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20170826] 여름의 끝을 잡고 걸었던 인제 소치 숲길과 계곡트레킹

dreamykima 2017. 8. 28. 16:28

날 짜 : 2017년 8월 26일 토요일 / 걷기 모임의 정기 도보

코 스 : 인제 소치 숲길



후지 XQ1, 내 카메라가 접사 기능을 상실했나보다.

찾는이 없는 오지 숲속, 

여러 꽃들이 피고 지고 있었으나 유일하게 데려올 수 있었던 노랑물봉선 ㅠ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3번의 답사를 거쳐 찾아냈다던 그 길~!!

깊고도 깊은 강원도 인제의 숲,

그 원시림속에 우리가 있었다.

어쩌나요? 물이 너무 많이 불었어요.

리딩하는 대장들도 순간 당황했던 계곡의 수량~

50명이 넘는 인원들을 데리고 무사 탈출할 수 있을까? 

물론이지~ ㅎㅎ

경험 많은 든든한 회원님들 덕에 우리는 안전하게 빠져 나올 수 있었다.

무척이나 든든했던 남성 회원님들~

20m 보조자일이 있었더라도 굳건하게 서 있던 저 회원님들처럼 든든하지는 않았으리라~

세찬 물살을 조심조심 가로지르면서도 얼굴엔 미소가 함뿍~

여름의 끝자락에 만난 이런 행운을 그 누가 아니 반기리오~

우리는 오늘 오지탐험대~^^


처음엔 옷과 등산화를 적시지 않으려고 

옷 접어 올리고 등산화 벗어들고 

뒤뚱뒤뚱 주저주저 하시던 분들도 결국엔 이렇듯 첨벙첨벙~


계곡 탐험은 바로 이 맛이라고요~^^

계곡을 가로지르고 또 가로지르고~

때로는 계곡을 가로질러 걷고, 때로는 이렇게 계곡 옆으로~

위험하다고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계곡 탐험을 나설때는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 등산화를 신는게 가장 좋다.

청정지역이라 바닥이 미끄럽지는 않았으나, 

그럼에도 발목을 잡아주고 바닥창이 견고한 등산화가 안전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계곡 트레킹때 샌들(그것도 스트랩 샌들)을 신고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어쩌다 한번은 안전했을지 몰라도

본인의 안전을 기한다면 스트랩 샌들은 가장 나쁜 선택이다.


걷는 내내 감탄하고, 걷는 내내 즐거웠고, 


돕는 사람도 도움을 받는 사람도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나는 이렇게 바위 위에 올라앉아 위의 사진들을 찍고 있다.

자리 잘 잡았네~ㅎㅎ

1차 계곡 탐험이 끝나고,

12시부터 무려 1시간 반동안 오지 숲속과 시원한 계곡물을 즐기며 점심을 먹었다.


점심 먹고 다시 출발하는 길,

조금은 경사진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인적이 없는 곳이라 옆으로 풀은 우거졌으나 길은 외길에다 제법 뚜렷했다.

잠시 오르는 것이지만 경사가 장난은 아니다.


물론, 산행을 하는 사람에겐 아무것도 아닌 짧은 코스~

산 능선에 올랐다가 다시 내려오는 길,

조금만 내려와도 이렇게 다시 계곡을 만나게 된다.


오름길의 계곡이 오지탐험이었다면, 

내림길의 계곡은 어느 국립공원에 비겨도 손색이 없을만했다. 


아~언제 다시 이런 계곡을 만날 수 있을까?

오늘은 날씨와, 코스와 기획의 3박자가 아주 잘 어우러진 정기 도보였다.


다른 회원님께서 찍어준 사진.

종착지다.

오를때와 달리 내려올때는 계곡을 가로지르는 길은 없고, 

줄곧 계곡 왼쪽으로 내려왔는데 여기에서 오른쪽으로 건너가야 한다.

위의 사진과 같은 장소이다.

지난 8월 7일 3번째 답사를 왔을때의 모습이다.

든든한 호위무사들~ ㅎㅎ


나는 또 저렇게 물 한가운데에 서서 사진 찍고 있다. ㅎㅎ

찍사 여기 있어요~~~^^

튼튼한 두 다리로 세찬 물살속에서도 끄떡이 없네~

좋아야 해 말아야 해~ 쩌비~


도보 후 벌어진 파티~

수박도 있고, 두부 김치도 있고, 닭강정도 있고, 막걸리도 있고, 맥주도 있고,

노알콜족을 위한 쥬스도 있어요.


히야~무언들 맛나지 않으리~

수량 풍부한 깨끗한 계곡 옆에 저렇게 명당자리 펴고 앉았는데~

오래오래 기억되는 장소가 될 듯하다.

돌아오는 길, 하늘도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