일인지라 빈손으로 그냥 들르기도 뭐해서
감사한 마음만 다시 한번 두고 왔다.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해사랑길
모두 걸으려면 제법 거리가 된다.
자은도에서 관광객이 제일 많이 몰리는 곳 같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이렇게 번잡하지 않았는데
대교가 생기고 육지로 이어져 차로 오갈 수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더라.
혹여, 다음에 또 온다면 얼마나 변해 있을지 상상하기가 싫다.
부디 너무 인공적이지 않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해주었으면 하고 바래본다.
어른 둘이서 팔을 뻗어도 둘레가 재어지지 않는 해송들이 제법 많다.
여인송
물구나무섰다고 생각하면 제법 그럴싸하다.
현재 시각 09:54
분계해변 오른쪽에 있는 응암산?까지 트레킹로가 있는 듯하다.
여인송 주변만 사람이 북적북적하지 이곳까지 걷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우리는 좋았지만~
가는 길이 좋았네~이다.
끝까지 가지 않고 전망대까지만 갔다가 되돌아나왔다.
물론, 나는 끝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다들 욕심이 없다.ㅠ
되돌아와서 왔던 길을 가지 않고 해변으로 내려서본다.
갈림길이 있다.
자은도 분계해수욕장
아직은 깨끗하고 모래가 곱다.
이 한가로움이 참말로 좋다.
캠핑 장소가 따로 있는것은 아니지만 텐트를 칠 수 있는 듯하다.
식수대와 화장실이 있다.
얼마간 사용료를 받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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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계해변을 떠나 독살을 보러 둔장해변으로 가본다.
괜스레 갔다가 실망만 하고 왔지만. ㅠ
보시다시피 아래 사진의 상태이다.
아직 다리가 완공되지는 않았고, 곧 완공을 앞두고 있다.
왼쪽 할미도까지 다리로 연결 중이다.
겨울엔 너무 춥고 여름에는 너무 뜨거워 건너다니기가 만만치 않을 터인데
굳이 이 다리를 만드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물이 빠지면 어차피 할미도까지 연결이 되는데
그대로 두는 게 훨씬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오른쪽에 독살이 있는데 물이 들어오고 있어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독살 옆으로 한운리 임도(약 6km)가 있는데 예전에 왔을 때 걸어가 봤으므로 패스~
벌써부터 태양 작렬~? ^^
몇 년 사이 저렇게 풍력발전 바람개비가 수십 개 생겼다.
주민들간에 의견 충돌이 있었던 듯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겼다고~
대체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라는것을 알고는 있지만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판단할 것은 아닌 듯하다.
또한, 그것을 논하기에는 내 지식이 너무 짧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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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장해변에 실망하고 우리는 자은도를 버리고 암태도로 넘어가 본다.
노만사에 약수 먹으러~
이전에 왔을 때는 자은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은암대교를 넘어 큰봉산 등산로를 따라 노만사까지 왔었는데
오늘은 차를 타고 노만사 주차장까지 편하게 올라갔다.
노만사 오르는 길은 무척 경사가 급하고 커브가 많은데다
1차로라 교행하는 차를 피하기가 만만치 않아 조심해야 한다.
노만사 대웅전 앞에 있는 석송
노만사의 약수
이슬로에 가득할만을 써서 노만사라 한다.
예전에 왔을때 여기 어르신들이 이 약수가 위장병에 좋다고 했는데~ ^^
가물어서인지 먼지가 많아 마시지는 않았다.
아무리 가뭄이 심해도 이 약수는 한번도 마른적이 없다고 한다.
ㅎㅎ
노만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이 오리바위가 있다.
전혀 오리처럼 안 보인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 눈엔 딱 오리처럼 보이는데~ ^^
그린카펫이 늘어진 길을 따라 마당바위까지 가 본다.
마당바위
앞에 보이는 길게 뻗은 섬은 추포도이다.
자은도 방향
바다 가운데 2개로 연결되어 있는 작은 섬은 동구섬.
