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20150523~24] 도초도, 우이도 여행 2 : 시목해수욕장에서 도초항까지 걷다.

dreamykima 2015. 6. 1. 08:52

날 짜 : 2015년 5월 23 ~ 24일

장 소 : 전남 신안군 도초도 & 우이도

교 통 : 서울발 5/22 23:10 무궁화호 기차 -> 목포 착 5/23 04:13 / 26,600원

          목포역 -> 목포 북항 : 3,300원 by 택시 / 금세 감 ^^ 

          목포 북항 06:20 도초도 농협 첫 배 -> 도초항 착 08:05경 / 9,000원

          도초항 -> 시목해수욕장 10,000원 by 택시 -> 도초항까지 도보로 돌아 옴.-> 도초항에서 점심

          도초항 14:10 섬사랑6호->우이도 착 15:45경 / 5,350원(우이1구 진리항이나 우이2구 돈목항이나 요금은 같다.)

        

          서울에서 도초도 우이도 가기 참조 ===> http://blog.daum.net/dreamykima/17423849

 

어디로 떠날까? 를 고민하는 일은 즐겁다.

오랜만에 지도를 펼쳐놓고 수많은 섬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짚으며 나는 즐거운 상상에 빠져든다.

팽목항의 아픔이 아직 가시지 않아 그쪽으로는 차마 눈을 돌리지 못하고 목포를 중심으로 신안군의 지도를 훑다가 내 눈에 띈 작은 섬 우이도.

 

배편을 알아보니 참으로 멀고도 멀다.

목포에서 우이1구 진리항까지 바닷길로 64km라는데 육지에선 1시간이면 가고도 남을 거리가 바다 위에선 무려 4시간이 걸린단다.

게다가,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우이도로 가는 배(섬사랑6호)는 오전 11시 40분, 하루에 딱 한 번 있다.

 

어디로 갈지 정확한 행선지를 정하지도 않고 무작정 서울에서 목포까지 밤 기차를 왕복으로 예약해 두었었다.

새벽에 목포에 도착해 11시 40분 배를 타는 건 너무 비합리적인 일.

물론, 오랜만에 유달산에도 가보고 이리저리 목포를 유람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섬 여행이 목적이므로 우리는 새벽 배를 타고 도초도로 들어가 놀다가 목포에서 우이도를 가는 도중에

도초도를 거쳐 가는 배를 타기로 했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머리를 굴렸다면 수재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르는데~쩝~

어쨌든 매우 효율적인 계획이다.

 

인원이 6명으로 늘었고, 우이도가 먼바다에 속해 날씨에 따라 배가 뜨지 않을 때도 있다 하고,

워낙 작은 섬이라 혹시나 싶어 미리 민박집을 예약했다.

원래, 어디론가 떠나면서 세부적인 계획 같은 거 없이 다니는 사람인지라 금요일밤 떠날 예정이면서 화요일 밤이 되어서야

여러 민박집 알아보지도 않고 딱 하나 그것도 어쩌다 알게 된 전화번호로 예약한 게 다였지만 말이다.ㅠ

나중에 우리가 얼마나 운이 좋은 사람들인지를 알게 되었는데 나는 길 위에서 이렇게 항상 좋은 인연들을 만났던 것 같다.

 

비금도와 도초도까지는 가까운 바다로 취급되어 좀처럼 배가 뜨지 않는 경우가 없는데

우이도는 먼바다에 속해 일기가 나쁘면 배가 못 뜨기도 하고 배가 뜨더라고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배 시간을 꼼꼼하게 챙기다 발견한 사실 하나는,

우이도 배 시간을 잘 맞추면 마치 유람선을 타듯 섬사랑6호를 타고 우이도를 한 바퀴 돌 수 있지만,

여차하면 한쪽만 볼 수 있으므로 여행 경로를 잘 짜야만 한다~는 거다.

 

서울에서 우이도 가기 대중 교통편에 정리해 두었지만 만일 14:45분에 우이1구인 진리에 도착하여

대초리와 상산봉 트레킹 코스를 통해 우이2구인 돈목으로 넘어가 다음 날 15:40 배를 타고 나온다면

그 사람은 유람섬같은 섬사랑6호를 타고 우이도를 한 바퀴 돌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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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2년 만에 다시 보는 천사섬

 

8시 5분쯤 도초항으로 들어 왔다.

여기까지 와서도 어디로 갈지 확실하게 정한 게 없다.

어디로 갈까요?

결국, 택시 기사님의 권유로 가게 된 시목해수욕장.

 

 

 

물이 깨끗하고 모래가 너무 고와서 나는 신발을 아니 벗을 수가 없었다.^^

 

 

 

아직 여름 전이라 그런가?

아님 원래 이렇게 깨끗한건지 바닷물이 참 깨끗하다.

다른 때 같으면 짠물이라 싫어하는데 저 깨끗한 물이 신발을 쉬이 벗을 수 있게 해 주었다. 

