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20150523~24] 도초도, 우이도 여행 5 : 돌아오는 길엔 아쉬움과 안도감이 함께 서린다.

dreamykima 2015. 6. 2. 08:40

날 짜 : 2015년 5월 23 ~ 24일

장 소 : 전남 신안군 도초도 & 우이도

교 통 : 서울발 5/22 23:10 무궁화호 기차 -> 목포 착 5/23 04:13 / 26,600원

          목포역 -> 목포 북항 : 3,300원 by 택시 / 금새 감 ^^ 

          목포 북항 06:20 도초도 농협 첫 배 -> 도초항 착 08:05경 / 9,000원

          도초항 -> 시목해수욕장 10,000원 by 택시 -> 도초항까지 도보로 돌아 옴.-> 도초항에서 점심

          도초항 14:10 섬사랑6호->우이도 착 15:45경 / 5,350원(우이1구 진리항이나 우이2구 돈목항이나 요금은 같다.)

         

        

         서울에서 도초도 우이도 가기 참조 ===> http://blog.daum.net/dreamykima/17423849

 

아침 9시 30분에 민박집을 출발해서

대초리를 지나 진리고개에서 상산봉까지 왕복 한 후

진리 마을로 내려선 시각이 12시 30분이다.

무서운 걸 보지 않고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어서 많이 감사했다.

별 볼 것이 없는 분재 전시관에 들렀다가 진리 마을로 들어선다.

돈목에는 13가구에 20여 명이 산다고 했는데 이 진리는 돈목보다는 약간 더 큰 마을이다.

그럼에도 폐가가 많고, 가구 수는 20여 가구라고 했던가~30여 가구라고 했던가~

듣기는 했는데 에혀~기억이 잘 안 난다.

 

큰길을 따라 바로 선착장으로 가지 않고 마을로 들어 서 본다.

바람이 많은 섬에는 이렇게 돌담들이 많다.

 

위는 '상원김씨 열녀지각' 이라고 되어 있고

아래는 '우이도1구' 라는 표지판이 서 있다.

우이1구 진리선착장

식당 이런 거 없다.

유일하게 하나 있는 슈퍼도 쥔장이 어딜 가셨는지 문을 닫았다.

전화를 해보니 매표시간에 맞추어 오신다고 한다.

 

흐미~라면이라도 끓이자~

라면 세 개 있다.

게다가 떡도 있고, 과자도 있고, 바나나칩에 견과류에 약과도 있고,

먹을꺼 많네~

라면 끓이고 커피까지 끓여 마셨다.

 

섬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히나 작은 섬에서 내가 원할 때 식당이나 슈퍼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말자~

섬에 들어갈 때는 항상 비상식량이 있어야 한다.

개양귀비

 

현재 시각 오후 2시 49분

앞에 서 계신 분은 진리에 유일하게 있는 슈퍼의 쥔장이신데 매표까지 겸하신다.

배를 기다리며 캔맥주와 소주를 사다 마셨는데  얼마나 시원하던지~

가격은 각 2,500원으로 육지에서보다야 약간 비쌌지만 비싼만큼 시원하고 맛났다.^^

 

2대째 이 곳 우이도에 살고 계시다는 아저씨가 이런저런 우이도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감사했다.

돈목과 진리 마을의 불화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제 3자의 입장에서 왈가불가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생존 경쟁에는 규칙 같은 게 끼어들 수 없다.

일단, 살아남아야 하니까~

그러나, 단순히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욕심의 문제라면 서로 win-win하기 위한 공존의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현재 시각 오후 2시 52분

진리항을 떠나 온다.

앞에 보이는 섬은 어락도

어제도 나는 이 길을 갔지만 어제와 날씨가 달라 보이는 경치도 달라 보인다.

그래서 반복되는 길은 없다~

나는 어제 돈목으로 들어 갈 때 잠을 자지 않고 있었기에 이 좋은 풍광들을 이미 한 번 봤지만

4명은 선실에서 꿈나라를 헤맸고, 1명은 진리에서 내렸기 때문에 이런 경치를 처음 보는 것이다. 

 

나름 단체 사진~^^

 

 

 

우이도가 먼 바다라는 것이 실감이 난다.

 

 

현재 시각 오후 3시 38분, 돈목항

 

헤어짐은 언제나 아쉽다.

성촌마을 선착장에서도 사람이 한 사람 타고 차가 한 대 내렸다.

 

 

 

 

 

 

앞에 보이는 게 성촌 해변

우이도를 한 바퀴 돌고는 이제 이 배의 종착지인 도초도를 향해 간다.

현재 시각 오후 4시 44분

도초항에 입항하고 있다. 

우리를 안전하게 우이도까지 데려가고 다시 데려와 준 섬사랑6호~

언젠가 다시 만나자꾸나~

북항으로 나가는 배는 6시 20분이나 되어서야 있다.

택시를 타고 비금도 가산으로 가서 6시 배를 타려고 했으나,

모든 택시들이 관광객을 태우고 섬을 안내하느라 가산까지 못간다고 한다.

물론, 쾌속선을 타고 목포 여객선터미널로 나갈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늦은 배를 타고 나가면서 선 상에서 일몰을 보고 싶어 일부러 배 시간을 늦추었다.

시간은 많고 도초항 가까이에 있는 염전 구경을 가본다.

이제 시작이어서 염전 이름도 못지었다며

'우리 형님이 탐내는 염전' 이라고 이름을 짓고 싶은데

저 위쪽에서 이미 염전을 하시는 형님이 화를 내실 것 같다며 농을 치시던 아저씨~

우리도 줄여서 부르면 '우탐염' 이 된다며 이름 좋다고 거들었다. ㅎㅎ

밤사이 비가 30분가량 내려 소금이 잘다고 걱정하시며 열심히 일하시던 분~

 

소금창고 안에서 바라다 보는 염전

소금창고

 

얼렁뚱땅 먹은 점심이 풍성하지 못해 배가 고프다던 사람들~

도초항 앞에 있는 중국 음식점 들어가 탕수육에 고량주나 한 잔 하자고 했으나 시간이 너무 없어서 패스하고

막걸리 몇 병으로 허기를 달래고 있다.

북항 도착해서 맛난 장어탕 먹으러 가자고요.

마지막 배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고, 그 너른 차도선에 승용차 4대와 트럭 3대뿐이다.

100m 달리기를 해도 될만큼 텅 비었다.

현재 시각 오후 7시 14분,

예상대로 비금도에서 6시 배를 탔으면 좀 더 멋진 일몰을 볼 수 있었을 터인데 아쉽네~

처음 본 일행들은 이조차도 멋지다고 하지만

이미 몇 년 전 비금도에서 나오면서 아주 멋진 선상 일몰을 봐버린 나는 아쉽기만 했다.

내 좋은 사람들에게도 그 좋은 광경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현재 시각 오후 8시 10분, 목포대교

아쉬움과 안도감을 느끼며 다시 육지로 돌아왔다.

 

서울에서 우이도까지 왕복으로 1박 4일의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여정,

안전하게 다녀 올 수 있어서 감사했고,

내 좋은 친구들과 좋은 기억을 하나 더 쌓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