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여름 여행 - 아산 인취사의 백련

dreamykima 2006. 5. 12. 08:39

* 날짜 : 2003년 8월 31일

* 나홀로.

* 장 소 : 아산 인취사.

 

.............

 

 

새벽잠 떨쳐내며 백련(白蓮)찾아 갔더니

안개비 부슬거리는 고즈넉한 산사에

백련은 간데없고 옥잠화 흰 향기만 그윽하게 떠돌더라.

 

며칠 전에 백련시사(白蓮詩社)가 열렸다기에

혹시나 백련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새벽 기차를 탔다.

아산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아 쉽게 찾아가긴 했지만,

이미 백련은 지고 없고 긴 대롱에 연밥만 달려 있었다.

다행히도 스님께서 수십개의 고무물통에 키우고 계신

홍련 몇 송이와 그 속에 보일듯 말듯 숨어있는 백련 두어송이를 보았다.

 

요사채 옆 비닐하우스엔 새로운 연꽃이 자라나고 있었고

100여개의 고무물통에 주지스님께서 애지중지 키우고 계신

수련들의 모습은 장관이었고,

절에서 키우고 있는 하얀 비둘기들이 연꽃위를 낮게 유유히

날아다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세월의 흔적을 견딘듯한 한켠의 3층 석탑엔

다람쥐가 놀이터삼아 뛰어다니고 있었다.

 

연꽃들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던 스님께서

내년엔 7월 20일 ~ 8월 20일 사이에 오라고 하신다.

 

보고 싶던 백련은 없었지만 옥잠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화려하지도 요란스럽지도 않은 그 향기가

그윽하게 산사를 떠돌고 있었다.

 

내년 이맘때쯤에...

아담한 연못에 백련꽃송이 단아하게 피어날때쯤에.....

다시 찾아가 보고 싶다.

 

..

 

덧붙임말.

백련시사(白蓮詩社)는 인취사 주지스님인 혜민스님이 여는 연꽃축제로,

800여평의 아담한 연못에 100종의 각종 연꽃이 빛을 발할 무렵에

시인 묵객 국악인 다인들이 모여 시를 짓고 노래를 하며 차를 나누는 행사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