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산에 들다

[20191005] 천마산역-천마산-과라리봉-복두산-오남저수지를 걷다.

dreamykima 2019. 10. 7. 15:09

날 짜 : 2019년 10월 05일 

코 스 : 천마산역 - 천마산 - 과라리봉 - 복두산 - 오남저수지 : 15.3km


몇 년 전에 버디녀석이랑 둘이서 다녀왔던 길이다.

다시 가 보고 싶을 만큼 재미있는 능선길이었는데 혼자서 가기엔 너무 외지고 사람이 없는 곳이어서 벼르고만 있다가 

마침 좋은 기회라 흔쾌히 따라나섰다 왔다.

그때 다녀온 철마산길보다 복두산 길이 더 좋은 듯하다.


표지판엔 꽈라리봉이 아닌 과라리봉으로 나온다.


아침 8시 집을 나서면서 확인해 본 일기예보 상에는

천마산에 오후 3시경 잠깐 비가 지난다고 했는데

왜 10시 30분 천마산역을 출발할 때부터 비는 내리는지~


기상청은 중계 말고 예보를 좀 하시라고요~어휴ㅠㅠ


천마산에서 과라리봉 가는 계단 길 아래 너럭바위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다행히도 그때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김종해 시인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는 시를 무척 좋아하는데 여기 적힌 시도 참 좋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詩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봄의 초록과는 다른 채도의 가을의 초록

복두산

산을 의미하는 그림문자가 참 정겹다.

 방창(方暢) / 김용택


산벚꽃 흐드러진

저 산에 들어가 꼭꼭 숨어

한 살림 차려 미치게 살다가

푸르름 다 가고 빈 삭정이 되면

하얀 눈 되어

그 산 위에 흩날리고 싶었네


복두산에서 오남저수지 방향으로 보이는 전망이 아주 좋다.

왼쪽으로 롯데타워도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남산타워도 보이고

사진상에는 없지만 백운대와 인수봉도 보이고~


오래전에 철마산까지 걸어보았는데 갈 기회가 없다가 비가 오는 와중에도 잘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