 

 

 

저 앞에 보이는 큰 산을 올라가볼까? 하다가

해안가 길을 찾아 걸어보기로 했다.

시목해수욕장 오른쪽 끝에 공사중인 정자가 하나 있는데 그곳에서부터 해안가를 따라 죽도 마을까지 트레킹 코스가 있다.

 

 

 

 

 

저 길을 따라가면 이름없는 작은 해변이 하나 나온다.

 

뒤로 보이는 섬이 대야도 같다.

 

지도에 따르면 앞에는 멍에섬, 뒤는 대야도

 

오른쪽 끝은 도초도의 큰 산

 

 

 

길은 제법 뚜렷하다.

 

해안가 길을 따라오면 사진에 보이는 이름없는 해변을 만나게 된다.

해변에 내려섰다가 오른쪽 임도를 따라 가면 죽도 마을로 가는 임도로 연결되는데

우리는 저 앞에 보이는 능선으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거기로 올라가면 꼭 길이 있을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판단은 맞았다.

길이 없는 곳을 오르는 통에 이리저리 긁히고 고생스러웠지만...

 

앞에 보이는 능선에는 비록 희미하긴 했어도 해안 끝까지 길이 있었고,

되돌아가면 죽도마을로 가는 임도와 만나게 된다. 

 

빨간 선이 우리가 걸은 길.

물론, 죽도 마을로 나가 도초항까지 걸어 갔다.

 

간만에 느낌이 있는 사진이라 생각했는데 핀트 나갔네~쩌비~

근데, 핀트 나가 더 느낌있는 사진~ ㅋㅋ

 

 

 

저길 어떻게 올라가~길도 없는데~ 하는 사람들을 살살 꼬드겨 올가가보기로 했다.

분명 길이 있을꺼라고~ ㅎㅎ

 

보는 것과 달리 나무들이 키가 작고 밑에 풀들도 그다지 많지 않아

이때까지만 해도 무서운 걸 만나리라는 생각을 못했다.

그러니, 그렇게 용감하게 길도 없는 곳에 올라가자고 했지~

슬퍼2

희미하지만 길을 만나 해안가쪽으로 가 보았다.

 

앞에 보이는 건 딴대섬이고, 

왼쪽으로 보이는 암초같은 바위들은 섯바리

 

저 멀리 높은 산봉우리가 우이도 상산봉이다.

오른쪽은 경치도이고 왼쪽으로 길게 누운 것은 동소우이도

도초도에서 우이도까지 바닷길로는 17km, 지도상 직선거리는 약 9km인데

도초항에서 14:10분에 떠난 배는 우이도 돈목항에 15:40경 도착한다. 

 

저 능선 끝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길이다.

 

앞에 선 사람에게서 갑자기 들리는 캬악~소리

뒤에서 나는 얼마나 놀랐는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한 사람은 모르고 지나갔는데 그 뒤를 따른 이가 가려고 보니 길가에 무서운 게 길게 가로놓여 있었나보다.

 

어휴~지금 생각해도 살 떨린다.

스틱으로 살살 달래서? 보냈다.

아~이곳에도 무서운 게 사는구나~

그럼, 우이도에도?

이 무서움이 가시지 않아 결국, 진리에서 내려 산을 넘어 돈목으로 가겠다는 결심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즉도 해변

 

아~너무 반가운 임도

왜?

계속 긴장하며 걷고 있으니까~ㅜ

 

임도에서 바라보는 죽도 해변

멀리 뒤로 우이군도의 모습이 보인다.

 

 

 

도초도도 비금도와 마찬가지로 시금치와 염전으로 먹고 산다 했다.

섬인데도 불구하고 농업이 발달한 도초도

모내기를 하려고 준비중이다.

 

동네 어르신들이 무슨 나무라고 하셨는데 솔직히 못 알아들었다.

자꾸 묻는 것도 실례라 그냥 왔는데 무지 궁금하네~

오래 된 나무처럼 보였는데.

 

 

 

앞에 보이는 마을은 지북마을

배 시간이 정해져 있고 배도 고프고 해서 가는게 해수욕장은 다음을 기약하고 도초항으로 go go~

 

오랜만에 보리밭을 봤다.

 

평화약방 주인장께서 맛난 식당을 알려주셨는데 그 식당은 문을 닫았더라.

그냥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막걸리에 간재미무침으로 점심을 먹었다.

걸어오다가 배고프다 해서 수국공원 정자에 앉아 이것저것 간식을 먹었는데도

간식은 간식일뿐이고 밥은 밥인지 잘도 들어가더라~^^

 

오후 1시 59분

 

현재 시각 오후 2시 03분

왼쪽의 쾌속선은 흑산도와 홍도로 가는 배고

우리가 탈 섬사랑6호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11:40분에 떠나 도초항으로 지금 들어 왔다.

여기서 14:10분 우이도를 향해 출발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