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6년 9월 9 ~ 10일
장 소 : 신불산 비박산행
코 스 : 가천저수지 - 포사격장 - 에베로릿지 - 신불평원 - 신불산 대피소 안부(비박) - 신불산(아침산책)
- 신불평원 - 취서산 - 백련암과 비로암 사이 계곡 급경사길로 하산 - 비로암 - 통도사
인 원 : HQN님, 달님, 송탁님 그리고 나 4명.
9월 9일.
새벽 3시 반에 일어났다.
긴장한 탓이리라.
4시 50분 집을 나서는데 비가 부슬거린다.
에라~모르겠다. 하는 심정으로 우산도 없이 집을 나선다.
5시 50분.
부산으로 가는 새마을호 첫 차다.
송탁님은 천안에서 합류할 예정이고 경산까지 가면 달님이 우릴 마중나와 계시리라.
에효~~멀고도 먼길이어라~~
어슴프레 새벽이 도심의 아파트군 사이로 숨어드는걸 느끼면서 기차는 육중한 몸을 덜컹거리기 시작한다.
아직은 한강의 물결도 어슴프레하다.
졸립지만 영등포를 지나면서부터야 잠들 수 있으리라.
7시.
자다가 언뜻 깨어보니 어느샌가 송탁님이 기차에 타고 있다.
벌써 천안을 지났는가.
밖은 이제 환해졌고 하늘은 희뿌옇지만 노란빛을 더해가는 들판의 벼들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9시 25분.
기차는 6분이나 연착하여 경산역에 도착했다.
우리나라 기차는 언제쯤이나 연착이란 단어없이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까.
기차를 수도없이 타고 다녔지만 1~2분 연착은 당연하고 5~6분 늦는것도 예삿일이고 10분 이상 연착도 종종 겪는 일이다.
달님과 만나 통도사IC까지 내달리니 부지런하신 HQN님은 벌써 와서 기다리고 계신다.
오늘의 산행은 양산시 하북면 가천저수지 방향에서 포사격장 옆을 지나
에베로 릿지코스로 올라 신불평원으로 올라서는 여정이다.
통도사 앞 주차장에 HQN님 차를 주차해두고 달님차로 산행시작지로 움직였다.
오후 1시.
차를 적당한 곳에 주차 해 두고 배낭을 꺼내 메고 오르기 시작한다.
산에서 비박으로 하룻밤을 보낼예정이라 배낭들이 만만치 않다.
나도 오랜만에 40L 배낭을 메고 오르는데 힘들더라.
10여분 올랐나.
갑자기 점심 김밥이 생각나 물으니 챙긴 사람이 없다.
한참 올랐는데 달님이 다시 차 있는곳까지 내려가 차를 뒤져 보았으나 김밥은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보니 달님 짐을 HQN님 차로 옮기는 과정에서 딸려 들어가 있었다.
흐미~맛난 충무김밥이었다는데...
날씨는 덥지 않았지만 커다란 배낭을 메고 산을 오르니 땀이 비오듯 한다.
결국은 얼굴이 타거나 말거나 계곡에서 세수를 했다.
점심으로 먹을 김밥을 두고 온 덕에 물맑은 계곡에서 따뜻한 밥을 먹었다.
오후 2시가 넘어 먹는 점심은 얼마나 꿀맛인지...
에베로 릿지코스는 일반인들도 다닐 수 있도록 밧줄을 메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일반인이 오르기엔 부담스러운 곳이다.
매년 사고가 나는 곳이라 했다.
직벽이 많고 홀드도 양호하지만 양 옆으로 절벽이라 조금만 방심하면
사고가 날 수 있는 곳일 듯 싶다.
전날 비가 내려 바위가 미끄러운데다 10kg에 육박하는 배낭을 짊어지고
직벽의 바위를 오르는 일은 살떨리는 일이었다.
릿지산행을 많이 다녔으나 한번도 확보줄없이 해본적이 없고
이렇게 무거운 배낭을 메고 해 본적은 더더욱 없어 많이 긴장했던 듯 싶다.
경치는 무척이나 좋은 코스였다.
어느 새 비가 개이고 파란 하늘이 보인다.
비가 올 것을 걱정했는데 이런 행운이......
많이 긴장하고 조금은 무서웠지만 정말 좋은 경치보며 무사히 올랐고 이렇게 살아돌아와 있다. ^^
내 카메라 성능이 좋지 않지만 가운데 자세히 보면 폭포가 보인다.
금강폭포라 했던가.
산 능과 능 사이의 협곡에 물줄기가 쏟아져 내려 물이 많으면 장관일 듯 싶었다.>
<산사나이 HQN님께서 이곳 저곳을 설명 해 주신다.>
<송탁님이 열심히 카메라에 담으시는 곳은 신불산 옆 능선에 있는 아리랑 쓰리랑 릿지.
