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05년 5월 5일
장소 : 문경새재 : 문경읍 - 제 1관문 -3km - 제 2관문 - 3.5km - 제 3관문 - 2km - 소조령 - 수안보
시간 : 너무 널널~
인원 : 소영, 은주, 경희, 나.
교통 : 동서울 - 문경 (점촌 행 고속버스) : 7시 50분 10,600원
문경 - 새재 앞 : 택시 5,000원(버스비는 1,300원)
소조령 - 수안보 : 버스 950원
수안보 - 동서울 : 오후 5:40분 9,900원
비가 온다는 예보에 새벽에 일어나 창문을 열어보기까지도 기연가미연가 했다.
다행히 날씨가 괜찮아 보인다.
그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싸고 배낭을 둘러메고 6시가 채 되기전에 집을 나선다.
일하러 가래도 그리 할까 싶은 생각에 혼자서 웃었다.
7시 10분. 점촌 행 버스에 탑승하려 했으나 문경을 거쳐가지 않는다는 말.
허거덕~
문경시외버스터미널에 전화까지 해서 확인한 바로는 점촌을 가는 버스들은 무조건 문경을 거쳐간다 했건만 문경을 들러 점촌으로 가는 버스는 1시간에 1대꼴이다.
1시간은 더 잘 수 있었는데.....를 연발하며 수다를 떨다 7시 50분 버스에 탑승.
세상모르고 못다 잔 잠을 보충하다 9시쯤 깨어보니 버스는 시원하게 뚫린 중부내륙고속국도를 내 달리고 있고
창밖으로 아직 지지 않은 붉은 복사꽃(?)들이 간간이 보인다.
연초록 산빛이 너무 예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창밖을 응시한다.
길가에 붉은 철쭉들은 아주 흐드러진다.
지도를 꺼내들고 월악산이 보이지 않나 두리번거리다가 멀리 속리산 자락의 뾰족한 바위군상들을 보았다.
속리산....언젠간 가봐야지.....
몇 개의 터널을 지나 연풍을 지날때쯤 드뎌 조령산 줄기도 보이고 주흘산도 보인다.
조령산 못지않게 주흘산도 멋지다.
오늘 말고도 이쪽으로 자주 올일이 생길 듯 한 형세를 가진 곳이다.
2시간이 걸린다던 문경엔 1시간 40여분만에 도착을 했다.
버스를 찾아보니 10분후에 새재까지 가는 버스가 있지만 버스비 1300원이란다.
택시를 찾으니 5000원이라네.
어디를 보든 이쁠때다.
참 좋은 계절에 참 좋은곳에 찾아든 것 같다.
매표소(입장료 1900원)를 지나 너른 흙길이 계속인데 살수차가 지나다니면서 물을 뿌리고 있다.
흙이 부드러워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언니들 둘이 결국엔 등산화를 벗어들고 걷기 시작한다.
양 옆으로 물이 흐르고 있어 언제든지 발을 씻고 신발을 다시 신을수가 있으므로 참 좋은 것 같다.
오전 10시.
매표소를 지나 얼마 안가서부터 들꽃들이 눈을 잡아 끌기 시작한다.
민들레, 미나리 냉이, 줄딸기, 애기똥풀, 봄맞이꽃, 제비꽃,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들꽃들.
10시 20분쯤 제1관문인 주흘관을 지난다.
철문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육중한 나무문에 안쪽으로 두꺼운 철판을 덧대어 놓았다.
아마도 적을 막기위한 장치였으리.......
안쪽으로 고리가 만들어져 있는데 고리하나에도 멋을 내어 만들어 놓았다.
고리받침이 꽃무늬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드라마 촬영 세트장이 있지만 우린 그냥 지나친다.
그보다는 길 옆에 죽 늘어 서 있는 공적비들과 그 옆에 심어놓은 야생화들에 눈이 간다.
공적비는 지난 번 고창읍성 여행 때 들은 바에 의하면 그 생김에 따라 공적의 높고 낮음을 따질수도 있다고 한다.
