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20190323] 12번째 3월의 소풍 - 실레이야기길에서 강촌역까지 17.8km를 걷다.

dreamykima 2019. 3. 25. 17:45

날 짜 : 2019년 3월 23일 with 내 좋은 친구들

코 스 : 실레이야기길(5.2km) - 팔미리 - 강촌역 : 17.8km

교 통 : 옥수(8:55) ITX 청춘 -> 강촌역(9:53) / 강촌 환승 -> 김유정역 (10:14) / 돌아올때는 강촌역(17:17)발 전철 탑승


또다시 3월이다.

그리고, 우린 12번째 소풍을 떠났다.


매년 3월이 되면 어디로 갈까?~를 고민한다.

고민하는 사람은 즐겁고, 따라나서는 사람은 설레는 소.풍.

올해는 봄꽃들이 일찍 피어나고 있다고 해서

작년 가을 빨간 열매 주렁주렁 매달고 있던 산수유나무를 찾아가 보기로 한다.


급작스러운 봄눈도 만나 예기치 않았던 풍광도 만나고~

아직 활짝 피지는 않았지만 노랗게 피어난 생강나무꽃이랑 산수유나무꽃도 만나고~


여전한 우리들의 수다와 다양한 간식들 그리고 이쁜 길 위에서 또 한 번의 봄날의 하루가 즐겁게 흘러갔다.


김유정역을 나와 왼쪽 김유정 문학관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김유정 문학관을 오른쪽에 두고 길을 따라가다 보면 실레이야기길 표지가 매우 친절하게 있으니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걷는 내내 그 옛날 읽었던 단편소설이 스쳐 간다.

이야기가 있는 길,

지자체에서 컨셉을 아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든다. ^^ 

물론, 길도 아주 예뻤다.

관리도 잘 되어 있는 듯싶었고~

주황색 하트 모양 실선이 실레이야기길

5.2km라고 되어 있다.

천천히 느릿느릿 놀멍쉬멍 돌아오니 1시간 30여분쯤 걸렸다.

초반부터 길이 참 예뻤다.

여기에서부터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응고개길]~ㅋㅋ 까지 완만한 오름길이다.

연둣빛 새싹 나올 때나 울긋불긋 단풍 들 때도 참 예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길.

김유정의 소설 속에서는 동백으로 묘사되어 있던 생강나무꽃이 노랗게 피어 우릴 반겨준다.

올괴불나무

[복만이가 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던 응고개길]에서 간식도 먹고 차도 마시며 놀다가

느릿느릿 실레이야기길 한 바퀴를 돌고 내려오니

1시간 30여분이 후다닥 지나 12시다.


밥 먹어야지~!!


날이 추우니 따스한 국물 생각이 나서 국밥집에 들어가 밥을 청하고는 창밖을 보니 난분분 난분분 춘설이 펑펑~

이야~봄눈이다.

펑펑 눈이 내리거나 말거나 우린 창밖을 보며 히히낙락~ ^^

눈이 계속 내리면 가던 길 그만두고 창 너른 카페에 들어가 맛난 커피나?

수다 떨며 밥을 먹고 식당을 나오니 어느새 눈은 그치고 앞산은 새하얀 눈 모자를 썼다.

봄눈은 봄눈인지라 금세 녹아버리는 눈~


우린 다시 갈 길을 간다.

골목길 걷다가 어느 집 앞이 너무 예뻐서~

처음이자 마지막 단체 사진 한 장~^^


어느 집 간판인데 예뻐서 찍어왔다.

스무숲성당 실레마을공소

왜 들어가 볼 생각을 못 했을까나~ㅠ

다음에 가면 꼭 성당 내부를 들여다보고 와야겠다.

앞쪽에 있던 아름드리나무는 왜 베어내 졌을까나~

아마도 강촌역까지 가는 레일바이크?


이 레일바이크를 따라가다 팔미교차로로 향하는데 또다시 함박눈이 펑펑 내린다.




예기치 않은 눈에 옷이 젖어 들고 있어 걸음을 빨리해 굴다리로 피신해 있자니 또다시 눈이 그친다.

눈이 더 내렸으면 김유정역으로 되돌아가 따스한 차나 마시며 놀 요량이었는데 ^^

끝까지 걸으라는 소리인지 눈이 그치고 파란 하늘이 나온다.

멀리 보이는 금병산(651.6m)

왼쪽 높은 봉우리가 금병산 정상으로 보인다.


현재 시각 오후 2시 10분

파란 하늘이 나오고 있다.

이제 눈도 비도 그친 상태다.

우린 다시 걷는다.

빵야~

누군가 절묘하게도 세워 놓았네~불쌍한 곰 한 마리~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녹으며 햇볕에 반짝인다.

반짝 반짝 수정 구슬 같았는데~

눈으로 봤을 때는 무척이나 예뻤는데 카메라로는 표현이 안 되네~ㅠ

파란 하늘에 웬 우산이냐고요?

우산 말리는 중입니다. ㅋㅋ

게다가 봄 햇볕이 너무 따스해요~^^

먼데 산은 아직 하얀 모자를 쓰고 있지만, 햇볕이 따스해서 그야말로 봄봄~

봄눈 내린 흔적

산수유


산을 휘돌아 감는 길

난 이런 길이 참 좋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길

따스한 봄 햇살이 참 좋네~

언제 눈이 왔냐는 듯~

생강나무와 눈

응달에는 아직 얼음이 봄을 시샘하듯 버티고 있다.

도란도란 수다는 끝이 없고~ ^^

아쉽게도 길이 끝나가고 있네~

느릿느릿 수다 떨며 맛난 간식 먹으며 산모롱이 돌아돌아 강촌역까지 오니 오후 5시 07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