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6년 8월 27일
일요일 지인을 따라 경기 북부 민간인 통제선 바로 아래 최 전방 길을 탐방하고 왔다.
자유로에서 출발하여 임진강을 따라 오르다가 강을 넘고
민간인 통제선 바로 아랫 길들을 돌아 철원을 지나 한탕강을 건넜다.
처음엔 화천 춘천까지 돌 예정이었지만 이곳 저곳을 돌다보니 시간이 부족하여
그곳까지는 가지 못하였다.
빠르고 좋은 국도를 따르지 않고 구불 구불한 지방도를 따라 도는 길은 정겹다.
잘 정비되어 있는 국도의 빠름이 좋을 때도 있겠지만
때로는 구불 구불한 작은 길들을 지나
그 속에 우묵하게 들어 앉은 작은 마을들을 지나고
작은 개천을 지나
논두렁 밭두렁 옆길을 돌아 돌아
살아가는 냄새 풀풀 나는 그런 길들이 그립다.
무엇이든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곰삭어야 제맛이 난다고 하지 않던가.
길 또한 그런 것 같다.
태고적부터 있어 온듯한 길.
산을 깎거나 터널을 뚫어 반듯하고 빠르게 만든 길이 아닌
산의 굴절을 따라
강의 흐름을 따라
시간의 명암과 굴곡을 거치며
수 천년, 수 백년 동안 사람들의 발길로 다져졌을법한 그런 길들 말이다.
삶이란 반듯하고 빠른 고속국도같은 길로 달리기만 해야 하는것은 아닌 듯 싶은데...
때로는 구불 구불한 느린 길을 걷는것도 필요하고
때로는 멈추어서서 호홉을 가다듬는 용기도 필요한 듯 싶은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란 화두에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있고,
또한 그것은 매우 상대적인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틀 속에 나를 맞추려고 기를 쓰며 산다.
가끔은 이런 내가 나도 버겁다.
비가 오다 말다 하는 궂은 날씨였지만
이곳 저곳 가보지 못한 곳을 유람하며 하루를 보냈다.
지도를 보며 찬찬히 짚어봐야 하는데 현재 가지고 있는 지도가 부실하다.
제대로 짚었는지 모르겠다.
일산 - 자유로 - 당동 IC - 문산 - 37번 - 371번 - 백학 - 석장리(작은 미술관이 있어 잠시 들르다) -
동중리 - 왕징 - 군남 - 신서 - 철원 - 직탕폭포 - 임진교 - 고석정 - 순담계곡 - 463번 - 문혜 -
갈말(시골 작은 짜장면집에서 점심을 들다.) - 43번 - 56번 - 수피령 - 실내고개 - 사창리 -
도마치고개 - 가평 - 46번 - 37번 -현리 - 47번 - 내촌 - 86번 - 43번 - 의정부 - 송추 - 원당
비가 오는데다 귀찮기도 해서 사진은 몇 장 찍지 않았다.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관전리에 있는 조선노동당의 철원군 당사.
현재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뼈대만 앙상한 저런 건물을 보면서도 겪어보지 않은 나 같은이에게는 피상적으로만 다가오는 6.25.
60~70대 어르신에게 비춰지는 저 건물과 내가 바라보는 저 건물은 분명 다를것이다.
임진교 위에서 번지점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부럽지만 결코 할 수 없을 듯한 저것!
뛰어 내릴 용기를 가진 이가 부럽기만 하다.
한탄대교를 건너다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서 있길래 내려보았다.
래프팅을 하다가 보트 하나가 소용돌이에 갇혀 빠져나오질 못하고 있다.
다행히도 인명사고가 난게 아니다.
왼쪽에 흰옷 입은 두 사람이 로프를 던져 보트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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