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산에 들다

[20150207] 직마리재-갑둥이재-대미산-월악수리봉-큰악어봉-악어봉을 걷다.

dreamykima 2015. 2. 10. 16:45

날 짜 : 2015년 2월 07일 with **별, **로

코 스 : 수안보터미널 - 직마리재 - 고운리 - 갑둥이재 - 대미산 - 월악수리봉 - 큰악어봉 - 악어봉 - 신당리 : 약 15~6km

          (중간에 GPS 끊김이 있었다.)

교 통 : 07:40 동서울발 수안보행 버스 / 11,800원 / 2시간 20분 소요

          19:15 신당리 -> 충주터미널 / 1,200원 / 40분 소요

          20:05 충주 -> 센트럴 / 7,800원 / 1시간 40분 소요
 

내가 생각해도 그동안 산에 좀 다녔다.

그중에, 이렇게 짧은 거리를 오랜 시간을 들여 산행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물론, 흙 아래에 반들반들한 얼음으로 덮여 있는 등로의 상태가 가장 큰 원인이었기도 하지만,

약 7~8km로 그다지 길지 않은 등로인데 오르내림이 무척 심하고, 그 오르내림의 경사가 매우 급경사인 것이 두 번째 원인이다.

 

어느 분 산행기에 갑둥이재부터 신당리까지 6시간 30분이 걸렸다기에,

별로 길지 않은 거리에 왜 그리 많은 시간이 들었을꼬~ 했었는데, 가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

함께한 분들이 요즘 백두대간을 걸으신다는 분과 꾸준하게 산에 다니는 분이었기에 망정이지~어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행시간만 꼬박 5시간 30분이 걸렸다.

 

만만치 않은 코스에 힘은 좀 들었지만 몇 년을 두고 가보고 싶었던 코스였고, 안전하게 잘 다녀와서 기분은 최고다.

 

<산행 팁 하나~! (물론, 이것은 내 경험에서 나온것이지 모두가 같은 것은 아닐 것이다.)

꼭 겨울이 아니더라도 작은 아이젠(원터치 4발이나 체인 4발 정도) 하나 배낭 안에 사시사철 넣어 다니면 좋다.

낙엽 때문에 죽~죽~미끌어질 때, 비가 와서 등로가 젖어 경사면이 미끌러울 때,

눈이 있으나 많지 않아서 큰 아이젠을 하기엔 귀찮고 하지 않기엔 신경 쓰이는 길을  만났을 때, 등 등

작은 아이젠을 하고 걸으면 다리에 그다지 부담도 크지 않고, 오히려 스틱보다 더 요긴하고 안전하다.>

 

수안보에서 9시 55분경 출발하여 직마리재를 넘어 갑둥이재에 11시 50분에 도착하였고,

점심 후, 12시 35분 갑둥이재를 출발하여 1시간 후인 오후 1시 38분에 대미산에 도착했다.

악어봉에는 오후 5시 32분 도착하였고, 신당리 내려선 시각은 오후 5시 57분이었다.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갑동이재에서 악어봉까지는 등고선 제일 높은 곳을 타고 가는 길이다.

양쪽으로 경사가 심한 낙타 등을 타고 가는 것처럼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는 등로였다.

그야말로 악어를 만나러 엉금엉금 기어서 갔다.

 

칼날능선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악어봉이 나타나면은 악어떼가 나온다 악어떼~!! ㅎㅎ

고도계를 보면, 끊임없는 급경사의 오르막 내리막이 보인다.

힘은 들지만 잔재미가 있는 산행이다.

나무들이 빽빽하여 시원한 조망을 선사하지는 않지만 걷는 내내

능선 왼쪽으로는 충주호가 보이고

능선 오른쪽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따라온다.

 

진달래 꽃나무들이 벌써 멍울멍울~

화들짝 봄꽃이 피어나는 철에는 꽃 능선이 될 듯싶었다.

수안보에서 고운리로 넘어가는 직마리재길.

봄 가을에 이 길은 참 예쁠 듯 싶지만, 좋은 때는 항상 산불방지 기간 중이다. 

길은 좋아도 몇백 미터 고도를 높이는 중이라 약간은 숨을 몰아쉬며 오르는 중...

직마리재 정상부에선 돌 캐는 작업이 한창이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저곳인데 왼쪽으로 우회로를 내고 길을 막았다.

덕분에 한참을 돌아야 할 길을 단축해서 내려오긴 했다.

저 아래가 고운리다.

