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9년 4월 11일 / 나홀로
코 스 : 주차장 - 남연군 묘 앞 - 가야봉 석문봉 안부 - 석문봉 - 일락산 아래 임도 - 용현 계곡 - 용현자연휴양림 야영장
교 통 : 서울 -> 삽교 : 08:10 용산발 삽교행(10:05 착) 무궁화호 / 8,500원
삽교 -> 덕산 : 10:15분 시내버스 / 15분 소요 / 1,000원
덕산 -> 상가리 주차장 : 도보 1시간 15분 소요 - 원래 걸음으로 걸었다면 1시간이 걸리지 않았겠으나 들꽃들과 노느라~ ^^
덕산터미널에서 상가리 가는 버스가 11시에 있다.
지리산행을 위하여 연 4주째 산행이다.
요즘 이비인후과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온몸이 나른하고 축축 늘어지고 있어 높고 험한 산들은 가지 못하고
낮고 거리가 짧은 산들을 골라 쉬엄 쉬엄 다니는 중이다.
일요일에 예산마라톤이 있어 날이가 하프를 뛰겠다며 그 쪽으로 캠핑을 가자고 한다.
선운산을 갈까~ 대둔산을 갈까~ 망설이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캠핑에 동참하고 싶어 예산쪽의 산들을 검색해본다.
마침 우리가 캠핑하게 될 용현자연휴양림과 연결되는 산을 찾아내었다.
가야산. 합천의 가야산 말고 또 다른 가야산이 있는 줄 몰랐다.
가야봉 - 석문봉 - 일락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지도상으로 봐도 꽤 멋질 듯 하다.
능선 산행은 양쪽이 모두 트여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 있어 참 좋다.
오랜만에 타는 장항선 기차에 설레었는데 약 기운으로 내리 두어시간을 기절했다 일어나보니 예산역이다.
덕산으로 가는 버스시간도 체크하지 않고 삽교역에 내려 이런 저런 구경을 하다 하마터면 15분 버스를 놓칠뻔 했다.
버스는 화들짝 벚꽃이 피어난 길을 달려 15분만에 나를 덕산에 내려놓았다.
덕산정류장에서 11시에 상가리로 가는 버스가 있는걸 확인하였으나, 그냥 걸어가보기로 했다.
전날에 미리 와 있던 버디와 산 밑에서 만날 약속을 했으나 컨디션 난조로 산행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홀로 가는 길 쉬엄 쉬엄 들꽃들과 친구하며 걷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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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버스정류장에서 상가리까지는 약 5km정도이다.
평소 걸음으로 걸었으면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들에 핀 오종종종 작은꽃들과 해찰하느라
시간을 넘기며 걷는다.
옥계저수지.
상가리로 가는 길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 벌들의 움직임이 분주했고,
산에는 연둣빛 새싹들이 오르고 있었다.
해찰하며 걷는 길.
남연군묘 삼거리다.
좌측은 가야봉과 원효봉, 우측으로는 석문봉과 옥양봉 표시가 있다.
난 능선을 타고 석문봉을 넘어 일락산으로 갈 예정이므로 좌측길로 들어선다.
남연군묘를 지나 한참 오르다 보면 상가저수지가 나오는데 그 저수지 옆에 있던 폐가.
문외한인 내가 봐도 위치가 좋고,
대지도 넓으며 볕도 잘 드는데다 아름드리 나무들도 여럿 있는 집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폐가가 되어 있었다.
돌담이 멀쩡하니 아직 허물어지지 않은것을 보면 얼마전까지 사람이 살았던 듯 싶다.
현 위치에서 쉼터쪽으로 올라 좌측 가야봉에 가까운 길로 오를 생각을 했으나,
등로를 찾지 못하고 우측길로 올라 석문봉 바로 아래 안부에 서게 되었다.
가야산엔 의외로 등산객이 적었고 등로 표지기들도 무척이나 인색했다.
다만, 현호색과 큰개별꽃과 키작은 제비꽃들이 군락을 이루며 나를 반기고 있었다.
