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14년 4월 5일 토요일 with 신
코 스 : 뾰루봉식당(9:42)-뾰루봉(11:29)-점심-화야산(14:12)-고동산(15:50)-전망대-야밀고개삼거리-삼회리버스종점(17:40)
교 통 : 청량리 버스 환승센터(07:45분 1330-3) -> 신청평대교삼거리(09:20) -> 설악행 시내버스 탑승(09:34) -> 뾰루봉식당 하차(09:40)
청평터미널에서 09:10분 삼회리(화야산으로 올라가는 사기막 다음 정거장이 이 버스의 종점)로 가는 버스가 있다.
이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이런 경로를 따라가야만 했다.
07:49(상봉역 경춘선 탑승)-> 08:53(청평역 착)->청평터미널 도보 10분-> 09:10(청평터미널발 삼회리 버스 탑승)
누군가 청량리에서 1330번대 버스를 타면 청평 터미널까지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고 했다.
상봉역보다는 조금 가까운 청량리라니~마음이 동해서 꼼수를 부렸다가 결국은 삼회리 가는 버스를 놓쳤다.ㅠㅠ
(1330-3번을 타면 절대루 1시간에 청평터미널까지 못 간다. 1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설악행 버스조차 놓칠까 봐 청평 터미널까지 가지 않고 신청평대교 삼거리에서 내려 설악 가는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역시나, 터미널까지 갔으면 그 버스조차 못 탈뻔했다.
설악 가는 버스는 터미널에서 09:30 출발하는 버스이므로 혹여 09:10 삼회리로 가는 버스를 놓치면 이 버스를 타고
뾰루봉식당 입구에서 내려 뾰루봉으로 올라가면 된다.
청평 터미널에서 삼회리 종점(수입리 아님, 수입리는 더 가야 하는데 첫차와 막차만 간다고 함.)까지는 20여분 걸리고
도착 즉시 회차해 돌아오므로 오후 17:40분 청평 터미널 발 버스는 삼회리에서 오후 18:00 시경 출발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 주 삼악산 종주에 이어 이번에는 좀 편하고 길게 걸을 곳이 없을까~하고 지도를 찾아보다 만난 특이한 이름 뾰루봉,
전철을 타고 가는 길이고, 갈아타는 시내 버스 교통편도 나쁘지 않아 마음이 동했다.
게다가 세 개의 산을 이어 종주를 할 수 있다는 점에 크게 끌렸다.
솔직히 처음 보는 산 이름들이었고, 들꽃을 좋아하면서도 결코 일부러 찾아 나서지 않는 게으른 이 산객은
화야산이 야생화로 그렇게 유명한 산인 줄을 이제서야 처음 알았다.
근거리에 이렇게 아기자기하고 재밌게 걸을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걸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다시 한 번 걷고 싶은 산이다.
출발지인 뾰루봉식당에서 뾰루봉까지 오르는 길은 약 2.4km 정도인데 급경사 오름길로 결코 만만하지 않은 길이고 시간도 2시간쯤 걸렸다.
군데군데 암릉들도 있어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뾰루봉에서 화야산으로 가는 약 5km의 길은 온통 참나무숲 군락인데 아주 푹신한 낙엽길로 그야말로 육산이다.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지만 길이 좋아서 그다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화야산에서 고동산으로 가는 길은 들꽃들이 많아 시간을 지체하였고, 군데군데 급경사와 암릉이 혼재되어 있어 제법 시간이 걸렸다.
고동산을 넘어 야밀고개로 내려서는 길은 아주 급경사인데 하필 내림길에 함박눈이 내려 무척 조심스럽게 내려섰다.
전망대까지는 그야말로 펑~펑~내리는 눈이었고, 전망대 지나 급경사 내림길에서 조금씩 잦아들더니 중반쯤 내려오니 눈이 그치고
다시 해가 났다.
세 개의 산을 넘을 때마다 눈이 한 차례씩 내렸으나 그 사진이 없는 것은 제법 눈발이 굵고 함박눈이라 미처 사진을 찍을 여력이 없었기 때문.
카메라는 문제가 있어 배낭 안에 넣어두었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장갑을 벗어야 하는데 눈 속에서 여의치가 않았다.
지나고 보니 4월에 내리는 함박눈을 찍어두지 못한 게 아쉽네~
혹시나 몰라 아이젠도 챙겨가고 제법 옷도 두텁게 챙겨갔지만 그럼에도 갑자기 한기가 들었었다.
그래도, 금세 녹아내리는 봄눈에 더욱 짙어진 분홍빛을 띤 진달래 꽃길은 이번 산행의 화려한 피날레였다.
야밀고개 삼거리에서 방향을 잘 잡아 수입리 고개로 내려가지 않고 삼회리 종점으로 내려올 수 있었던 판단력에도 감사를...^^
지난 주, 삼악산 종주를 끝내고 온 기분으로 이번 산행은 널널하게 걸을 수 있으리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제법 힘이 드는 코스였고, 육산이라고 들은 것에 비해서는 암릉도 제법 있었다.
어쨌든 세 개의 산을 오르내리는 총 거리 13.63km나 되는 코스이지 않은가 말이다.
(어떤 산객은 총 15km가 나왔다는데, 뾰루봉식당에서 야밀고개쪽으로 나름 종주산행을 했음에도 내 트랭글 GPS로는 14km가 채 안 되었다.)
