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5년 3월 5~6일 / 동호회 사람들과
코 스 : 대관령 자연 휴양림 - 성산 - 대기리 - 왕산리 - 닭목령 - 송천 - 구절리
4일 새벽부터 영동지방에 기습적으로 눈이 내렸습니다........뉴스 한토막이다.
폭설이 내렸다.
고속도로에서도 차들이 엉금 엉금 기었다.
강원도로 가는 길가에는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울 직원들은 배낭을 들고 출근한 나를 보고,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아니....그렇게 눈이 많이 왔다는데 위험하게 거길 왜?
그러게.........왜 갈까?
그렇게 눈이 많이 왔다는데,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대관련자연휴양림.
서울에서 가깝지는 않은 거리지만, 길 좋은 고속도로로 갔다면 오늘 같은 날은 밀리지 않아 금새 갈 길이지만 다들 고속도로를 거부한다.
이상한 사람들이다. ^^
구도로와 국도를 빙빙 돌아 돌아 가면서 무슨 배짱들인지 체인도 하지않고 엉금 엉금 기고 미끌리고 견인바로 잡아 끌고 온갖 이벤트끝에 휴양림 앞 마을인 어흘리에 도착하니 점심먹고 떠난 길이 어느 새 캄캄해졌다.
어흘리에서 휴양림까지는 약 2km정도 되는데 잠시의 평지를 지나면 지속적인 오르막길이다.
대관령자연휴양림은 산 중턱에 있다.
마을 입구를 지나 우측으로 도는 미미한 15m정도의 오르막길을 먼저 대장님의 갤로퍼가 치고 올라섰다.
눈이 없다면 4륜 구동 차들에겐 오르막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길이었다.
그럼에도 눈이 워낙 많이 쌓여 있어서 조심스럽게 진행한다.
아직 모두들 체인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정도쯤이야.....
다음으로 폴님의 무쏘가 따라오는데 우측으로 도는가 싶더니 맥을 못추고 미끌린다.
그 뒤로는 코란도 2대 무쏘 한 대. 레토나 한 대가 따라오고 있다.
"어~ 저 차 왜저러냐."
몇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무쏘는 미끌리고 말더니 뒷 바퀴가 눈밭에 빠져 헛돌고 있다.
아뿔사!!! 4륜이 안먹는댄다.......
흐미~~~~이 야밤에 여기서 어쩌자고.....
할 수 없이 갤로퍼가 후진하여 견인바 꺼내어 걸고 당겨 보았으나 이미 왼쪽 뒷바퀴가 눈밭에 빠진데다 무거운 무게를 자랑하는 무쏘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갤로퍼가 미끌리고 있다.
다들 요리 조리 고심하는 중에 휴양림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제설작업도 못하고 휴양림 직원들도 눈때문에 퇴근을 못하고 있는 지경이니 우리보고 오지 말랜다.
설상가상.........기가막혀라~~~예까지 우찌 왔는데 오지말래.....
우리는 모두 4륜 구동차들인데다 장비가 다 갖추어져 있어 충분히 갈 수 있으니 무조건 기다리라고 큰소리(?)를 쳤다.
온갖 시도끝에 갤로퍼를 반대로 돌려 윈치까지 사용 한 후에야 무쏘를 끌어올렸다.
무쏘가 속수무책으로 미끌리고 눈밭에 빠지고 하는 와중에도 그 무쏘안에는 2살짜리 어린 꼬맹이와 그 엄마가 타고 있었다.
자칫 겁을 내야 할 상황일수도 있는데 너무도 태연(?)하다.
하긴 나도 그 옆에서 CB통역하며 재밌어하고 있었다. ^^
윈치로 끌어올려진 무쏘는 갤로퍼에 견인바로 연결되어 한 300~400여m를 끌려갔다.
