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산에 들다

[20140412] 계룡산 종주(장군봉~갓바위봉~신선봉~삼불봉~관음봉~문필봉)

dreamykima 2014. 4. 16. 08:44

날 짜 : 2014년 4월 12일 토요일 with 신 / 구름 낌

코 스 : 박정자 삼거리(10:00)-병사골 탐방지원센터(10:10)-장군봉(11:04)-갓바위봉(12:38)-신선봉(13:33)-남매탑(14:00)-

        삼불봉(14:26)-자연성릉(14:39)-관음봉(15:15)-문필봉(15:33)-갑사(16:40)-갑사 주차장(17:05) : 약 12.5km

교 통 : 서울 경부 -> 공주 : 07:20분 버스/9,000원/2시간 소요

        공주 고속터미널->옥룡동 주민센터 버스정류장 : 택시/3,100원/5분

        옥룡동 주민센터 버스정류장->박정자 삼거리 : 09:30~35 시내버스/1,350원 교통카드 가능 /20여분 소요

        갑사 주차장->공주 시내버스터미널 : 17:20분 버스/30여분 소요/1,350원 교통카드 가능

        공주 산성터미널->고속버스터미널 : 택시/4,300원

        공주 고속버스터미널 -> 서울 경부 : 19:00 버스/9,000원/1시간 35분 소요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이른 아침 7시 20분 공주행 버스를 탔다.

잠시 잠깐 졸고 눈을 떴는데 한참 달려야 하는 고속버스가 아직도 안성 부근이다.

아니 출발한 지 1시간이 넘었는데 이 시간까지 여기서 뭐하누?

아침 시간이라 무난히 가리라 생각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고속도로에 제법 차가 많다.

명절도 아닌데 버스 전용차로는 왜 막힐까?

버스가 제시간에 가 주어야 9시 15분 시내버스를 갈아탈 수 있는데...,

애면글면 마음졸이며 있는데 한 술 더해 차창에 빗방울까지 달려든다.

에혀~갑자기 난감해진다.

이 난국을 어찌 타결해야 하나~

하긴, 세상 모든 일이 내가 계획한 대로 되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할 수 있다면 그것도 참 재미없는 일이겠지~만..., 쩝~

 

자~가만히 생각이란 걸 해본다.

오늘 우리가 start 할 곳은 박정자 삼거리.

내가 이쪽 지리를 잘 모르긴 하지만 동학사는 막힌 길이므로 동학사 말고 직진하는 버스들이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기특 기특...ㅋㅋ)

그렇다면 9시 15분 버스에 목을 맬 필요는 없는 거지.

스마트폰으로 폭풍?^^ 검색을 해서 박정자 삼거리를 지나 충남대로 가는 9시 30분(시내버스 터미널 기준) 버스가 있는 것을 알아내었다.

9시 25분 공주 터미널에 도착.

기민하게 움직였고, 결국 옥룡동 주민센터 앞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고속도로는 막히지~비는 내리지~난감하게 시작한 하루였지만

비 그친 후, 말간 얼굴을 내밀고 우리를 맞아주던 계룡산의 봉우리들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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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Tranggle에서 받은 계룡산 배지들

평소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살던 거였는데 오늘은 왠지 저 배지들을 보며 어깨가 으쓱으쓱~하하

 

오며 가며 20여분 정도만 투자하면 되었을 터인데 연천봉을 다녀오지 않은 게 무척 아쉽네~ㅎㅎ

이 핑계 대고 언젠가 또 한번 가야지~

 

신 曰, 1타 7피(배지) ㅋㅋㅋ

배지들 보며 하늘로 둥실~둥실~ 혼자서 공중부양 중...우하하하 

병사골 출발지점에서 Tranggle을 start 해야 했는데 그만 깜빡하고 25분 정도 지나서야 켰다.

실제 걸은 거리는 12.5km 정도 된다.

임금봉은 갓바위봉을 일컫는다.

길다면 긴 거리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아기자기 능선을 타는 재미가 있는 산이다. 

 분홍색 실선이 걸었던 길 

지도만 봐도 뿌듯하다.

2주 전, 삼악산 종주에 이어

1주 전, 뾰루봉 화야산 고동산을 잇는 종주

그리고, 오늘 계룡산 종주까지 요즘 능선 종주에 재미 들린 듯하다. 

나를 허탈하게 했던 박정자(朴亭子) 삼거리(현재 10:02분)
나는 사람 이름에서 유래된 줄 알고 궁금해하였더니만...쩝~
제법 커다란 돌비석이 있어 이름에 대한 유래가 적혀 있는데 별거 없다.

'박씨'들이 삼거리에 정자나무를 심었다~해서 이곳 지명이 박정자 삼거리가 되었다는 것.

