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6년 10월 14일 / 5시간 30분 소요.
코 스 : 상원사 주차장 - 상원사 - 적멸보궁 - 비로봉 - 상왕봉 - 갈림길 - 임도 - 상원사주차장 회귀
인 원 : 홀로 / 진부에서 이쁜 동행을 만나다.
교 통 : 동서울 - 진부 : 아침 7시 10분 , 11,800원, 2시간 소요
진부 - 상원사 : 아침 9시 40분, 2,320원, 30여분 소요
상원사 - 진부 : 월정사로 걷다가 중간에 히치해서 진부터미널까지
진부 - 동서울 : 오후 6시 25분, 11,800원, 3시간 소요
언제부터 가보리라 생각했던 오대산을 찾아 나섰다.
단풍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오대산이건만 가을 가뭄에 나뭇잎들은 메말라가고
붉은 단풍들이 곳곳에 있었긴 하나 그나마도 끝이 말려 올라가고 있었다.
안스러웠다.
새벽 5시에 깨어나 배낭에 식수와 먹을꺼리를 채워넣고
캄캄한 새벽하늘에 선명한 오리온 자리를 보며 5시 50분쯤 집을 나섰다.
동서울 터미널에 여유롭게 도착하여 진부가는 7시 10분 버스에 올랐다.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버스가 출발하고 금새 잠이 들었고 깨어나보니 평창 부근을 지나고 있는데
평창은 안타깝게 아직도 수해복구중이었다.
9시가 다 되었는데도 고속도로엔 안개가 자욱하다.
안개가 걷히면 날씨가 무척 더우리라 생각되었다.
안에 짧은 반소매 옷을 입고 온걸 무척 다행이라 생각했다.
9시 10분경 진부 터미널에 도착했다.
상원사 들어가는 버스가 9시 40분에 있었다.
나중에 보니 터미널 건너편에 식당이 문을 열었던데 아침을 먹을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 새벽에 나오다보니 아침이 부실했거든.
터미널에서 이쁜 동행을 만났다.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온 산객인데 오대산을 간다기에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
덕분에 하루종일 심심치 않아 좋았다.
이미 다녀간 곳이라면 욕심을 부려 진고개에서 소금강쪽으로 가보겠는데
오늘은 오대산이 처음이라 제일 많이 찾는 상원사 원점회귀 코스로 가보기로 한다.
유명한 상원사이지만 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아는만큼 보인다 했는데 아마도 내가 모르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상원사 구경을 하고 적멸보궁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아! 가을! 그 환한 빛속으로...
상원사에서 적멸보궁 오르는 길.
길에서 만난 이쁜 녀석.
도토리를 얼마나 빠르게 맛나게 먹는지 눈을 뗄수가 없었다.
메마름속에서도 드문 드문 만나는 단풍.
적멸보궁. 복을 비는 마음들이 가득하다.
화려한 단청과 날렵한 지붕선.
적멸보궁에서 비로봉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르고 계단이 많은 길이었다.
길지 않은 길이었지만 덥고 땀이 비오듯 흘러 고생 좀 했다.
능선에 오르면 그늘이 없을 것을 걱정하여 정상 오르기 약 200여m 아래서 돗자리를 깔고
등산화까지 벗어제껴둔 후 맛난 점심을 먹었다.
함께 동행했던 현아씨덕에 그 와중에도 따뜻한 커피까지 한 잔 할 수 있었다.
날이 좋아 산객들이 많았다.
모두들 정상석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는 탓에
증명사진 한장도 못찍고 정상석만 간신히 찍어왔다. ^^
능선상에서 본 늠름한 자태의 주목.
마른 가지들.
저 나무가지들은 모두 한뿌리에서 나왔다.
가운데 서 있는 작은 줄기는 꼭 늦둥이 자식 같은 생각이 든다.
옹기 종기 모여 사는폼이 꼭 한가족같다.
수없이 박힌 옹이에 숱한 세월을 안은 듯 보인다.
함께 동행하게 된 이쁜 산객. 현아씨.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선 눈부신 자작나무들.
마른 숲길.
거대한 참나무과의 나무.
상수리나무인지 신갈나무인지 난 구분 못하는데
우리나라 극상림지대에 있는 참나무는 대부분 신갈나무라고 한다.
오대산에는 거대한 나무들이 많았다.
단풍이 아름다워야 할 숲길에 마른 나뭇잎이 뒹굴고 먼지만 풀풀 나고 있었다.
그래도 아름다운 숲길이다.
원래는 두로령까지 갔다가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어디서 길을 잘못 들었는지 두로령 가기전에 임도로 내려서게 되었다.
상원사 주차장에서 북대 미륵암으로 가는 임도인데 장장 6km나 되는 지겨운 길이었다.
중간에 샛길이 있나 하고 열심히 찾아 보았으나 불행하게도 없었다.
먼지 풀풀 나고 간간이 차가 지나다니는 길을 재미없게 걸었다.
그나마 계곡 가까이 오면 이런 단풍들이 군데 군데 눈에 띄었다.
먼지 풀풀 나는 임도..조금 지겨웠던 길.
아침 10시 30분경 산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쉬엄 쉬엄 동행과 얘기도 하며 걷다보니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상원사 주차장에 내려섰다.
상원사에서 월정사 가는 길(8.8km)이 너무나 아름다워 약 2km쯤 걷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차 시간때문에 히치를 했다.
진부에 사신다는 젊은 부부가 우리를 태워주었고 너무도 알맞게 터미널까지 데려다 주었다.
고마웠다.
6시 25분 동서울행 우등버스를 무사히 탔고 9시 30분경 서울로 돌아왔다.
오는 길은 그다지 막히지 않았다.
예기치 않게 좋은 동행을 만나 심심치 않은 산행을 했다.
서로 아무것도 나눠가지지 않고 헤어졌지만 언젠가 산에서 또 만났으면 싶다.
눈이 오면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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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대중교통안내.
(진부버스터미널 033-335-6963)
동서울 - 진부 : 07:10, 08:15, 09:35, 10:50, 12:00, 13:05, 14:15, 15:25, 16:35, 17:45, 18:55, 20:05
진부 - 동서울 : 07:55, 08:40, 09:05, 10:20, 11:25, 12:35, 13:45, 14:55, 16:05, 17:15, 18:25, 19:35, 20:45
진부 - 오대산
06:20(월), 07:40(월), 08:30(상), 09:40(상), 10:50(월), 11:50(상), 12:50(상), 14:20(월),
15:30(상), 16:40(상), 18:30(월), 19:40(월)
(월)은 월정사까지만 가는 버스이고 (상)은 상원사까지 간다.
버스는 종점에서 10~15분 후에 되돌아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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