이 때까지는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이 아닌 비교적 평탄한 길이어서 문제가 없었는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본격적인 오르막길의 시작인데다 제설작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눈길이어서 중간에 서지않고 탄력을 받아야만 휴양림까지 온전하게 갈 수 있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갤로퍼로는 무쏘를 끌기가 버거웠다.
휴양림에서는 무슨 사고라도 날까봐 겁을 내며 계속 오지 말라 오지 말라 하니 몇 대는 먼저 올라가고 4륜이 안되는 무쏘는 또 다른 무쏘에 의해 끌려서 휴양림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휴우~~~
나는 먼저 휴양림으로 올라갔기 때문에 나중에 어떤 쇼를 벌이면서 무쏘가 무쏘를 끌고 왔는지는 모르겠다. ^^
다른 사람들은 이런 때 차를 적당한 곳에 주차 해 두고 휴양림으로 올라갔을지 모른다.
하지만 다들 무슨 고집들인지 절대루 그러지 않는다.
이런 재미 없으면 여행을 못 다니는 사람들이다.
컴컴한 밤인데다 솔직히 조급은 급박한 상황도 있었기에 사진 찍을 생각을 못했다.
하긴 내 똑딱이 디카로는 어림없는 것이었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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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었던 대관령 휴양림 휴양관 앞 계곡의 모습.
삼각대가 없어서 흔들렸다.
그나마 자동 똑딱이 디카가 이정도로 찍어주는것만도 감사 또 감사하다. ^^
그렇게 힘들게(?^^) 왔지만 이런 눈을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야밤에 찍은 휴양관의 전경. 이쁘다.
우리는 원래 더 윗쪽의 산막을 예약했는데 휴양림에서 차를 가지고 그 곳까지 가는걸 결사반대했다.
우리가 오기 전 어떤 차 한대가 우겨서 올라갔다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직원들이 고생을 좀 한 모양이었다.
하긴 눈이 정말 많이 쌓였긴 했다.
우리는 그런 차들하고 다르다고 항의 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그렇다고 그 많은 짐들을 꺼내어 들고 올라 갈 수도 없는 상황이라 방을 바꿔 아래 휴양관에 묵었다.
눈이 너무 많이 온탓에 예약취소가 많았는지 휴양림은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비어있었다.
언제나처럼 일찍 일어나 산책을 나갔는데 전혀 러셀이 되어 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휴양관 근처에서만 왔다리 갔다리...
아침에 찍은 계곡의 모습.
엄청나게 내리던 눈은 이미 그쳤고 햇살이 퍼져 들어오는 것을 보니 오늘 날씨는 맑을 것 같다.
저 햇살이 가득 밀고 들어오면 눈이 부실 듯 하다.
아침에 찍은 휴양관 모습.
우리는 1층 오른쪽 활엽수방에 묵었다.
하늘이 새파랗다.
날씨가 좋을 것 같다.
햇살에 반짝이는 새하얀 눈이 더욱 더 희고 눈부시다.
빛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계곡의 모습.
어흘리였던가...
대관령 휴양림 입구에 있었던 마을 전경.
진행하고 있는 문제의(?^^) 무쏘.
휴양림에서 서둘러 제설작업을 해 두기도 했고 계속 내리막길이라 그런지 별 문제없이 내려왔다.
대관령 휴양림 나와서 성산을 거쳐 왕산리, 대기리로 가기전 도로에 일렬로 늘어선 차량들.
앞으로부터 대장님의 갤로퍼, 코란도, 무쏘, 무쏘, 레토나, 코란도.
그러고보니 다들 순정타이어가 아닌데 문제의 무쏘만 순정타이어였던 듯 싶다.
휴양림에서 나와 성산에서 강릉저수지를 끼고 도는 국도는 이미 제설작업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강릉저수지를 끼고 돌아 왕산리에서 닭목령으로 가는 길은 제설작업이 전혀 되어 있지 않고 지나다니는 차들도 없다.
도중에 화물칸에 눈을 잔뜩 실은 트럭 한 대와 교행하는 차 두어대를 만났을뿐이었다.
