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걷기 여행 - 홍천강 따라 3백리(7) : 팔봉리, 반곡리

dreamykima 2008. 2. 18. 16:07

날 짜 : 2008년 2월 16일 / with 노송님, 이반장님, 무비님, 여왕님

코 스 : 팔봉리(팔봉교회) - 반곡리 - 개야리 - 모곡리 약 23km

 

지난 번 종착지가 대명비발디였으므로 그 곳에서 시작을 해야 했으나,

강변을 따라 걸으려다 보니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길들이 명확하지 않고,

대중교통이 좋질 않아 시작점을 팔봉리로 잡았다.

 

양덕원에서 팔봉리 가는 버스로 갈아 탔고,

비발디셔틀을 타고 먼저 도착해 우리를 기다리고 계신 노송님, 모노톤님과 비발디에서 합류하였다.

 

이곳까지 오는 구간 구간이 모두 아름다운 길이었지만 이번 구간은 더 아름답다.

그 동안은 강에서 멀어져 돌아가는 길도 있었으나, 이 구간은 줄곧 강을 따라 걷는 길이라 더욱 그렇다.

지도에도 길이 명확히 나와있질 않고, 면사무소에 전화까지 해 보았으나 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해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걷고자 하는 길들이 모두 이어져 있었다. 

 

 오전 10시 27분. 팔봉리에서 버스를 내려 홍천강 지류를 따라 걷기 시작한다.

 팔봉산으로 가는 9번 지방도가 있지만, 내가 좋아하지 않는 길(차도)이라 멀찌감치 돌아서 강을 따라 간다.

 

 저 고개를 넘어가면 응달진 곳에 S자 길이라 위험해서인지 차량의 통행을 막아놓은 길이었지만

 우리같은 뚜벅이들이야 못 갈 곳이 어디메뇨~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게 아름다운 길이 아니련가~

 

 작은 고개를 넘어 굽이 굽이 S자 길을 내려가면 이렇듯 강과 조우한다.

 

 오른쪽 길 옆으로는 펜션촌이고, 왼쪽에 강이 흐른다.

 그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팔봉교에서 바라보는 강. 오른쪽 길이 우리가 걸어온 길이다.

 

 왼쪽으로 팔봉산을 끼고 팔봉교를 넘는다.

 

 멋진 기암괴석의 팔봉산.

 언젠가 오래 전 초여름에 한 번 올라가 본 적이 있다.

 봄이 오면 다시 한 번 가보리라.

 

 팔봉산의 멋진 자태.

 

 팔봉산을 뒤로 하고 강변을 걷는다.

 날씨는 좋았는데 강바람이 무척 찼다.

 

 

 강물이 햇살에 반짝 반짝.

 강 건너 보이는 곳이 홍천군 서면이다.

 

 겨울이라 유원지 식당들도 문을 열지 않아 서면까지 가서 자장면이라도 먹을까 했는데 다행히도 우리가 가는 길목에 식당이 있었고,

 전화를 드리니 점심이 가능하다고 해서 맛난 도리탕으로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찬은 많이 없었지만 주인아주머니가 손수 농사지으신 찬거리들이 식욕을 당겼다.

 토종닭 한마리가 우리들 뱃속으로 풍덩~

  

 점심이 길어져 오후 2시가 되어서야 다시 길을 나선다.

 빠릿 빠릿 가면 예정했던대로 4시 40분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갈 수 있겠으나, 내 비장의 무기(?^^)인 히치가 있으므로

 늦으면 어떠랴~~~했다.

   

 앞쪽에 새로 난 길에서 공사차량이 터널에서 나오는 흙을 싣고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어 먼지가 약간 나긴 했지만 무척이나

 아름다웠던 길이다.

 

 

 강 건너에도 강변길이 있다.

 만일 이 길이 연결된것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강 건너를 걷고 있으리라.

 

 앞에 보이는 산 중턱으로 난 길이 반곡에서 모곡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새로 난 다리가 연결된것을 확인했기에 이 길을 갈 수 있었다.

 

 여기까지가 반곡리이다.

 이 길 끝에 개야리로 넘어가는 새로 난 다리가 있다.

 

 점심먹고 3km쯤 걸었을 때 내 눈을 잡아끄는곳이 있었다.

 비닐하우스 집인데 굴뚝에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고, 하우스 앞에는 여러가지 장승들이~~~

 게다가 지붕에 멋진 캐리어 박스를 얹은 롱구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다.

 

 호기심에 들어가보지 않을수가 없어 노크를 했는데 사자머리를 한 멋진 주인장이 칡차와 커피를 내어주셨다.

 갈 길이 바빴지만 따뜻한 난로옆에서 맛난 차 한 잔에 이런 저런 수다를 떨지 않을수가 없었다.

 비닐하우스 집 이름은 '난민촌'?

 

 주인장의 허락을 구하지 않아 사진은 찍지 않았다.

 주인장 닉은 '불곰'

 담에 혹시 어디선가 만나면 반가우리라~

 

 다른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은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것이다.

 갈 길이 바빠도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 모두 붙잡고 이런 저런 몇 마디 얘기라도 나누고 돌아서는 것은 

 내가 적어도 그 여행중에는 그 들 속에 온전하게 속하여 소통하고 싶은 때문이다.

 멋진 경치는 굳이 가보지 않아도 볼 수 있지만, 사람과 소통하는 일은 내가 직접 부�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