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7년 7월 14~15일 / with 달님, 오후님, 송탁님과 지언이 근일이, 오중렬님, 봄날 그리고 나.
스트레스가 많은 날들이다.
몸도 피곤하여 집에가면 곧바로 쓰러져 자기 일쑤지만 그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피곤한일이 많다.
극도로 예민해져 있고, 자그마한 일에도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토요일 산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지난달부터 예정되어 있는 산행도 근래에 무척이나 피곤해진 내 신경을 자극한다.
앞으론 산행 약속을 그리 쉬이 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내 몸의 컨디션에 따라 그 날의 날씨에 따라 가고 싶은 산이 있고 가고 싶은 때가 있는데
내 상황에 관계없이 오래전에 어느 날짜에 어느 산으로 정해져버린 산행이 그다지 내키지가 않는다.
산악회에 들지 않는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미명하에 발생되는 이런 부자유속에
나를 던져넣는 일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던가.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일을 배우지 못해서는 아니다.
다만, 좋아서 하는 산행이니만큼 산행만큼은 온전한 내 자유의지대로 움직이고 싶다.
게다가 비가 온다니 더더욱 그렇다.
산에서 만나는 비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비가 온다는 예보속에서 산에 가는 일이 내겐 달갑지가 않다.
난 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므로...
급기야 친하지도 않은 사람들과의 약속을 내쪽에서 깨트리고 만다.
미안하긴 했지만 당장 내가 힘들어 다른 사람까지 배려할만한 여유가 없다.
토요일 느긋하게 늦잠을 잘 요량이었으나 그것도 요원하지 않다.
일찍 나가서 캠핑 떠나기전에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겼으므로...
강변역에서 일을 보고 모란역에서 중렬오라버니를 만났다.
빠다는 일이 있다고 따라오지 않았다.
텅 빈 38번 국도.
태풍예보는 빗나간듯 하지만 아직 그 세력권 안에 있는지 동으로 갈수록 하늘에 구름이 많다.
일을 보느라 아침 일찍 나와 점심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다.
4시경에 도착했는데 무척 배가 고파 준비해 간 골뱅이부터 무쳐본다.
야채와 소스를 미리 준비해가서 소면을 삶기만 하면 되었으므로 금새 준비가 되었다.
일요일이 초복이라고 송탁님이 토종닭을 두마리나 준비 해 오셨다.
맛나게 백숙으로.....
골뱅이 먹고 바로 또 먹기에 돌입~~~
먹고 또 먹고....우리의 캠핑 목적은 아마도 먹기가 아닐까나..... ^^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도 캠핑족들이 많아 휴양림 야영장은 거의 다 차 있다.
우리는 제 1야영장 윗쪽에 자리를 잡았는데 내일 아침 해가 뜨면 그늘이 아니어서 덥겠지만
바로 옆에 계곡이 있고 자리가 넓직해서 나쁘지는 않다.
날봄이가 새벽 2시에 도착해서 저 타프를 혼자서 쳤다고 한다.
날봄아~~~~~각 나오는데~~~~~~~~~^^
밤이 되어도 모기나 날파리가 없어 좋았다.
아무래도 태풍 바람에 모두 날아갔나보다.
달님이 오시면서 그 유명한 대구막창을 사 오셨다.
막창 구우면서 술도 마시고...끊임없는 대화를 이어간다.
오늘의 주요 화제는 재테크.
은행원인 달님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 오후님의 얼렁뚱땅 주식하기부터 내 얄팍한 주식야그까지...
막가파(?) 오후님이 오시면서 병맥주를 박스채로 사 오셨다.
그걸 모두 마셔야 집에 간댄다.
먹고 마시고 수다떨기...띵가 띵가 캠핑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배도 부르고 술도 어느 정도 하고 나서는 모닥불가로 옮겨 차를 마시며 또 수다를 이어간다.
커피향도 좋고 쟈스민향도 좋다.
초저녁잠이 많은 나지만 수다떠는 재미에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잠자리로 기어 들어갔다.
