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8년 1월 1일
코 스 : 북한산성 입구 - 계곡탐방로 - 약수암 - 위문 - 백운대 - 위문 - 약수암 - 북한산성 입구 원점 회귀
2007년 12월 31일 밤.
다른 때 같았으면 가족들과 함께 했거나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거나 했을터인데 이런 저런 이유로 그냥 집에 있었다.
얼마 전, 지인께 선물받은 달콤한 아이스와인과 함께...
생각보다 쓸쓸하지도 않았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며 33번의 절을 올리고(누군가에게가 아닌 그냥 나의 염원을 담아 세상에 보내는 절)
늦게서야 잠이 들었다.
2008년 1월 1일 새 해 아침.
일출을 보러 새벽에 북한산에 오르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혼자서는 무리라는 생각에
아침에 일어나 창문 열어놓고 건물들 사이로 구름속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았다.
그제도 해는 떴고, 어제도 떴고, 내일도 해는 떠오르겠지만 새 해 아침의 해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리라.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Miller Hemingway)의 태양에 대한 명언을 떠올리며 새 해 첫 해를 맞는다.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른다.
태양은 저녁이 되면 석양이 물든 지평선으로 지지만, 아침이 되면 다시 떠오른다.
태양은 결코 이 세상을 어둠이 지배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태양은 밝음을 주고, 생명을 주고 따스함을 준다.
태양이 있는 한 절망하지 않아도 된다.
희망이 곧 태양이다.
새 해 첫날 아침부터 밥을 먹지 않으면 1년 내내 그럴 것 같아 아침을 해먹고 책을 뒤적이다
12시가 다 된 시각에서야 배낭을 꾸려 북한산을 향해본다.
새 해 첫날이라 산객들이 많을 듯 하여 일부러 시간을 늦췄다.
백운대는 이런 저런 사람들이 많고 항상 정체되는데다 예의없는 사람들까지 많아 잘 가지 않지만
오늘은 새 해 첫날 기념으로 백운대로 향했다.
역시나 오름길 내림길에서 전혀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때문에 한참을 기다리거나 맘 상해야했고,
미끄러운 바윗길, 눈길에 크램펀(아이젠)같은 기본 장비도 없이 오르는 사람들때문에 맘 졸여야했다.
세상을 잘 살아가는게 그리 거창한게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작은 질서부터 지키고, 스스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며, 타인을 배려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날이 맑아 시계가 좋아 멀리 도봉산의 줄기들이 훤히 보인다.
오봉도 보이네~
만경대, 노적봉, 멀리 뒤로는 의상능선이겠지.
원효 능선.
백운대 북사면.
그림자 놀이. ^^
바위가 반질 반질....무척이나 미끄러워 아이젠을 하고도 조심스러웠다.
백운대의 태극기.
숨은벽 능선.
설교벽도 보이고...
이 추운 날에도 인수에 붙은 사람들이 있더라.
대단한 사람들~~~2008년 한 해도 안전등반 하시오~~~~~~
2008년 새 해 첫날의 산행이 나름의 의미가 있었다.
백운대에 한참을 앉았다가 짧은 겨울해가 서산에 눕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천천히 내려왔다.
건강하고 많이 웃는 2008년이 되기를 소망 해 본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세상의 중심.
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세상이 나를 따라 제대로 돈다고 한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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