차가 다닌 흔적은 있지만 아직 눈이 많이 쌓여있고 닭목령을 넘어가야 하니 지속적인 오르막길이다.
지난밤엔...
잠시 문제가 있는거겠지...내일이면 괜찮아지겠지...했던 무쏘가
계속 4륜이 되지 않고 초반부터 미끌렸다.
계속 미끌어지는 무쏘를 구한답시고 가던 코란도도 눈길에 장사없는지 뱅그르 돌더니 눈밭에 빠지고..
윈치로 잡아당기던 대장님의 갤로퍼도 미끌리고...
이 고개 무사히 넘어 구절리까지 갈 수 있을까?
점심은 제 시간에 먹을 수 있는겨?
하긴 나중에 구절리로 넘어가는 송천계곡 오프로드에서 벌어졌던 이벤트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었다.ㅋㅋ
그럼에도 그 옆에서 다른 사람들은 뭘 했을까.
열심히 썰매타더라. ^^
반대편으로 올라가야 할 길에 다들 미끌어진 차를 구하러 가느라 내려가고 있다.
어찌나 미끄러운지 가만히 서 있어도 차가 미끌린다.
결국은 코란도에 체인을 감아야만 했다.
아니...저런 길을 체인도 없이 힘으로 올라가려고......ㅎㅎ
견인바에 하이리프트잭에 윈치에....왼갖 장비들은 다 나왔다.
순정 무쏘에도 약간 크긴 하지만 다른 무쏘의 체인을 빌려 감기로 했다.
맞지 않는 체인소리 차안에서 들어본 적 있는가?
장난 아니더라. ㅋㅋ
그 체인이 무얼 건드는지 소리가 너무 요란하여 차 그대로 퍼져버릴까봐 무지 걱정되었다.
오른쪽 옆에 쌓인 눈이 보이는지...
다른 분들 체인 감을 때 난 바퀴 옆에 있는 눈 퍼고 있었다.
나 어제 눈삽질 많이 했다.^^
코란도와 무쏘에 체인을 감고 난 후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닭목령을 무사히 넘어 대기리까지는 가뿐하게(?) 달렸다.
물론, 무쏘는 계속 끌려다녔다.
닭목령에 도착해서 기념사진을 찍었으나 다들 초상권 침해라 난리낼까봐 올리는 건 참는다.
참고로, 사진에선 문제의 무쏘 주인이 제일 잘 나왔다. ^^
대기리를 지나 우측으로 3km쯤 달리는 길은 제설작업이 되어 있고 햇살도 따스하게 비추이고 있어 눈들이 제법 녹고 있다.
이 길이 송천을 만나면 좌우로 갈라지는데 좌측으로는 횡계로 올라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송천을 가로질러 직진하면 정선 구절리로 들어가는 길이다.
입구부터 공사중인 길이다.
당연히 아직 포장도로가 아닌 오프로드다.
아마 종량동부터 포장을 하여 번듯한 길을 낼 모양인 듯 싶었다.
물론, 눈이 없었다면 이 정도의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은 우리에겐 고속도로나 다름없다. ^^
그러나, 눈이 어림잡아도 20cm 이상 쌓여 있고 제설도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오프로드는 결코 녹녹치 않은 길이었다.
새터 갈림길에서 종량동 포장도로까지 송천을 따라 가는 길은 대략 15~6km정도다.
쌩쌩 달리면 아무리 구불 구불한 길이라도 20~30여분이면 빠져나올길이었지만 우린 몇 시간을 그 곳에서 보냈다.
그 길을 진행하는 동안 차 여섯대 중 갤로퍼 무쏘 코란도가 눈 속에 빠졌다.
차가 빠지거나 말거나, 도무지 집으로 갈 생각들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아무도 흔적을 남기지 않은 하얀 눈밭을 보더니 벌러덩 누워버린다.