게다가 산을 하나 넘을 때마다 눈이 펑~펑~내려 조심스러웠고, 마지막 고동산을 넘어서는 급경사 길에, 함박눈에 고생스러웠지만
그럼에도 조만간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아기자기한 산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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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색 실선이 걸었던 길
고동산에서 전망대를 거쳐 내려가는 길은 만만치 않은 가파른 내림길이었지만,
눈이 그치고 슬며시 비추는 햇살에 반짝이던 진달래 꽃길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뾰루봉까지 올라가는 급경사길이 그림으로 봐도 장난이 아니다.ㅠㅠ
고동산 전망대에서 야밀고개로 내려오는 길도 매우 급경사였다.
휴식시간은 훨씬 더 길었는데 왜 저렇게 나왔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산 하나 넘을 때마다 함박눈이 펑~펑~내려서 걸음이 빠를 수가 없었다.
눈 때문에 제법 위험구간도 있었는데 안전하게 다녀와서 감사하다.
뾰루봉식당에서 올라가는 길.
올라서서 보니 저 표지판의 거리와 시간이 나름 정확했었다는...
계곡에서 만난 미치광이풀 군락지
누군가 나무에 앙증맞은 리본을 매어두고 갔다.
지난 주의 등선봉만 봉이냐~나도 봉이다~를 외치는듯한 뾰루봉 오름길의 급경사 Z자길
헉헉~대고 올랐더니 이런 이쁜 풍광이 나를 반기네.
우리말고 다른 산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길에
봄날의 새소리와 진달래 꽃잎을 스치는 바람 소리가 가득하다.
봄 숲에 물이 한껏 오른 듯하다.
봄의 날들은 날마다 날마다 새롭다.
봄의 산들도 날마다 날마다 새롭다.
나무들이 많아 시야가 트이지는 않았지만 나무 사이로 간간이 내려다보이는 북한강.
급경사의 길들은 주~~~~욱 이어진다.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이때까지만해도 햇살이 가득한 숲이었는데 그 많은 눈은 어디에서 왔을까~
현재시각 11시 29분
뾰루봉에서 화야산으로 가는 길은 이렇게 온통 참나무 숲길이었다.
봄꽃을 시샘하는 풍설이 내린다.
(하얗게 빗금 치며 내리는 것~눈이다.)
현재 시각 12시 08분.
뾰루봉 지나서 얼마 되지 않아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배고픈데~밥~!! 먹어야 하는데...
결국, 1시가 다 되어서야 눈이 그치고 양지바른 곳에서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앉아
시장을 반찬 삼아 따스하게 챙겨온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데 구름 사이로 간간이 내리쬐는 햇살이 반갑다.
빗금 치며 난분분하던 봄눈은 언제 왔었냐는 듯 슬금슬금 사라져버리고,
이렇듯 잘 보이지 않은 한켠에만 그 흔적을 남겨두었다.
오후 2시 12분.
드디어 화야산 정상에 섰다.
사진찍기를 좋아하지 않는 우리는 처음 오는 산임에도 불구하고 사진 한 장 찍을 생각이 없고,
새로 구비하여 오늘 처음 나와 함께 나선 내 빨강이 배낭만이 증명사진을 남긴다.
화야산에서 고동산으로 가는 길은 이런 참나무숲길과 암릉이 혼재되어 있었는데 숲길에는 어김없이 들꽃들이 있었다.
저 소나무는 아마도 병이 든게지~
현재시각 오후 3시 50분
얼레지 군락을 지나 고동산으로 오기 전 잠시 잠깐 눈이 내리더니 그쳤다.
날이 좋았다면 아주 멋진 조망이었을텐데...아쉽기는 하네~
고동산을 지나 전망대로 가는데 또다시 눈발이 굵어진다.
난분분한 눈발은 어데로 내려앉을까를 고민하고, 때늦은 눈발에 분홍빛 진달래 꽃망울들이 애처롭다.
15분여를 줄기차게 내리던 눈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그치고 습기 머금은 바위들은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처음으로 만난 야생의 흰진달래.
집에 와서 찾아보니 산림청에서 선정한 희귀 및 멸종위기 식물이라 하네~
분홍빛 진달래와 물오른 봄 숲이 계절의 변화를 기꺼이 증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물러가야 할 겨울은 쉬이 물러서지 못하고 잠시간 봄 산을 하얗게 뒤덮었다.
진달래 꽃숨을 물고 쉬엄쉬엄 가는 길.
갈길이 한참 남았는데도 진달래 꽃밭에서 괜시리 머뭇대며 간식을 꺼내본다.
돌아가는 길에 꽃 길이 있다더니 정말이네~ ^^
산을 거의 내려와 임도를 따라 별장 지구를 지나 삼회리 버스 종점으로 내려선 시각이 오후 5시 40분경.
예정했던것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으나, 안전하게 내려와서 감사하다.
삼회리 종점에서 오후 6시 버스를 타고 북한강을 따라 청평 터미널로 돌아 오는 길은 온통 벚꽃길이다.
강을 따라 맴돌던 벚꽃잎이 난분분~ 난분분~바람을 따라 북한강을 넘는다.
나는 넘지 못하고 빙~~~돌아야만 하는 그 강을...
터미널 근처에서 예기치않게 저녁을 대접받고 8시 07분 전철을 타고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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