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 with 버디 & 소백팀
코 스 : 덕주사 - 마애불 - 영봉 - 동창교
일기예보에 의하면 구름이 많이 끼는 날씨라 했다.
산행하기 좋은 날씨가 되겠다는 내 생각은 동서울을 벗어나기도 전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들이 너울거리는데 이른 아침 햇살조차 무척 따가워보인다.
나는 연이어 5주째 산행중이고 버디와는 연 3주째 산행이다.
오늘은 지난 태백산때만큼이나 날씨가 청명 해 보인다.
이런 날은 새벽 산행을 하고 후다닥 내려와 계곡에서 놀면 딱 좋은데...^^
월악산을 가려면 대개 동서울에서 떠나는 오전 6시 40분 경기고속을 이용한다.
그 버스는 덕주사 주차장을 지나 송계리까지 가므로 덕주사나 동창교에서 월악산 산행을 시작하려면 그 버스를 타면 된다.
소요시간이 3시간으로 거리에 비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지만...
이번 산행은 제천에서 소백팀을 만나 이동했다.
월악산은 정말 오랜만이다.
특히 이렇듯 더운 여름즈음에는 처음인 것 같다.
땀을 비오듯 흘렸다.
산행을 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는편이 아닌데 이번 산행에선 물 1리터가 빠듯할 정도였다.
그나마 등산로는 영봉 구간만 빼면 그늘이 우거져 있으므로 모자를 쓰지 않고 산행을 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모자까지 쓰면 머리에서 나는 열을 발산하지 못해 훨씬 많은 땀을 흘리게 된다.
하산 후, 쿨맥스 티셔츠를 갈아입는데 얼마나 땀을 많이 흘렸는지 미처 발산되지 못한 땀들에 절어 있었다.
월악산 계곡들은 말라 있었다.
22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니 계곡물은 곧 채워지겠지만 너무 넘치게 오진 않았으면 좋겠다.
인자해 보이시는 덕주사 마애불.
내가 처음 이 마애불을 만났을 때 그 앞에 이런 저런 구조물이 없었는데 윗 암자에서 만들었는지
보기 흉한 구조물이 몇 년 전부터 설치되어 있다.
그 구조물을 피하느라 사진을 올려찍었더니 인상이 달라졌다.
좋아하는 사람 누가 있겠는가마는 내가 무척 무서워하는 철계단.
월악산은 말 그대로 악~! 소리 나는 산이다.
갈수록 계단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엔 동앗줄 하나 늘어져 있던데도 계단으로 변해 나 같은 사람을 더 힘들게 한다.
마애불을 지나 능선으로 올라서기까지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다.
영봉 코밑에 있는 계단들이 더 힘들지만 여기에 있는 계단들도 만만치 않다.
위 사진에 보이는 저 계단 끝에 서면 월악산 남쪽에 있는 산군들이 한눈에 보여 무척 시원스럽다.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월악산 주 능선.
북쪽으로 충주호의 모습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가뭄이기도 하려니와 장마철 대비로 물이 많이 없다.
월악산 영봉의 모습. 그 뒤로는 중봉.
월악산 서쪽으로 보이는 산군들.
위의 사진 몇 장이 저 봉우리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산골무꽃이다.
봄도 아닌것이 여름도 아닌것이...
봄꽃은 이미 지고, 여름꽃이 피기엔 조금 이르다.
덕주사 오름길부터 두리번 두리번 찾았지만 역시나 한 녀석도 보이지 않았다.
헬기장 가는 숲길에서 보랏빛 요 녀석들을 만났다.
반가웠다.
송계리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면 월악산 영봉까지는 1.2km다.
바로 올려다보이는 영봉이지만 올라가는 거리와 그 힘듦이 만만치 않은 구간이다.
겨울에 이 길을 오르내리고 나면 얼마나 긴장하고 힘을 주고 걸었는지 무릎이 시큰거릴 정도이다.
겨울 빙판이 아니라도 그 가파르고 끝간데없는 계단을 보고 있노라면 숨이 턱 턱 막힌다.
특히 한참을 내려섰다 다시 올라서는 그 가파른 계단은 보기만 해도 힘이 빠진다.
인간의 발길을 쉽사리 허하지 않는 도도함을 지닌 영봉이다.
그 힘든 구간을 올라서면 월악산의 주 능선이 저렇듯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월악산 영봉.
사람이 너무 많아 정상 표지석은 찍어오질 못했다.
영봉에서 바라보는 중봉 너머 충주호의 모습.
다음에 월악산에 오면 중봉 - 하봉 - 보덕암 코스로 내려서 보리라 생각한다.
6월의 신록.
월악산 능선 동쪽의 산군들.
소백산 능선을 걷다보면 남서쪽으로 월악산 영봉의 모습이 보일때가 있다.
아마 저 봉우리 어딘가가 소백산 줄기일 것이다.
월악산 능선 서쪽의 모습들.
동창교로 하산하는 코스는 가파르지만 짧아서 좋다.
겨울에 이 길을 내려올라치면 가파르고 그 미끄러움에 고생을 좀 하곤 했는데 와보지 못한 사이에 철 난간을 설치 해 두었다.
보기에는 흉물스럽지만 안전에는 좋을 것 같다.
동창교로 내려서 덕주사까지 2km의 길을 걷는다.
긴 산행 후, 평지를 걸으면 오히려 다리가 풀리는 느낌이 있다.
다시 제천으로 돌아와 맛난 저녁을 대접받고 8시 30분 버스로 서울로 돌아왔다.
여러가지 배려와 함께 해주신 소백팀에게 감사한다.
다음 산행을 기약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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