처음 오는 길이라 병사골 탐방지원센터를 찾느라 두리번거렸는데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 가는 길로 꺾어 들어가 다리 건너기 전 오른쪽으로 들어가는 소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개천을 건너갈 수 있게끔 되어 있다.

개천을 건너가면 이 길이 보인다.

아직 지지 않고 우리를 맞아주던 풍성한 벚나무

저 앞에 보이는게 병사골 탐방지원센터.

 

병사골 탐방지원센터에서 신발 끈 잡아매고 출발한 시각이 10시 10분.

비가 그쳐주어 얼마나 감사한지...

비 그친 후, 더 말간 얼굴을 하고 우릴 맞아주던 등로.

병사골 탐방지원센터에서 장군봉까지 약 1km

아무래도 거리가 짧다보니 급경사의 길들이 많다.

게다가 능선을 타고 오르는지라 더욱 그러한 듯... 

봄빛을 가득 담은 산.

지난주에 이어 진달래 꽃길은 원 없이 걷게 된다.

앞으로 걸어야 할 봉우리들이 힘겹게 다가오는 게 아니라 반갑고 정겹게 다가온다.

가운데 뾰족 솟은게 관음봉이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산객이 없던 등로에 유일하게 우리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던 산객들.

앞으로 가야 할 능선들.

봄빛 속에 푸르게 푸르게 빛나는 봉우리들.

오르락내리락하는 재미가 있는 암릉.

오른쪽 사진도 내려오는 사진이다.

급경사의 길들은 저렇게 뒤로 내려오는 게 안전하다.

뒤돌아 본 장군봉

넌 이름이 뭐니?

점심을 먹는 곳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주던 녀석.

내 디카~무려 10배줌을 갖고 있다.

5배줌쯤으로 당겨 본 사진.

절벽 끝에 피어있던 진달래 한그루.

가운데 뾰족한게 삼불봉?

봉우리들이 하도 많아서 어디가 어디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왼쪽 뒤로 저 멀리에 송신탑이 있는 천황봉이 보이는 걸 보니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는 삼불봉이 맞는 듯하다.

현재 시각 오후 2시

집에 있으면 나른하게 졸릴 시간인데 부처님과 오누이(남매탑)도 졸고 있을까? ^^

삼불봉으로 가면서 멀리 줌으로 당긴 사진인데 어느 분들인지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

지난 온 삼불봉

계단 밑바닥이 다 들여다보인다.

얼마나 급경사인지 가늠이 되려나~어휴~

삼불봉보다 관음봉이 더 높은데 어디까지 이렇게 내려가야 하는 거람~ 본전 생각난다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다리는 지난주보다 훨~씬 팔팔했다. 

 

이 칼날 같은 암릉을 타고 저기 보이는 관음봉까지 간다.

경탄할만한 생명력 1

경탄할만한 생명력 2

관음봉 가는 길에 뒤 돌아본 삼불봉

저 뾰족 능선을 타고 여기까지 왔다. 

휴~이제 관음봉 올라가는 계단이 가까워졌다.

노란색 실선을 따라간다.

언제 가나~싶어도 한 걸음씩 걷다 보면 도달하게 되겠지.

경탄할만한 생명력 3

현재 시각 오후 3시 19분

관음봉에서 문필봉 지나 연천봉 삼거리까지는 0.7km에 30분이 소요된다고 쓰여 있다.

적어도 4시 이전에는 하산을 시작해야 하므로 서둘러본다.

 

나는 어느 산을 가든

겨울엔 오후 3시, 

봄 가을엔 오후 3시 반, 

여름엔 오후 4시 이전에 하산할 것을

나 자신과 약속하고 있다.

 

연천봉 삼거리에 도착한 시간은 3시 40분.

확실히 우리 걸음이 느리지는 않은 것 같다. ^^

삼거리에서 연천봉까지 오가는 시간이 20여 분.

잠시 갈등했으나 다음을 기약하고 갑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너희는 뭐니?

온 숲을 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던 이름 모를 녀석들~

하늘 아래 이름없는 풀 한 포기 없다 했지만 내가 모르는 걸 어쩌겠니~ㅠ

날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봄날의 숲속

현재 시각 오후 4시 43분

부처님 오신 날이 가까워지는 갑사 대웅전 마당의 풍경

햇볕 쨍한 날이어서 마당에 등의 그림자들이 어우러졌으면 훨씬 예뻤을 터인데 아쉽다.

현재 시각 오후 4시 58분

갑사 일주문을 나서며 안전하게 내려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왔다.

 

주차장에 도착해 차 시간을 보니 17:20분에 공주로 나가는 버스가 있다.

여유롭게 앉아 캔맥주를 마시며 버스를 기다린다.

 

날씨는 쨍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기분은 쨍~한 봄날의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