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길에 서다

걷기 여행 - 2009년 홍천강 따라 300리 (4코스 답사)

dreamykima 2009. 2. 10. 12:46

날 짜 : 2009년 2월 08일 일요일 / with 아멜리에, 바코

코 스 : 팔봉산유원지 - 어유포리 - 반곡리 - 개야리 - 모곡리 - 길곡리 - 동막삼거리 : 약 22km (+ 왔다리 갔다리 3km)

 

3코스 종착지가 대명비발디파크였다.

예정대로 걸었더라면 26km이지만, 팔봉산유원지까지 코스 변경되어 거리가 23km도 채 안되었다.

그럼에도 사람이 많아서인지 시간은 많이 걸렸다.

 

1,2,3코스까지 끝냈으니 4,5코스가 남았는데 다음주가 아니면 3월 이후로 넘어가게 되는 상황이다.

2월 셋째주에는 정기도보가 있으니 진행이 어렵고, 그 다음 두 주말엔 개인적인 일들로 진행이 어렵다.

 

고민 고민하다 돌아오는 주에 4,5코스를 함께 진행하기로 하였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를 고려한끝에 1박을 하기로 했고, 그에 따른 답사가 필요했다.

숙박지며, 교통편이며...

어떤 이는 4코스만 걷고 돌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이는 1박을 하고 5코스까지 걸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5코스에만 참석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4코스를 끝내고 돌아오는 일정이면 함께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한가지 경우만 생각하면 되는데, 

각 각 본인의 상황에 맞게 움직여야 되고,

나는 그러한 갖가지 상황들을 종합해서 코스를 잡고, 시간을 체크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교통편을 챙겨주어야 하고,

또한, 일요일 5코스에 오는 사람들의 교통편까지 고려해야 한다.

 

날짜 외에는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답사를 간다는게 앞 뒤가 맞지 않았으나,

상황을 제일 잘 알고 있는 내가 결정해야 할 일이고, 여차하면 숙박지에 인원을 맞출 수 밖에 없음이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기로 했으나, 정작 함께 나선건 아멜리에님과 바코 두 사람.

답사라는게 녹녹하지는 않은 일이다.

마지막 펜션을 보러 갈때는 우리가 가야 할 길에서 왕복 1km쯤 들어갔다 나와야 되는 길이었는데 얼마나 힘이 들던지...

 

아침 10시 30분에 시작한 도보가 컴컴한 저녁 6시 30분이 되어서야 동막삼거리에 끝이 났다.

 

그럼에도 좋은 분들에게 어죽과 소주도 얻어먹고, 가래떡도 얻어먹고, 아기 자기한 풍경들에 즐거워하며 4코스의 답사를 끝냈다.

마지막에 만난 동네 어르신으로부터 괜찮은 숙박지도 알아 낼 수 있어서 답사의 책임을 다했으니 조금은 홀가분하다.

 

깜깜한 동막삼거리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는 1시간도 더 기둘려야만 했다.

다행히도 히치가 되어 젊잖은 부부께서 우릴 대성리까지 편안히 태워다주고 가셨다.

얼마나 고맙던지...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내 졸았다.

피곤하긴 했던가보다.

 

함께 해준 두 사람이 눈물나게 고맙다.

 

 어유포리쯤이었지.

강변쪽의 어느 식당 앞이었는데 작은 나무 숲에 시래기들이 말려지고 있었다.

문제는 바로 옆에 간이 화장실이 있었다는거......

흐미~ 넘 심하잖여요~

 

 동네 친구분들인데 춘천에서 오셨다고 했다.

아무렇지 않게 끼어들어 한 그릇 뚝딱 비우는 우리를 신기해하고 반가워하셨다.

 

 

 맛은?

 

맛보지 않은 사람은 말하지 말라~ㅎㅎ

 

방금전에 주인 떠난 난민촌에서 보온도시락에 라면까지 끓여 점심을 푸짐하게 먹고 왔음에도

국물맛과 수제비가 얼마나 맛나던지...

 

작년에 우연히 들러 인사를 나누었던 난민촌의 불곰님은 그 곳에서 철수를 하신 듯 보였다.

주인 떠난 빈자리에 껑중한 장승들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작년에 이 다리를 지날때에는 개통이 되지 않은 곳이었다.

 

 홍천군 서면 반곡리에서 개야리로 이어지는 산수교.

 

 구운 가래떡도 얻어먹고......

 

 강변 길을 버리고 마을 길로 들어가 보았다.

 

 학생이 5명인 미니학교, 모곡초등학교 강야분교장

 

  왁스 햇이 무척이나 잘 어울렸던 펜션 주인장께서 시누크 헬기를 본떠 만들고 있는 카페.

아직 open은 하지 않고 인테리어 중인데 기꺼이 보여주셨다.

 

펜션의 색이 흰색이라 헬기도 흰색으로 칠하면 어떻겠느냐 했더니 단박에 거절. ^^

그치만 색이 너무 안어울리잖아요.

군용헬기를 본떴다고 꼭 색을 저렇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는데....

화이트시누크.....이러면 더 튈 것 같은데....

발상의 전환. 헤~

 

 

 

 길곡리로 넘어가다가 만난 황토집들.

5채가 있는데 각각 주인들이 다르다.

그 중, 싸리문으로 엮은 대문이 너무 예뻐서 한 컷~!!

 

 위에서 본 싸리문집을 찾아가는 노부부.

친구분댁이라 했다.

저 분들 덕에 좋은 민박집도 구할 수 있었다.

 

해거름 녘, 도란 도란 걷고 계신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나도 저처럼 곱게 늙어갔으면 좋겠다.

 

 시간은 오후 5시.

설핏한 저녁 햇살이 빈 들에 내려앉고 있다.

짧은 겨울 해가 서산을 넘어간 뒤 산 그늘이 내린 들을 걷는 것은 복된 일이라고...어느 시인은 그랬지만,

지친자에게 길은 먼 법이다.

 

어제의 걸음질에 이어 오늘 20여km 이상을 걸어왔으니 힘들법도 한데,

씩씩하게 앞 서 걸어주는 두 사람이 고맙다.

 

동막리로 넘어가기 전, 좋은 펜션이 있다 해서 왕복 1km를 들어갔다 나왔다.

많이 힘이 들긴 했는데 덕분에 아주 예쁜 펜션구경을 할 수는 있었다.

 

두 사람은 힘이 남아도는지 동막리로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달리기 시합을 하고...

 

 오후 6시 40분, 동막삼거리.

 

보름을 하루 앞두고 둥근 달이 휘영청 떠 올랐을 뿐이고,

버스는 한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할 뿐이고,

우린 지치고 잠이 쏟아질 뿐이고,

에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