지방의 관리가 일정기간이 지나 떠날 때 백성들이 그 관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하여 세우는데 제법 크고 멋을 내어 만들어 놓은 공적비는 그만큼 관리가 백성들에게 신망을 얻는 정치를 했다고 할 수 있다 한다.
물론, 못된 짓을 많이 하고도 본인의 공적비를 크고 멋지게 세우는 관리도 있었는데 자세히보면 그곳에도 어딘가 흔적을 만들어놓아 후세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도록 했다고 한다.
그 옆에는 은방울꽃이 그 앙증맞은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다.
들꽃에 눈길을 주랴..사진 찍으랴...앞 뒤로 돌아보며 풍경 바라보랴....계곡의 물고기 찾아보랴....
걸음이 자연 늦어진다.
오늘 걸어야 할 거리는 약 10km가 못된다.
시간도 넉넉해서 부담이 없다.
그냥 소풍나온 기분으로 천천히 두루 두루 구경하며 걷는다.
왼쪽 옆으로 마당바위 표지판이 있어 약 50여m 들어가보니 넓고 평평한 바위가 있는데 그 곳에서 바라다 본 조령산의 산빛이 얼마나 이쁜지.......
또한 뒤로 보이는 잣나무 숲이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다.
11시 30분경 교귀정.
교귀정의 하늘로 살짝 솓구친 날렵한 지붕선이 멀리 조령산의 능선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이런 풍광좋은 곳에 이런 멋진 정자를 지어놓고 관찰사 업무의 인수 인계를 하였다니 그 일이란게 과연 제대로 이루어졌을까나? ^^
교귀정 위에서 바라다 보이는 주흘산의 능선이 너무도 예쁘다.
마당바위, 교귀정, 용추.....온갖곳을 다 들리며 왼갖 해찰을 해대니 걸음이 빠를리가 없고 오늘은 이 느림을 즐기기로 한다.
12시 10분경. 조곡폭포.
옆에서 보고 그냥 폭포려니 했는데 정면으로 보니 삼단폭포다.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쏟아져 내리고 있어 멋스럽다.
그 아래 서니 서늘한 냉기가 서려진다.
12시 20분. 제 2관문 조곡관.
배가 몹시 고파 잠시 간식꺼리로 허기를 면했다.
이렇게 맛있을줄 알았으면 도시락을 든든히 싸오는건데........
경치좋은 곳에서 밥맛도 좋을것을......아쉽당.
알록제비꽃, 병꽃나무, 벌깨덩굴, 나도개감채?, 싸리냉이, 구슬봉이, 콩제비꽃 등 등......
여긴 야생화 천국이다.
다행히 길가에 있으면서도 사람 손을 타지 않는 듯 싶다.
아니 우리 아닌 다른 사람들은 이런 들꽃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다행이다.
제2관문까진 완만한 평지같은 길이었다면 제3관문 가는 길은 약간은 오르막길이다.
물론, 힘들정도는 아니다.
<두 사람이 영화의 한 장면 같다고 무지 좋아했던 사진^^>
오후 2시. 제3관문 조령관.
6.5km밖에 되지 않는 길을 온갖 해찰속에 4시간이나 걸려 도착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계절에 아름다운 곳에 들었던 듯 싶다.
서로들 가을에 꼭 다시 오자 한다.
버스정류장까지 약 2km다.
다행히 3시 15분 수안보 가는 버스(950원)가 있어 얼마 기다리지 아니하고 바로 수안보까지 이동했다.
늦은 점심에 다들 배가 고파 찾아 든 향나무식당은 음식맛이 깔끔하고 맛있었다.
소주도 한 병 시켜 한 잔씩 나눠먹고 한 두방울씩 떨어지는 빗방울을 즐기다가
5시 40분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니 7시 40분이다.
경상도까지 다녀왔는데 떠난지 12시간만에 서울로 돌아왔다.
정말 길이 많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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