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10년 11월 06일 / with 걷기 모임 회원님들 12 (모두 완주)
코 스 : 북한산 둘레길 소나무숲길(1구간) ~ 충의길(12구간) : 37km
시 간 : 오전 7시 36분 출발 오후 6시 06분 마침 : 10시간 30분(점심 시간 40여분 포함)
금요일 동료들에게....
"나 내일 북한산 둘레길 37km 걸을꺼야~" 했더니....
울 동료들 왈....."그게 어디 사람이 할 짓이냐~" "그냥 곱게 살어~" 등 등...
나오는 말들도 가지가지다.
"그러게, 나도 사람이 할 짓은 아닌 것 같긴 해~그래도 그냥 한 번 해볼라고...까짓 걷는데까지 걷다가 탈출하지 뭐~
그래봐야 서울 못 벗어나잖어~"
함께 걸으실 회원님들은 모두 완주하지 못할까를 걱정하고 완주를 다짐하고 있었지만,
난 신청 글을 달때부터 힘들면 중간에 언제라도 탈출하겠다라는 부들자리 한자락 깔아두고 시작한 사람인데다
무엇보다 완주를 꼭 해야겠다는 목표의식 같은게 전혀 없었다.
언젠가부터 산에 들때도 정상까지 꼭 가야지~하는 목표의식이 없는 사람인데다,
가다 못가면 말지~ 내가 이만큼 걸으면서 즐겼으면 되는거지~ 이 시간이 행복했으면 되는거지~ 무얼 더 바라나~
이런 마음이 한켠에 자리잡은지 오래인 사람인지라 더 더욱 그랬다.
그저, 북한산 단풍이 제일 좋을때이니 우리의 걸음을 시샘하는 짙은 안개가 시야를 흐리더라도
내 눈이 즐겁고, 내 걸음이 즐거우면 그 뿐이지 않는가~ 생각 할 뿐이었다.
그러던 내가 끝까지 걷게 될 줄이야~
정말 그냥 걸었다.
길이 멀다하여 거리가 줄어들길 바랄 수 있나~ 그저 걷는거지~ 대신 행복하게~
걷는 것이 좋은 것은 우직하게 내 두 발로 한걸음 한걸음씩 떼어야만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그 한걸음은 거쳐야 할 과정을 뛰어넘는 그 어떤 기교도 아무 소용이 없이 그저 우직하게 내딛어야만 하는 것이다.
지리산 종주 한다~생각했다.
30km 넘어가면서부터 꽤 묵직해지긴 했지만 다리도 아프지 않았고,
안개때문에 시계가 나쁜 것을 빼면 가을 단풍들이 수런거리는 소리도 좋았고,
한강변의 아스팔트와는 달리 내가 좋아하는 흙길이 많아서 좋았고,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는 재미있는 산자락길이라 더 좋았고,
함께 걷는 사람들의 팀웍이 좋아 격려하며 걸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가을 하루의 일탈~!! 이런 길 위에서라면 한 번쯤 해보는것도 좋지 아니한가~?!! ^^
하룻밤 자고 일어나도 멀쩡한 걸 보면 내가 정말 정상인가~싶기도 하지만....ㅋㅋ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6시 20분에 집에서 출발했지만
울집과 서울 반대편에 있는 우이동은 정말 멀긴 하더라~
5분여 늦었다.
회원님들은 정확히 7시 33분에 출발하셨다고 하고 나는 36분경 1구간 입구 출발.
바빠서 1구간 입구 표지판 사진을 찍어 시간을 남기는 걸 잊었다.
잠시 진행하다 찍은 사진.
어찌나 걸음들이 빠른지 2구간 순례길 입구 솔밭근린공원에서 따라잡았다.
3구간 시작.
1구간(소나무숲길-2.9km) + 2구간(순례길-2.3km)이 5.2km인데 채 1시간도 안걸렸다.
1,2,구간이 평이해서이기도 하지만 걸음들 정말 빠르다.
3구간부터 7구간까지는 오르내림이 제법 있는 구간이므로 지금처럼 빨리 걸을 수는 없다.
현재시각. 오후 4시 34분.
남은 구간은 5.6km다.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6시경이면 도착할 듯 싶다.
더 캄캄해지면 도착할 줄 알았는데 꽤 빠른 걸음들이다.
이런 속도면 램프를 꺼낼 필요도 없을 것 같다.
샌드위치로 허기도 면하고 슬~슬~ 꾀를 부리며 간다.
삼각산이 조용히 숨을 내쉬며 내려앉는다.
그 그림자 내려앉은 자리를 따라 마지막 구간을 걸었다.
다행히 램프는 꺼낼 필요가 없었다.
정확한 도착 시간은 6시 06분이었다.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단체 사진을 찍느라 조금 늦게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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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걷다가 만난 소소한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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