일찍 일어나 새벽 산책을 하는게 내가 즐기는 일이지만 간밤의 수다로 너무 늦게 잠든데다
피곤하여 선뜻 일어나질 못했다.
7시가 넘어서야 일어나 늦은 아침 산책을 가본다.
벌써 햇살이 한 가득 들어온다.
작년에 보았던 종덩굴을 찾으러 제 2야영장쪽으로 먼저 가보았으나 불행하게도 만나지 못했다.
보고 싶었는데...
박달재 자연휴양림을 설렁 설렁 한바퀴 돌아본다.
경은사에도 가보고, 저 윗쪽의 산막 너머에도 가보고,
제 2 야영장쪽에도 가보고,
야생화단지가 있다 해서 거기도 가보고....별거 없었지만....
태풍이 온갖 먼지를 쓸고 갔는지 청명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한 낮에 햇볕이 내리쬐니 조금 더웠지만 시원한 맥주도 있고 시원한 수박도 있고
바로 옆에는 계곡도 있으니 견딜만했다.
달님은 그늘 아래서 독서중이시다. 한 권을 거의 다 읽고 가셨다.
나도 윤대녕 소설을 한 권 챙겨갔는데 1/3밖에 읽지 못했다.
오늘도 신청한 책이 두 권 왔는데....언제 다 읽을꼬.....
요즘은 책을 읽는 일도 쉽지 않다.
중렬오라버니와 날봄이와 지난 번 아침가리때의 설욕전을 위해 젠가 게임을 한다.
내참~~~~사람들이 말이야~~~~~~~~꼭 저렇게 쌓아놓고 말이야~~~~~~~~~~
0.몇 초 후에 와르르~~~~~~~~~~낄낄~~~~
중렬오라버니가 아래쪽을 빼다가 실패했다.
이 다음 장면을 찍었어야 하는데....카메라 모드 바꾸는데 실패해서....아까비~~~~
왜 동영상 찍을 생각은 못했을꼬....-.-
시원한 맥주에 좋은 사람들과.......편안함이 스미는 시간이다.
덕분에 내 신경도 조금은 가라앉았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날봄이의 망중한.
무엇이 부러울꼬~~~
놀다가 지치면 한 숨 자고.......자는것도 시시해지면 계곡에 가서 발 담그고 책도 보고...
그것도 심심해지면 또 무언가를 해 먹는다.
중렬오라버니가 점심을 위해 부대찌개를 준비중이다.
그 꼼꼼한 성격이 어디로 가려고~~~~~~~~~^^
증렬오라버니가 해주는 부대찌개는 모두가 인정할만큼 정말 맛있다.
국물 한 수저 안 남기고 싹~싹~긁어 먹었다.
와~ 날씨 좋~다.
야영장에서 바라 보이는 저 탑은 경은사 가는 입구의 바위에 서 있는데 올라가 볼 수는 없었다.
빠다와 버디가 오후 2시쯤에 버스를 타고 제천까지 와서 우리와 합류했다.
사람도 많지 않은데 맥주를 얼마나 비웠는지 모르겠다.
시원한 맥주 마시며 끊임없는 수다의 향연속으로....
박달재 자연휴양림은 시설면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렇게 야외 수영장이 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길수가 있는데 계곡물을 밤새껏 받아 두었다가
수영장으로 사용하고 저녁 6시경에 물을 빼고 다시 새로운 물을 밤새 받아 다음날 사용한다.
이번에 가보니 샤워장과 화장실도 정비를 다시 했는지 깨끗하고 좋다.
서울에서 멀지도 않고 38번 국도변에 있어 근접하기도 좋고 여러모로 괜찮은 곳이다.
점심을 먹고 달님이 먼저 떠나시고 우리는 감자전 부치고 수박 자르고...
라면까지 끓여 저녁을 해결한 후 저녁 8시가 넘어서야 휴양림을 빠져 나왔다.
광주에서 곤지암까지 밀렸지만 우린 밀리지 않는 길로 그곳을 우회하여 두어 시간만에 서울에 도착했다.
아직 머리도 몸도 너무나 피곤하지만 가족같은 편안한 사람들과의 1박 2일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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