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가을 여행 - 다시 찾은 명달리.

dreamykima 2006. 9. 4. 14:38

날 짜 : 2006년 9월 2~3일 / 신사님, 무지개님, 대진씨, 송탁님가족, 봄날, 경희, 소희와 함께.

 

여름 지나고 사람들이 좀 뜸해진 틈을 타 다시 찾은 명달리는 지난 번과 달리 지저분했다.
더운 여름 이 사람 저 사람 들고 나면서 빚어진 결과리라.
모닥불 자리. 담배꽁초들. 깨진 병조각들. 일회용품들 등 등...
다시는 안 올 생각들을 했던가.
이렇게 지저분해지면 다시 찾기에 힘들터인데 왜 그런 생각들을 안하고 사는지...

 

지난 번과 같은 자리에서 캠핑을 했다.
벌써 아침 저녁 기운이 서늘해진 탓인지 우리처럼 캠핑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오리털 침낭속에 푹 파묻혀 자다시피 했다.
지난 번과 달리 상당히 서늘했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약간 추울 정도였다.

 

낮에도 밤에도 하늘이 정말 예쁜 주말이었다.

 

잠이 오지 않아 밤 12시 넘어 산 쪽으로 잠시 산책을 했는데
가로등도 하나 없는 산 길에 만월(滿月)이 되어 가고 있는 달빛이 형형하고
은하수와 더불어 별빛이 초롱 초롱했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들었기 때문에 아침에 선뜻 일어나질 못하고
6시 반쯤 잠시 깨어나 텐트를 열어보니 새벽 숲에는 벌써 햇살이 스며든다.
아직은 여린 아침 햇살들은 나무 줄기를 휘감은 담쟁이 덩굴 속으로 스멀 스멀 스며든다.
마치 아지랭이가 피어오르는 듯 아련하다.
시간이 갈수록 햇살은 강해질터이고 새벽 숲의 아련함은 사라지고 말리라.

 

맛이 있든 없든 무언가 끊임없이 요리를 하고 끊임없이 먹는다.
먹는것도 지치면 개울가에 발 담그고 책도 보고 타프 아래 야전침대에서 늘어지게 낮잠도 자본다.
아이들을 데리고 계곡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기고 하고
또 그러다 지치면 또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 먹는다.

 

다들 음식 남기기를 싫어하므로 한정되어 있는 음식 재료를 가지고 온갖 퓨전요리들을 만들어낸다.
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하여 볶은 대파를 군만두와 함께 먹기도 하고
십자로 썬 양배추 속에 베이컨을 넣고 찜을 쪄 내기도 하고
신 김치에 대파 깻잎을 넣고 밥을 볶아내기도 하고...

 

띵가 띵가 날봄이의 캠핑 컨셉에 맞추어 늘어지게 보낸 주말이었다.

 


6번 국도 달리는 차 안에서 본 하늘.

 


서종면으로 들어서면서 철길을 건너며 올려다 본 하늘.

 


우리의 캠프지에서 올려다 본 하늘.

 


날도 더운데 날봄이가 나무를 해야 한다며 끌고 갔다.

땀 삐질 삐질 흘리며 죽어 넘어진 나무를 끌어다 톱으로 썰고 도끼로 쪼개어 마르라고 쌓아 두었다.

 


이제는 송탁님하면 떠오르는 송탁님표 바비큐.

저 안에는 커다란 토종닭 한마리가 노릇 노릇 통째로 구워지고 있다.

 

촛점 빗나간 꽃며느리밥풀.

문제있는 디카에 문제있는 주인이다.-.-

 


짚신나물. 이젠 안 잊어버린다. ^^

 





돌아오는 길 위에서 본 하늘 모습들.

시시각각으로 또는 빛에 따라 제 각기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