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봄의 여행 - 10년 전의 추억을 찾아 가는 길

dreamykima 2009. 4. 27. 14:00

날 짜 : 2009년 4월 25 ~26일 / with 달님가족과 윤정이와 나

 

내가 오지를 찾아다니는 '오지여행'이란걸 시작한지 올해로 10년째가 된다.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내 손으로 내가 쓸 돈을 벌기 시작한때부터 시작한 나홀로 여행이 조금씩 심심해질즈음,

Daum에 카페란게 생겼다.

학교 때의 동아리 활동과는 여러가지로 달랐지만, 

10여년의 인연속에 이어지고 있는 인터넷 동아리의 끈끈함도 이제는 학교 동아리에 버금가는 결속력을 지니게 되었고, 

여행을 하면서 함께 자고 함께 밥을 해 먹고 하는 사이에 어느 덧 가족같은 정이 생기기도 하였다.

 

이번 여행은 내가 처음 이러한 여행을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갔던 오지마을을 다시 가는 여정이었다.

올해는 여행동아리가 10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여러가지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실만한 간식꺼리를 사서 배낭에 넣어두고는 마음이 설렜다.

마을이 어찌 변했을지 궁금했고, 아직 그 곳에 살고 계시다는 어르신들도 다시 뵙고 싶었다.

 

 

비가 오긴 했어도 여전히 개천엔 물이 귀했다.

그럼에도 파릇 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고 나뭇잎들은 연초록 이파리를 피워내고 있었다.

 

 

가능한 차도를 피해 오종종종 제비들의 꽃마중을 받으며 걷는다.

 

 

10년이란 세월은 그냥 흐르기만 한것은 아닐 것이었다. 

마을 앞에 예전엔 없던 널직한 길이 새로 생겨났다.

 

 

마을 초입의 느티나무

저 나무는 10년 전, 내가 이 길을 갈 때도 저렇게 굽어보고 있었을것이다.

 

나무의 옹이들은 나무들에게도 아픔이 있었다는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커다란 나무들의 옹이는 오랜 세월 풍상을 겪고 살았던 나무의 삶을 고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차를 타고 가면 금새 갈 길이다.

예전엔 비포장이었던 길들이 모두 포장이 되어 있었다.

 

좀 더 빠르고 편리한 것을 쫓아 우리가 내어준것들은 무엇일까~?

 

 

10여년 전, 차를 타고 물어 물어 갔던 길과 이렇듯 걷는 길이 사뭇 다르다.

 

굳이 느림의 미학에 관하여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지 않더라도 저 가슴속 깊은곳에 두고

가끔씩 꺼내어보는 그리움 같은 무언가를 잊고 살지는 않는건지...

 

 

 비록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 길이지만,

겨우 차 한대 지나가면 딱 좋을 그런 그림같은 길.

 

 

  

 

연초록 봄 빛이 가득한 길.

 

 

해가 떴으면 어땠을까~ 싶으면서도

회색빛 하늘 아래 차분히 내려않은 작은 길이 결코 우울하지 않고 즐겁기만 했다.

 

 출타중~

어느 집으로 가는 대문이다.

 

믿고 사는 세상~ 좋은 세상~^^

 

 

마을에 다달으면 보이는 풍경.

 

 

하얀 배꽃이 피어있는 마을.

버스에서 내린지 두어시간 반만에 도착하였다.

 

마을엔 없던 가건물들이 생겨 조금은 변화된 듯 보였으나, 주민들이 살고 계신 저 집들은 여전했다.

 

예전엔 24가구가 화전을 일구며 살던 마을이었단다.

박정희 정권 때 자기 땅이 있는 몇 가구만 남기고 가구당 40만원씩을 주어 다른곳으로 이주를 시켰다고...

 

가끔 방송도 타고 오지를 소개하는 책자들에도 소개가 되어 알려진 곳이 되었지만,

그 곳에 살고 계신 어르신들은 여전히 10여년 전, 그대로 사람을 그리워하시며 살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