몇년 전 이 길을 넘을 때만 해도 인적없는 그저 한적한 임도였는데

몇년 새 수안보쪽에도 깊숙하게 집들이 들어앉았고, 이쪽에도 그럴 모양인지 전신주를 가져다 놓았다.

고운리 마을을 지나 갑둥이재로 올라서고 있다.

총을 든 엽사들을 넷 만났는데 허가는 받은것이겠지~

몇년 새 이 길도 조금 넓어졌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차량이 넘나들 정도의 길은 아니었는데

아무래도 엽사들의 차량이 갑둥이재를 넘나드는 듯싶었다.

실제로 차량 두 대를 만나기도 했고...

그냥 그대로 있어주면 좋을 것들도 있는데...

오전 11시 50분. 갑둥이재(갑동이재?)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12시 35분 대미산을 향해 출발했다.

갑둥이재에서 대미산으로 가는 등로는 흔적은 있지만 희미하다.

길을 잃을 염려는 거의 없는데 무조건 등고선 제일 높은 능선을 따라 걷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내려다보이는 공이리

갑둥이재에서 대미산으로 오르는 등로는 매우 급경사의 길을 치고 오르는 길인데 숨이 턱턱 막힌다.

급경사의 길을 한참을 치고 오르면 대미산 정상인가 싶은 봉우리가 하나 나오는데 아직 대미산은 아니다.ㅠ

처음의 봉우리에 올랐다가 한참을 다시 내려서 다시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그때서야 대미산.

오후 1시 38분

점심 먹고 출발한 지 1시간여 만에 대미산 정상에 도착했다.

길지 않은 거리인데 급경사여서 꽤 힘들게 올라왔다.

 

왼쪽으로는 내사리쪽에서 올라오는 등로가 보이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오른쪽이다.

왼쪽으로 멀리 충주호가 보인다.

흙 아래에는 빙판이고 매우 급경사의 내리막이다.

등로에 눈이 거의 없었지만 북사면 쪽에는 이렇게 간간이 눈이 쌓여 있었는데 급경사들이 많아 매우 위험했다.

마치 말 잔등 위를 걸어가는 듯한 등로다.

긴장감 백배~^^

멀리 공이교가 보인다.

아직 가야 할 능선이 길지만 그래도 가고는 있다.

현재시각 오후 3시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아직 길~~~~다. 휴~~~~

충주 지역 일몰 시각이 17:59분이라고 체크하고 왔지만 갈 길이 아직도 머니 조금은 걱정도 된다.

이런 등로 보셨는가?

조금만 방심해도 옆으로 주르륵~~미끌어질 듯하다.

긴장감은 백배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다.

내리막들은 하나같이 어찌 그리 급경사인지...

오후 3시 20분.

능선 왼쪽으로 보이는 충주호...많이 가까워졌다.

오른쪽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계속 따라온다.

나무들이 빽빽하여 조망이 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맑은 날엔 참 좋겠다.

산에 수없이 다니면서 이런 등로는 처음이다.

차라리 암벽이라면 그러려니~하겠는데 암벽도 아닌 것이 산길도 아닌 것이...

정말 살 떨리는 내리막이었다.

현재 시각 4시 49분.

뒤로 가야 할 능선이 아직도 길~~~~~다.

다 왔나~싶으면 아직도 남았고 다 왔나~싶으면 아직도 남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능선이다.

아마도 오르막 내리막이 많아서 짧은 거리인데도 끝없이 느껴지는 듯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등로였다.

매력은 있다. 쩝~

 

오후 5시 32분.

길이 멀어도 한발 한발 걷다 보면 도달하게 되어 있다.

아득하게만 보이던 능선을 모두 걸어 드디어 왔다. ^^

산행 시작한 지 꼬박 5시간만이다.

7~8km의 길을 5시간이나 걸려 오다니...

힘들었던 만큼 성취감은 더 큰 것 같다.

오후 5시 57분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날듯이 내려왔는데 버스는 2~3분 전에 떠났고,

우리는 묵밥집에서 도토리묵밥과 산채비비빔밥, 동동주로 저녁을 먹고

한 시간 후에 있는 다음 시내버스를 타고 충주로 나와 서울로 돌아왔다.

 

참고로, 월악도토리묵밥(신당리) -> 충주터미널 버스 시간은 17:55, 19:15, 20:30

시골 버스는 승객이 적어 휙~휙~지나가므로 10분쯤 미리 나와 기다리는게 좋다.  

<버스 시간을 알아보려면 전화 043-844-40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