그 뒤가 추포도
도창리와 추포도 사이는 물이 빠지면 온통 개펄인데 오늘은 물이 들어 와 있다.
지난번에는 물이 빠져 저 동구섬까지 걸어 갈수 있었다.
<2013년 5월 18일, 추포도와 도창리 사이의 개펄>
'추포도'라는 지명은 추엽도와 포도를 합성하여 만든 지명인데,
원래 북쪽의 포도(浦島)와 남쪽의 추엽도(秋葉島), 동쪽의 오도(梧島) 등으로 분리된 섬을
1965년에 방조제를 쌓아 간척답(干拓畓)과 염전을 개발하여 하나의 섬이 되었다~고 한다.
과거에는 마을 사람들이 돌을 놓아 만든 노두길(노두는 징검다리의 전라도 방언)를 밟고 본섬으로 건너다녔다고 한다.
지금은 제방도로가 건설되어 있다.
노두는 2.5km나 되었는데 썰물이 되면 건너갈 수 있고, 밀물이 되면 잠기는 그런 길로
추포리 주민들에게 매우 중요한 길이었다고~
주민들은 미끄럼을 막기 위해 수천개가 넘는 돌멩이를 매년 한 번씩 뒤집어주었다고 한다.
이 제방도로가 건설되고 개펄이 많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난번 여행 때 귀한 뻘낙지를 주신 어르신의 말씀이 생각난다.
밀물일 때 노두길 넘어 양쪽으로 바닷물이 넘나들던 개펄이
이제는 시멘트 도로로 가로막혔으니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겠지~
편리함 뒤에 무엇이 따라오는지 미리 알 수 있다면
편리함만을 쫓지는 않을 터인데~
이미 먼 미래의 결과보다 눈앞의 편리함에 더 익숙해진 것을 어찌할까~
왼쪽으로 추포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2000년에 개통했다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보인다.
이 마당바위의 전망은 참 좋다.
제발 이곳이 생각 없는 백패커들의 성지가 되지 않기를~
다시 노만사로 돌아가는 길,
자꾸 와도 참 좋은 길.
현재 시각 13:13
잠시의 산책을 마치고 노만사로 되돌아온다.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가운데 보이는 작은 법당이 노만사의 대웅전이다.
지난번에도 이번에도 들어가 보진 않았다.
저래 봬도 1873년에 세워진 제법 오래된 절집이다.
해남 대흥사의 말사라고 한다.
가운데 흙이 보이는 곳에 제법 큰 팽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어쩐일인지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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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섬이 섬이 아닌 게 확실하다.
관광객이 얼마나 많은지~
식당마다 만석이다.
한 식당은 아예 밑반찬이 떨어졌다고 밖에서 사람이 기다리는데 식당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더라~ 허~
우여곡절 끝에 식당을 잡고 맛난 점심을~ ㅎㅎ
낙지탕탕이에, 갑오징어까지~
낙지볶음까지 시켜 맛난 점심을 먹고는 이제 섬을 빠져나가기로 한다.
8시 기차가 예약되어 있기 때문에 천사대교의 번잡함을 미리 벗어나기로 했다.
천사대교는 편도 1차로라 주말에는 제법 밀린다고 한다.
우리는 4시가 조금 안 되어 넘어온 것 같은데 그때도 벌써 약간 혼잡하더라.
천사대교 넘어서 무엇을 할까~하다가 전망좋은 카페로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실제로 전망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
압해도 헤밍웨이 카페의 돈까스~
가격이 12000원이라 비싸긴 했지만 맛은 괜찮았다.
점심이 늦어 배가 부른데도 또 먹고 있는 일행들~대단대단~ ㅋㅋ
물론, 돈까스는 2개만~ ^^
카페 옆에 다육이를 키우는 온실이 있어 구경~
6시가 가까워오니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2명은 차로, 나머지 4명은 기차로~
안전하게 여행 잘 마치고 돌아왔다.
오랜만에 떠난 여행이 좋았다.
또다시 배낭을 꾸릴 그날을 꿈꾸며 오늘 하루도 열심히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