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산에 들다

[20181012~13] 가을 지리산 무박산행 - 천왕봉에서 일출을 보다.

dreamykima 2018. 10. 15. 13:14

날 짜 : 2018년 10월 12~13일 무박산행 

코 스 : 중산리 시외버스정류장(03:10) - 중산리 탐방안내소 - 로타리대피소(05:05) - 천왕봉(06:25) - 장터목대피소(07:40 착 / 9:10 출발) -

         세석 대피소(10:40 착 / 11:55 출발) - 한신계곡 - 백무동 탐방안내소(14:40) : 약 19km / 널널 11시간 30분 소요

교 통 : 서울 남부 -> 중산리 23:30 버스 / 23,800원 / 3시간 30분 소요

         백무동 -> 동서울 17:00 버스 / 22,300원 / 4시간 소요


지난 6월 성중종주때도 운해가 참 좋았었는데 날이 화창하지는 않아 조금 아쉬움이 남았었다.

오랜만에 가을 지리산도 보고 싶고 천왕봉에서 보는 산 그리메들이 그리워서 다시 지리산행을 계획했다.

혼자서라도 갈 요량이었으나, 다행히 동행이 둘이나 생겨 든든하고 더욱 즐거운 걸음이었다. 


중산리 시외버스 정류장이 해발 500m가 채 안 된다.

 산악회 버스들이 중산리 탐방안내소 앞에서 차를 내려주는 것과 달리

우리는 버스정류장에서 중산리 탐방안내소까지 도로 1.3km를 더 걸어야 한다.


해발 고도 1400m 이상을 치고 천왕봉으로 곧바로 올라가는 중산리 코스는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어 매우 힘들 것으로 예상되었고, 긴장 또한 많이 되었다.

그래서 연습산행을 꾸준히 다녔다.

나는 지리산에 들기 전에 언제나 몇 주 동안 연습산행을 한다.

큰 산 지리산을 보기 위한 내 나름의 예의 갖춤이다.


새벽 산행은 언제나 좋다.

경치가 보이지 않으니 한걸음 걸음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고

낮도 밤도 아닌 미묘함이 감도는 새벽의 그 감람빛 기운이 좋고

아직 만물이 깨어나지 않아 사위 고요함이 참 좋다.


새벽 시간, 머리 위 사뭇 가까워진 하늘에서는 별들이 쏟아져 내릴 듯 우리를 반겨주었다.

아직은 상현달이 되지 못한 붉은 초승달이 서쪽으로 저물고 있었고,

어느새 가을 별자리들도 시간의 강을 타고 서쪽으로 흘러가 버려

오리온자리를 위시한 겨울 별자리들이 초롱하게 빛나 우리를 환영했다.

동쪽으로 지평선 가까이 내려앉은 북두칠성과

1등성의 위엄을 빛내며 반짝이는 겨울 별자리들속에서 삐진 듯 조금은 새침하게 빛나는 북극성(3등성)과

거꾸로 매달려 안타까움을 자아내던 카시오페이아도 쉬이 찾을 수 있었다.


로타리 대피소를 몇 백m 앞두고 법계사에서 새벽 예불을 시작했는지

댕~댕~종소리가 들려온다.

시계를보니 4시 40분이다.

저 예불에 참석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꼬~했지만,

시간도 이미 늦었고

천왕봉 일출에 욕심이 생겨서

법계사 일주문에 대고 부처님~저 왔어요~ 삐죽 합장만 하고 그대로 지나친다.

 

03시 10분 중산리 버스정류장 출발

05시 05분 로타리대피소 도착

10분 간식과 커피 타임

05시 15분 로타리 대피소 출발

06시 25분 천왕봉 도착


무리해서 빨리 걷기보다 쉬지 않고 꾸준히 걷는 것을 택했다.

로타리 대피소에서 따스한 커피와 간식을 먹으며 딱 10분 쉰 거 말고는 꾸준히 걸었다.

멈추면 제 자리지만 한걸음이라도 떼면 앞으로 나아가는 거라고~


나도 어리둥절하다.

내가 정말 그 시간만에 거길 올랐단말이야?

그리고 일출을 봤단 말이야? ^^


천왕봉 일출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안타깝고 불행한 소식을 전한 히말라야 원정대 대장의 좌우명이 집에서 집으로~였다는데,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지리산에 들어 행복하였다.

좋은 동행들이 있어 더욱 그러하였다.

안전하게 잘 다녀와서 참 좋다.


처음으로 스틱을 쥐고 산행을 했는데 아무래도 스틱이 많은 도움이 된 듯하다.

다녀와서 무릎이 하나도 아프지 않으니 말이다.

좋은 스틱을 하나 구입해야할꺼나~



바로 위의 사진을 역광 보정했다.

내 똑딱이 카메라 렌즈가 내 눈을 따라갈 수 없어서~

실제 눈으로 본 느낌은 이러했다.






지난 주 송라사 부처님과 맷돌에 빌고 온 소원을 똑같이 빌었다.

송라사 부처님은 내 소원을 들어 주신다고 했는데

지리산 산신령님도 들어 주시려나~ ^^



























현재시각 07:14

저 멀리로 노고단도 보이고 반야봉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