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여행 - 청송 주왕산으로...
날 짜 : 2004년 11월 20~21일 / 동호회 정기여행.
오랜만에 적은 인원의 정기여행.
장소는 경북 청송 주왕산이다.
서울에서 가기엔 다소 먼 길.
그래도 오가는 길이 생각보다 덜 걸려 다행스러웠다.
처음 가 본 주왕산.
개인적으로 봄에 찾으면 너무 좋을 듯한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술이 다 깨지 않은 상태로 출발한 새벽 산책길이었지만
그 싸한 새벽공기속에 술기운 다 털어버리고
올망졸망 바위들과 폭포들을 즐기며 상쾌하게 걸었다.

<주왕산 제 2폭포>
너무도 유명해서 잔뜩 기대했던 내원마을.
강촌의 문배마을까지는 아니었지만 그 비슷한 분위기에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차라리 다가가지 말고 멀리서 카메라에 담고 오기만 했으면
집집마다 피어오르던 굴뚝의 하얀 연기와 평화스러운 작은 산속마을로만 기억되었을것을....
다행히 소담스런 내원분교의 아기 자기한 모습으로 위안을 삼았다.
정겨운 국도와 지방도.
구불 구불 작은 산길을 굽이 굽이 재를 넘고 넘어 찾아간 오지마을.
오후의 따스한 햇살사이로 하늘거리던 억새들판.
낙엽이 켜켜이 쌓여 가던 산모롱이 길들.
다시 한 번 지도를 보고 길을 되짚어가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본다.

<찾아 간 오지마을엔 민가가 딱 한 채 있었고, 할머니와 할아버님 두 분이 살고 계셨다.
산수유를 키우시는데 우리가 갔던 날 아들 딸들이 와서 할머니의 일손을 돕고 있었다.
멀리 외딴곳에 따로히 살고 계시지만 자녀들의 효는 지극한 것 같았다.>
<78세 할아버지의 멋진 록스타....연세로 보아 원조 야타족쯤 아니셨을까나? ^^
병환으로 부산 딸래미집에 가 계신다는데 빨리 쾌차하셔서
할머니랑 오손 도손 등 긁어주며 오래 오래 사시기를...>
<울 대장님...저렇게 혼자서 라면을 끓이시더니 혼자서 다 드시더라...
점점 더 배둘레햄..좀 있으면 신이 동생이 나올지도 모른다...^^>
.....
사람이 너무 좋아서.
안주가 너무 좋아서.
밤하늘의 별빛이 너무 좋아서.
^^
이번 여행에 술을 좀(?) 했다.
실상 많이는 안했는데 사람들이 나보고 그랬단다.-.-
밤늦도록 이어진 술자리가 파하고 늦은 밤 옥상에 올라가보니,
선명하게 떠오른 오리온 자리를 따라
큰 개 자리의 시리우스가 눈이 시리도록 밝고
형 따라 떠오른 작은 개 자리의 프로키온이
오리온 자리의 베텔기우스와 더불어 행복한 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겨울로 갈수록 밤하늘이 더 밝아지는걸 아는가?
예전에는 막연히 겨울로 갈수록 대기가 더 맑아지는것이라고 생각했다.
겨울에 우리가 볼 수 있는 1등성의 별들이 많이 모여 있어 그렇다는것을 이제는 안다.
------------
보너스 사진 / 주산지의 별 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