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6년 11월 12일 with 송탁님
코 스 : 능강교 - 만덕암 - 안부 - 갈림길 - 비석바위 - 암봉 로프구간 - 망덕봉 갈림길 안부-
전망대 - 상여바위 - 가마봉 - 너럭바위 - 무덤, 움막터 - 계곡임도 - 논골
시 간 : 5시간 40분 소요
<부산일보에서 망덕봉 개념도 퍼 왔다. 노란색 표시가 걸었던 길.>
한국의 산하에서 찾아보니 ..."망덕봉은 926m로
제천시 수산면 능강리와 상천리 사이에 솟아 있는 산으로
금수산 정상 북쪽 칼날같은 암릉지대 U자형 안부에서 서쪽 청풍호반 방면으로
팔등신 미녀가 시원한 두 다리를 쭉 뻗듯이 이어져 내린 지능선의 최고봉으로
금수산 정상에서 직선거리 1.5km 지점에 솟은 봉우리로 금수산의 일부분이다."
라고 되어 있다.
나는 잘 모르는 길이었다.
토요일 도봉산 산행이 조금 힘들다는 생각을 했지만 내 체력의 한계가 어디일까 하는
장난끼가 발동되어 따라나선 길이었다.
못가면 중간에 말지 뭐... 했었지만 잘 갈 수 있었다.
성큼 성큼 앞서가는 송탁님 따라가느라 무지 애썼지만... ^^
전날의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가 조금 못되어 일어났다.
주섬 주섬 배낭을 챙기고 아침을 먹고 7시 집을 나선다.
송탁님도 나도 쉬엄 쉬엄 가자 했기에 오늘은 멀리 가는 산행이면서도 제법 여유가 있다.
8시 제천가는 버스에 탑승하고는 세상 모르고 잤다. ^^
제천에 거의 다달을즈음 깨어났고 10시경 먼저 와 기다리고 계신 송탁님과 랑데뷰~
구비 구비 충주호를 끼고 도는 호반 도로는 언제봐도 멋진 길이다.
ES 리조트 정문을 지나 능강교를 넘어 좌측으로 조그마한 주차장이 있다.
산행 시작기점이다.
웃는 말로 체력의 한계니 어쩌니 했지만 난 정말 살아있는동안 건강하게 살고 싶다.
건강하게 내 자신을 보듬어 그 건강함만으로도 밝고 명랑한 기운을 내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능강교 좌측으로 계곡길이 있고 계곡을 건너 길을 따라 가다보면 우측으로 돌탑들이 보이고
만덕암이 나온다.
만덕암 뒷편 능선으로 길을 잡는다.
가을 가뭄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충주호를 보고 이미 실감하였지만
능강계곡으로 이어지는 능강천에는 물이 전혀 없다.
출발에 앞서 내 배낭속 상당량의 짐을 송탁님 배낭에 옮겨 넣었는데도
등에 진 배낭의 무게였을까...
아님...가을 숲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의 무게였을까...
다리가 묵직하여 걸음이 자꾸 느려진다.
송탁님은 성큼 성큼 저만치 앞서 가 버리고 다른 산객이라곤 전혀 없는 숲길에
오도커니 혼자 남겨질까봐 바스락 바스락 부지런히 걸음을 옮겨본다.
가을이 깊은 숲에는 밝은 햇살이 한가득 쏟아져 들어와 빽빽히 들어 선 참나무 가지사이로
숨바꼭질을 한다.
망덕봉 오름길은 개념도에서도 보이듯이 여러개의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제법 힘이 드는 코스이다.
'작은 용아릉'이라 불리운다는 암봉코스는 경사도 제법 되고 초보들에게나 겨울철에는
상당히 조심해야 할 구간인 듯 싶다.
저 봉우리만 넘어가면 되려니 해도 또 다른 봉우리가 나오고
그 봉우리를 넘어가면 이제 그만이려니 하지만 또 다시 급경사 내리막이 있고 봉우리가 연이어 나오니
코스가 길지는 않은 듯 싶은데 결코 만만하지는 않다.
<오르락 내리락...연이은 봉우리들...뒤의 정상부에 가까운 봉우리는 암봉이다.
약간의 릿지코스인데 급경사여서 주의를 요하는 구간이다.>
<비록 고사목이지만 푸른 하늘로 뻗어올라간 그 자태가 늠름하다.>
<토요일보다는 시계가 좋지 않지만 그래도 날이 좋아 멀리까지 시야가 트여 시원스럽다.