이름은 정겹지만 바위는 전혀 정겹지 않게 생긴 뾰족 능선이다.
꽤 난이도 있어 보이는 곳이었다.
송탁님의 빨간 모자가 인상적이다.^^>
<한시도(?) 먹는걸 놓지 않는 나.
포도송이 들고 열심히 먹어가면서 HQN님의 설명을 듣는다.
먹는게 남는거다. 체력은 국력이리니....ㅋㅋ>
아~그곳은 영남알프스 한줄기다.>
<본격적인 릿지 산행이 시작되었다. 양옆으로는 절벽이다.
보이는 바위능선을 타고 올라야 한다. 살떨리는 하루였다.>
<오른자의 여유~ 뒤로 보이는 능선은 취서산으로 오르는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바위 능선이 아리랑 두번째 보이는 능선이 쓰리랑릿지코스란다.
짧은 코스지만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여기 바위는 보는것처럼 조금씩 틈이 벌어져 있어 잡고 일어서기전에 한번씩 건드려봐야 한다.
들썩이는 홀드도 많기 때문이다. 우쨌든지 위험한 코스다.>
거의가 직벽이고 게다가 확보줄없이 릿지를 하는것은 내가 결코 선호하는 일이 아니다.-.- 무서버~~~~>
<조심 조심 한걸음씩 떼어가며 용을 쓰고 있다. ^^>
<기럭지 기~인 사람들은 어데다 다리를 걸쳐도 터~억하고 걸쳐지겠지만,
기럭지 짧은 나는.....흐미~ 저길 어찌 올랐는지 모르겠다.
보기엔 홀드도 많아보이고 크랙도 많아 발을 옮기기 쉬워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결코 아님을 알게 되리라.>
<오름길에 보았던 양산시..사진엔 안보이지만 가운데 산 너머로 울산시가 보이고
그 너머로 바다에 떠 있는 배들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시야가 트이고 맑았다.>
HQN님 말씀에 1시간 30분이 걸린다는 코스는 경치가 좋아 자주 쉰 탓도 있지만
신불평원에 오르기까지 4시간 30분이 걸렸다.
이만한 억새를 아니본것은 아니었다.
억새만으로 치자면 민둥산 억새가 훨씬 예쁘다.
그러나, 영남알프스가 품고 있던 그 능선들과 어우러진 억새는 또 다른 풍광을 안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고개를 넘어가면 신불산대피소가 있는 안부가 나온다.
그 곳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바람이 매서운 곳이었다.>
<신불 평원의 억새군락. 맨 오른쪽 끝이 시살등인지 잘 모르겠다.
어쨌든지 뒤로 보이는 능선은 취서산에서 시살등으로 향하는 능선이다.>
<신불산 정상 오르기전의 안부. 바람재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런지.....
앞에 보았던 신불평원의 억새보다 키가 작은 억새들은 아마도 바람의 영향이 크리라.
우린 좌측으로 약간 내려가 억새 군락 사이 억새가 자라지 않은 곳에서 비박을 했다.
얼마나 추웠는지는 말로 표현을 못하겠다.
저녁을 먹는것도 싫을만큼 추웠다.
추위를 이기려고 삼겹살에 소주를 두어잔 했음에도 가시지 않는 추위였다.
내 옷을 모두 껴입고도 달님의 폴라텍 조끼. 송탁님의 셔츠까지 얻어 입고도 뼛속까지 추위가 스며드는 듯 추웠다.
오히려 잠을 잘 때는 춥지 않았다.
바람을 막은 비박텐트 안에서 매트리스를 깔고 냉기를 막으려 판쵸우위를 매트리스 위에 깐 다음
Inner침낭, 동계용 침낭(다나 알피니스트B), 침낭커버까지 하고 난 후에 잠들었기 때문에
정작 잠을 잘 때는 춥지 않았는데 침낭속에서 나오기만 하면 너무 추워 어찌할줄을 모르겠더라.
보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훤하게 달도 뜨고 별도 뜰 터인데도 그 이쁜것들을 포기하고 침낭속으로 들어가야할만큼 추웠다.
나중에 달이 훤하게 떠올라 잠을 못 이루기까지 했다는 송탁님 말을 들으니 얼마나 아쉽던지....
달빛에 반짝이는 억새의 물결을 봤어야 하는데...쩌비~~>
<새벽에 집을 나서며 부슬거리는 비를 만났었기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오히려 해가 넘어가는 것이 보이기까지 한다.
영남알프스 산군들 너머로 지는해를 보고 싶었지만 욕심이었나보다.
신불산 산신령님께서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지는 않으실 모양이다. 붉은 해의 잔광들만 보았지만 그것으로도 족했다.>
<사진은 함께 산행하신 달님이 찍으신것과 내가 찍은 사진들이 섞여 있다.
같은 똑딱이인데 달님 사진은 참 멋지다.
화소차이도 두배지만 찍사의 실력차이도 두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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