8부쯤 오르면 능선 안부에 닿기전에 급경사 오름길을 만나게 된다.
안그래도 약 기운에 힘이 빠져 있는데 이 깔딱을 오르느라 무척 힘이 들었다.
원래 의도했던 길로 갔더라면 가야봉 아래에 서 있어야 했는데
중간에 오르면서 갈림길을 보지 못하고 어쩌다보니 석문봉 아래로 올라서게 되었다.
저 아래로 아까 거쳐 온 옥계저수지와 상가저수지가 보인다.
좌측으로 보이는 석문봉.
아기 자기 암릉이 있는 능선길이 이쁘다.
저 멀리 중계탑이 있고, 출입금지 지역인 가야봉이 보인다.
가야산의 실질적인 주봉은 이 석문봉이라고 한다.
암릉군 위에 위치하는데 경치가 좋다.
석문봉을 내려서면 바로 옥양봉과 일락산 가는 길로 갈린다.
처음 생각으로는 옥양봉에 갔다가 다시 되돌아와 일락산쪽으로 능선을 타고 가다
임도를 만나면 용현계곡으로 내려서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까 깔딱을 오르면서 많은 힘을 소비했고,
간단한 점심 후 챙겨먹은 약 기운이 나를 다시 힘들게 한다.
약이 독해서 못먹겠다고 했더니 어린아이들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처방을 했다 하는데도
난 왜 그리 힘이 드는지...
이래가지고 지리산이 열린다해도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지리산은 커녕
지금 당장 저쪽으로 보이는 옥양봉까지 다녀올 생각을 하니 왕복으로 두어시간은 걸릴텐데 싶어 망설여진다.
고민을 하다 그냥 일락산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힘도 들고, 주꾸미가 바다로 돌아가고 있다고 징징대는 날이의 목소리도 들리고...
지금 저 아래 캠핑장에선 내가 하산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서산시장으로 주꾸미를 함께 사러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서산 일락사 방향으로 보이는 임도.
이 가야산에는 이런 임도가 사방팔방으로 있다.
저 앞이 윗 사진에서 보이던 임도와 연결된다.
좌측으로 가면 일락사(3.5km)이고
직진해서 등로를 타고 가면 일락산과 보원사지터(3.8km)가 나오고
우측으로 가면 용현계곡을 따라 용현자연휴양림(3.6km)과 연결된다.
또 다시 망설여진다.
능선을 걷고 약간의 내림길을 걷는 동안 체력은 어느 정도 회복이 된 듯 한데,
이제는 물이 떨어져가고 있다.
물과 야채, 과일을 충분히 준비 해 왔지만, 오름길에 힘이 들어 쉬엄 쉬엄 오르면서
평소보다 많은 양을 먹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일락산에 가깝고,
일락산 바로 앞에서 다시 용현자연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임도가 있는데...
에이~ 나도 모르겠다.
다음에 다시 오자~
내려가면 아이스박스에서 시원한 맥주를 꺼내어 줄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모든 망설임이 사라진다.
용현계곡으로 내려서는 길.
턱하니 바리케이트가 막고 있지만, 네 바퀴로 굴러다니는 것들에게나 해당하는 일~
진달래와 들꽃이 피어 있는 길~
혼자 걷기 아깝더군~
좌측이 일락산(3km)으로 가는 능선에서 내려서는 임도이고,
우측이 용현자연휴양림(2km)으로 내려서는 길.
(전망대 1.4km, 개심사 8km, 석문봉 2.5km)
12시쯤 시작 된 산행이 3시 30경 용현자연휴양림 야영장에 도착함으로서 끝났다.
혼자 걸었지만, 들꽃들이 있어 심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도 짧은 산행이어서 조금은 아쉽다.
다음에는 옥양봉을 거쳐 일락산까지 걸어보리라~
야영장에 도착하니 아이스박스에서 시원한 카프리가 나온다.
얼마나 시원하고 맛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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