이 맛에 능선 산행을 하는게 아닐런지...>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너른 바위와 함께 선 멋진 소나무>
<바위위에서 자라 난 햇살에 반짝이는 소나무 한 그루.>
충주호가 내려다보이고 멋진 소나무가 있는 바위에 앉아 컵국수와 고구마, 김치, 과일, 커피 등으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 먹고 오르는 길에 처음으로 교행하는 산객들을 만났다.
첫 팀은 3명, 두번째 팀은 부부산객.
대구에서 오셨다는 부부산객은 산을 다닌지 5~6년 되었고 40대 중반의 나이라는데 그에 비해 젊어보였다.
남편되시는 산객 덕에 송탁님은 구세주를 만난 듯 했으리라...ㅋㅋ
<뒤로 보이는 능선들은 신성봉에 이어지는 능선들이다.>
<앞서 사진에서 보았던 암봉 구간이다. 급경사 길이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절묘한 경치들. 물도 좋고 산도 좋은...
이런곳에 집 한채 뚝딱 지어놓고 살면 시간의 흐름에 무관하게 살 수 있을 듯 싶다. ^^>
힘들어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보면 어느 새 너는 먼길을 왔으리니....
망덕봉 바로 아래 갈림길에 도착했는데 송탁님은 좌측 코앞에 있는 정상은 바라보지도 않고
그냥 하산길로 접어든다.
나? 별 수 있나?
망덕봉 정상 한 번 쳐다보고 그대로 하산길로...
내림길 또한 오름길에 버금가는 코스로 여러개의 급경사 봉우리들을 오르내려야 했다.
산 정상부에는 참나무들이 많아 발목이 푹푹 빠지는 급경사 낙엽길이어서 무척 미끄러워 조심스러웠다.
물론, 바스락 바스락거리는 낙엽밟는 소리는 제법 운치있었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참나무 낙엽 길. 송탁님은 여기서 두 번이나 넘어졌다.
나야 앞서가는 사람 거울삼아 무지 조심했지..ㅋㅋ>
전망좋은 바위에서 멀리 보이는 강과 호수와 월악산국립공원의 봉우리들을 짚어본다.
멀리는 월악산의 영봉, 중봉, 하봉이 보이고 가깝게는 금수산 자락과 가은산, 말목산 등이 보이고
충주호 너머 저곳은 옥순 구담이려니....
<멀리 옥순대교의 모습도 보인다.>
바다로 내달려야만 하는 강물의 숨가쁨을 잠시 붙들어매는 여유로움을 품은 호수,
그리고 그 강과 호수를 품은 산들,
또한, 그리고
그 강과, 호수와, 산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마을이 보인다.
<하산하여 주차장으로 회귀하고 있는 길에 솟대문화공간을 만났다.
석양의 붉은 빛에 반짝이는 솟대들.>
<이 곳에서 고라니 한마리 튀어나왔다면 믿으실랑가?
걍~~믿으시라.
송탁님도 보고 나도 본게 분명 고라니가 맞으니까는...
충주호의 가을 모습이 아주 이쁘다.
무려 300만 화소를 자랑하는(?ㅋㅋ) 내 똑딱이 카메라도 이런 사진을 찍어줄때는 그냥 이뻐해주려한다.>
<석양의 붉은 햇살 아래 반짝이는 충주호와 하얀 억새들의 군무를 즐기며 1km쯤 걸어
주차장으로 회귀했다.>
597번 호반 도로를 타고 나오다 어느 마을 어귀의 두부집에서 두부전골과 산초두부로 저녁을 먹었다.
생각 같아선 소주 한 모금 털어넣으면 '딱'이겠더만 운전해야 할 송탁님 생각에 참았는데
정작 송탁님은 참지 못하고 동동주 잔술을 시켜 마신다.
장호원쯤에서 버스로 돌아 올 예정이었으나,
밀리는 도로사정을 감안하여 평택까지 간 후 기차로 돌아왔다.
혼자서는 가지 못할 산행이었기에 힘은 들었지만 따라나서길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산행 가이드에 맛난 저녁에 운전까지 해 주신 송탁님께 감사한다.
(조만간 북한산이나 도봉산 산행 오시면 제가 한 턱 쏘지요. ^^)
길들은 산허리의 가장 유순한 자리들을 골라서 이러저리 굽이친다고 했다.
망덕봉 등산로가 꼭 그러하다.
인위적인 구조물 하나없이 사람 하나 지나면 그만일듯한 좁은 샛길.
낙엽이 켜켜히 쌓여 가는 분간키 어려운 길이었지만,
가장 편하고 그 곳에 있음직한 곳으로 눈을 돌리면 어김없이 그 곳에 길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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