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9년 6월 12~13일 무박산행 / with 친구들
코 스 : 유일사(am3:30) - 쉼터 - 망경사 갈림길(am4:57 일출) - 장군봉 - 천제단 - 문수봉 - 단군 성전(am9:30)
교 통 : 청량리 -> 태백역 22:40 무궁화호 15,100원(홈티켓) - 03:00분 태백역 착
태백역 -> 유일사 매표소 : 택시 15,000원 / 새벽 4시 이전엔 15,000원(심야시간 할증), 이후엔 12,000~13,000원
당골 -> 터미널 : 버스 : 4인 x 1200원=4,800원
태백역 -> 청량리역 12:12 무궁화호 15,100원(홈티켓) - 16:56분 청량리 착.
매년 이맘때면 찾아들곤 했던 태백산.
항상 함께하던 경희가 집안에 일이 있어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한동안 보지 못했던 길동무들을 모아 태백행 밤기차를 타본다.
새벽 3시, 태백역에 내리니 알싸한 새벽 기운이 우릴 감싸안는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초롱하다.
일출을 볼 수 있겠다 싶어 주~욱 늘어서 있는 택시를 잡아타고 유일사로 향한다.
새벽 3시 30분.
유일사에 도착하니 산객이라곤 우리 넷과 초등생 아이 하나를 데리고 온 아빠 산객뿐이다.
하현달과 목성.
컴컴하고 제법 경사진 등로를 하현달빛과 램프빛에 의지하여 오르기 시작한다.
나를 제외한 세 명이 평소 산행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라 천천히 오른다.
얼마 전, 지리산을 다녀왔나 싶을정도로 숨이 찬다.
한약을 먹으며 요즘 갑자기 살이 찐 느낌이 나더니 몸무게가 2kg쯤 늘었다.
살이 찌면 곧바로 힘든 느낌이 있어 다시 빼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그 간의 경험으로 한약을 먹고 찌운 살은 잘 빠지지 않던데...
고민일세~
현재 시각 am4:48
쉼터에서부터는 램프가 없어도 될 정도로 감람빛 새벽이 우릴 따라왔다.
동쪽의 붉은 기운이 금새라도 해가 뜰 것 같이 느껴진다.
한국 천문연구원에서 확인을 했을때에 5시 08분쯤이라 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속도를 좀 내어본다.
이 속도로는 장군봉도 못가고 아마도 망경사 갈림길쯤에서 일출을 보겠다~ 했더니 정말 그리 되었다.
별빛들은 모두 스러졌는데 하현달이 쉬이 스러지지 못하고 주목나무에 걸려있다.
무슨 미련이 그리 많니?
망경사 갈림길에 서자마자 해가 뜨기 시작한다.
급하게 셋을 불러올려 함께 일출을 본다.
오기 전에 태백산 산신령님께 처음 오는 친구들이 둘 있으니
제발 반겨주시라~기도했는데
그 기도를 들어주신 것 같다.
복 많이 받으라~고 서로에게 덕담을 건넸다.
옷을 따뜻하게 챙겨오라 했음에도 귀가 시렵다 할만큼 새벽바람이 찼다.
오늘따라 태백엔 바람이 많이 불고 있었다.
아마도 그 바람이 모든 구름을 몰고 갔나보다~ 덕분에 일출이 깨끗하였다.
새로운 하루, 붉은 햇님의 기운이 힘차다.
하루를 일찍 깨어나 그 기운을 모두 받았으니 복 많이 받을 것 같다. ^^
처음 오는 친구들에게 이런 풍광을 보여 줄 수 있어 참 좋다.
태백산에서 꼭 보아야 할 주목 하나~
동쪽에 붉은 기운이 저리 강한데도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스러지지 못하고 주목 나무에 걸려 있는 하현달.
오늘따라 산객이 정말 없다.
우리 일행 말고 다른 두 분은 사진을 찍는 분들.
일출을 보고 쉬엄 쉬엄 천제단이 오니 5시 30분.
단체산객으로 보이는 십오륙명의 사람들이 천제단 아래 나무들 사이에서 바람을 피하며 아침을 먹고 있었고,
홀로 온 듯한 산객 1
우리와 함께 올라왔던 부자 산객 2
그리고 우리 네 명이 전부다.
이 좋은 기운을 나눠가지기엔 너무 적은 숫자인데... ^^
너울~너울~
아침 햇살을 받으며 산 능선들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없던 자리에 떡하니 저 멋없는 표지석이 자리잡았을때는 엥~ 뭐니~ 이랬는데
저것도 여러번 보다보니 이제 그런가보다~ 싶다.
이래서 살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런 저런 것들에 익숙해져가고
별다른 생각없이 받아들이게 되나보다~
그게 꼭 올바른 일이 아닐지라도...
그리 살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어느 새 익숙해져 그저 그러려니~하게 되는 것들.
태백산에서 꼭 보아야 할 주목 두울~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 하나 둘 하얀 새털구름이 떠다니기 시작한다.
풍화작용이 계속 일어나면 저 가지들은 언젠가 사라지고 말겠지~
그래도 나보다 훨~씬 더 오래 살겠지만...^^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위해 기도해야지~
천제단에서 당골로 하산하지 않고 하얀 자작나무 숲을 지나 7시 10분경 문수봉에 도착하였다.
초행들이라 당골로 내려갈까 생각했지만
오늘 같은 날씨를 쉬이 만날 수 있는게 아니어서 능선을 더 걷게 해주고 싶었다.
문수봉에서 바라보는 남동쪽 풍경.
나는 역광의 부드러움이 참 좋다.
저 멀리 함백산도 보이고...
문수봉 주 탑
저 능선 어느 하나가 백두대간 능선일 것으로 짐작된다.
문수봉에서 바라보는 남쪽 풍경
태백산에서 꼭 보아야 할 주목 세엣~ ^^
오늘도 저 주목을 보여주기 위해 소문수봉은 포기하고 당골로 내려선다.
단군성전과 당골 갈림길에서 오랜만에 단군성전쪽으로 접어들었는데
숲길이라 푹신해서 좋았지만 세족의 기쁨이라도 누리려면 당골광장쪽으로 하산했어야 했다.
이 쪽은 사람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아 쓰러진 나무들이 거의 치워지지 않은채 방치된 등로처럼 보였다.
단군성전
당골 광장에 다달은게 9시 30분쯤이었는데 그 때서야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내리쬐는 뙤약볕을 어찌 감당할까 싶다.
당골 광장의 어느 음식점에 들러 산채비빔밥과 동동주와 도토리묵으로 배를 채우고 태백역으로 오니
11시 45분쯤~
하늘에 구름이 는걸 보니 어디선가 비구름이 몰려오는것도 같다.
12시 12분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니 5시가 채 안되었다.
초행길인데 나를 믿고 따라와 준 친구들에게 고맙다.
덕분에 느릿 느릿 태백산을 즐기며 걸었다.
태백산 산신령님은 나를 여전히 이뻐하시는게 맞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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