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20121222~23] 황망한 소식에 놀란 송년여행

dreamykima 2013. 1. 9. 13:22

날 짜 : 2012년 12월 22일 ~ 23일 with 오지가족들(성인 16명 + 아이들 6명)

장 소 : 경북 문경시 궁기리

 

오랜만에 만나 토요일 저녁 새벽 2시가 넘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놀았다.

지난 1년 간, 힘들었던 일, 즐거웠던 일들을 서로 나누면서 2013년에는 좀 더 힘내서 즐겁게 살아보자고....

특히, 길 위에서 좀 더 자주 자주 만나자고 다짐하며 얘기 꽃을 피웠다.

우리들의 깔깔 거리는 웃음소리가 날아오르며 하늘에 닿았던지 밤새 소복하게 희디 흰 눈이 내렸었던가~

 

그 희디 흰 눈이 우리에게 오는 시각에 고문님께서는 생과 사투를 벌이고 계셨던 줄을 우리는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일요일 아침, 지난 밤 늦게들 잠들었음에도 일 때문에 일찍 길을 나서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7시에 기상했다.

이런 저런 음식을 준비하여 느긋한 아침을 먹고 맛난 커피까지 즐기는 평화를 누리던 시각에 울린 전화 한 통화,

고문님의 별세 소식이었다.

그 황망함을 어찌 말로 할까~

 

 동서울에서 문경과 가은을 거쳐 농암까지 가는 버스가 있었다.

하루에 세 번 있는데 느긋하게 준비하여 13시 10분 버스를 탔다.

오후 4시경에 농암에 도착하여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고 푸짐한 저녁을 위해 소화를 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약 5km 거리에 있는 마을회관까지 걷기로 했다.

 

 

 

 우리가 묵었던 마을 회관.

마을에서 농촌체험 등을 계획하면서 만든 곳인 듯 하다.

커다란 거실겸 주방에 널찍한 방이 4개인데 정말 편하게 하룻밤을 쉬었다.

 

 

 

 

 

 

 

 

 

 

 아침을 먹고 곧바로 출발을 해야지~했다가

준비도 안된 곳에 가봐야 그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소리에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하고

궁기리 마을 구경에 나섰다.

 사진 오른쪽에 있는 한칸짜리 작은 집이 밑의 사진에 보이는 할머님께서 사시는 집이다.

겉보기에는 허름했어도 안으로 들어가니 깔끔하고 예쁘게 도배도 되어 있고,

무엇보다 윗풍이 없는 집이라 혼자 살아가시는 어른을 위해 다행이다 싶었다.

 아들, 딸네 오면 준다고 준비하셨다는 메주들.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고 온통 나이드신 분들이라 누구 하나 감을 딸 사람이 없어

엄동설한에도 고대로 붙어있는 감들.

덕분에 궁기리 '새'들은 굶을 일은 없겠다.

그래서, 세상 사,

 모두 좋은 것도 모두 나쁜 것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