눈 삼매경에 빠져버리다.<나? 물론, 아니다. 난 사진찍는 중 ^^>
묻어~~~~~~~^^
요즘 애들도 이러고 노나? ㅎㅎ
내 저럴줄 알았다.
처절하게(?) 당하다.
복수전인가?
누가 묻혔나?
좀 심하게 묻었다. ㅋㅋ
아! 처절하다......
이 때 당한 것을 두고 두고 두 주먹 불끈쥐며 분개 해 했다는 후문이.....ㅋㅋ
한 편의 수묵화.
난 겨울의 산 능선을 좋아한다.
여름의 초록은 눈을 시원하게 하지만 우거진 나무로 인해 숲을 제대로 볼 수 없고 산세 또한 가늠하기 어렵다.
현재, 무쏘가 오르막길을 치고 올라오지 못해 모두 주차 해 있는 상황이다.
대장님의 갤로퍼는 20여m 앞서가다 왼쪽 앞바퀴가 눈밭에 빠지는 바람에 열심히 눈 푸고 결국은 체인 감고 뒤로 후진해서 무쏘를 구하러 간 상황.
휴~
그 와중에도 눈싸움은 그치질 않는다.
드뎌 갤로퍼가 눈속에서 탈출하고 무쏘를 견인바로 끌고 있다.
이렇게 견인바로 종량동 포장도로가 나올때까지 끌었다. 에고 에고....
대장님과 폴님의 팀웍이 아주 좋았다.
고갯길 이벤트.
마지막 이벤트였다.
상당히 가파른 길이었다.
처음부터 걱정되더니 역시나~~~
대장님의 갤로퍼 꽁무니는 현재 커다란 나무에 보조자일로 연결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
보이진 않지만 왼쪽으로 전신주에 견인바가 연결되어 있고
갤로퍼의 윈치와 견인바 그리고 무쏘.
이렇게 삼각구도를 이용해서 무쏘를 경사진 고갯길에서 끌어당기고 있다.
길이 상당히 급경사였던데다 굽은길이었으므로 이런 삼각구도가 아주 유용했다.
무쏘 무게 만만치 않다.
갤로퍼가 보조자일로나마 나무에 매여있지 않았다면 무쏘에 끌려갔을 상황.
다행히 자일은 끊어지지 않고 잘 버텨주었다.
왼쪽 두 사람은 우리팀이 아니다.
ATV를 끌고 여길 넘어가던 사람들인데.......
우리가 하는양이 너무 재밌었나? ^^
하긴 그 추운데 중무장을 하고 ATV를 끌고 여길 넘어오던 그들도 멋졌다.
휴~~
드뎌 종량동 포장도로에 섰다.
눈과 사투(?)를 벌인 긴(?) 오프로드가 끝났다.
얼어붙은 오장폭포 앞에서.....
왼쪽에 서 있는 ATV 땜시 찍었다.
벌어지는 이벤트들마다 극적이라 그걸 해결하고 즐기느라 배고픈줄도 모르고 있다가
구절리로 들어가 적당한 터에 자리를 잡고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늦은 점심을 해결했다.
다들 굶기니 잘 먹더라.
느즈막히 먹는 떡라면과 군만두는 얼마나 맛났던지...
5시가 다 되어서야 돌아오는 길은 밀리지도 않았고 다들 피곤해하면서도 안전하게 잘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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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내린 폭설.
2004년에도 3월에 폭설이 내려 고속도로가 막히는 일이 있었다.
요 몇 년 사이 때 아닌 기상이변이 많아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그 한곳만을 바라보고 살 수는 없는 것 같다.
해뜨는 날 우산장수와 비오는 날 짚신장수의 희비가 엇갈렸듯 우리의 삶에도 그런 희비의 곡선은 수없이 많다.
타인의 아픔이 내 기쁨이 되는 일은 없어야겠지만, 우리는 때때로 무의식적으로 그러고들 산다.
즐거운 시간 보내고 왔지만 피해상황들을 보면 나도 마음이 아프다.
애써 변명처럼 몇 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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