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11년 2월 19일 토요일 / with 오지가족 3 + 걷기 모임 회원님들 13명
코 스 : 모곡리(09:50) - 마곡리(점심 13:00~14:00) - 가정리 - 박암리 - 관천리 : 약 23km(17:00 종료)
드뎌 홍천강 릴레이도보의 마지막 코스이다.
거의 두어달을 어깨에 무거운 등짐을 지고 있었던 기분이다.
그럼에도 좋아서 시작한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다만, 길은 말이 없는데 그 길 위에 선 사람들이 설왕설래(說往說來)할 뿐이다.
완주자는 나까지 6명이다.
누적인원으로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걸었음에도 완주하기가 만만치는 않은 길이다.
길이 힘들다기보다 시간 맞추기가 더 어려운 까닭이다.
5코스는 아스팔트 위를 주야장천 걸어야 한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3차 홍천강 코스 중 제일 좋은 코스였다.
1,2차때까지는 걷지 못했던 길을 두군데나 걸었고, 마곡에서 모곡으로 넘어가는 길에도 배바위까지 산책로가 생겨
갑자기 길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내 걱정을 불식시켰기 때문이다.
모곡리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아스팔트를 따라 걸어야 하지만 아스팔트 길을 피해가느라
모곡리 들어가기전에 내려서 샛길로 들어서본다.
사진에서는 크기가 가늠되지 않지만 아기 주먹보다 작은 호박이었다.
어느 비닐하우스에 아직 매달려 있기에 찍어보았다.
아침의 숲 공기가 너무 좋아서
그 기운을 맡아보시라고 5분여 휴식 시간을 주었더니 앉아서 막걸리부터 꺼내든다.
이 좋은 공기속에 어찌 막걸리가 빠질 수 있느냐며~
깃발인 나는 출발~!!을 외쳤으나,
깔깔거리며 막걸리를 따르는 님들의 웃음소리에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숲 저편으로 사라진다.
아무래도 레임덕이 시작된게야~
오늘이 마지막 코스이거든....ㅠㅠ
저 돌다리를 건너오기전에 선택해야만 했다.
아스팔트를 따라 6.5km를 걸을 것이냐~
아니면 갑자기 100여m 길이 사라져 숲길을 헤쳐나가야 해도 풍광좋은 산길로 갈 것이냐~
홍천강을 따라 걷는 동안 순간적으로 빠른 판단을 요하는 때가 몇 번 있었는데 바로 이때가 그 하나였다.
버스에서 내려 걷는 그 순간부터 이 길을 어찌 갈 것인지...
모두들 100여m만 고생하면 아주 멋진 길로 갈 수 있는데 그 길을 포기해야만 하는지 아닌지 무지 고민하며 걷고 있었다.
함께 한 님들께 내 생각을 말하고 의견을 구했다.
모두들 아스팔트는 싫다시며 조금 위험해도 산길로 가자한다.
잠시 가파른 산을 오르게 된다.
길은 좁지만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다.
그래도 끊임없이 조심하기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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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위험했던 구간.
모두 아스팔트를 걷게 된다는 생각으로 아이젠들도 많이 챙겨오지 않아 무척 조심하며 내려서야 했다.
가파르게 올라섰던 산길을 지그재그로 내려가게 되는 길인데 눈이 하나도 녹지 않아 무척 미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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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좀 걸렸지만 모두 무사히 내려왔다.
예전 기억으로는 이곳에서부터 길이 끊기는데 매우 고맙게도 마곡리 주민들이 배바위까지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이제는 아무걱정없이 갈 수 있는 길이 되었다.
배바위.
거북바위라고도 불리우는데 마곡리쪽에서 보면 그렇게도 보인다.
배바위 산책로 표지판
강변길을 따라 나와 마곡리이다.
충의대교가 보이는 따스한 양지에서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큰 교각은 춘천간 고속국도, 아래는 충의대교
내가 처음 홍천강 릴레이도보를 시작했을때는 이 교각이 생기기 전이었다.
그 때 한창 공사를 하고 있었지~
두 분은 친구분이신데 올해 72세이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 분들을 두고 한 말일게다.
좋은 취미를 오래도록 함께 할 친구가 있다는 것은 무척 복된 일이다.
두 분이 우애있게 오래 오래 함께 걸으시길 빈다.
지난 번에는 물이 넘쳐 가지 못했던 길.
오늘은 넘을 수 있어서 무척 아름다운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뒤도 한 번 돌아보고 가세요~
가파른 길에 숨을 헉헉~ 몰아쉬며 앞만 보고 걷는 님들을 모두 불러세워 뒤돌아보시도록 했다.
가파른 언덕을 올라와 마시는 막걸리 한 잔~!!
모두들 즐거워한다.
성마른 녀석~ 꽃샘추위에 잘 견뎌라~
저 멀리 우리가 목적한 곳이 보인다.
보이는 강 끝이 홍천강과 북한강이 합수되는 지점이다.
여기는 춘천시 남면 관천리,
왼쪽은 홍천강에서부터 흐르는 물이고 오른쪽은 북한강에서부터 흐르는 물이다.
가운데 보이는 곳에서 합수되어 한강으로 흘러간다.
관천리 어느 기숙학원 앞에 있는 글귀.
완주자 한 사람이 이 글귀를 보며 마음에 딱~와 닿는 글귀라고 너무 좋아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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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도보 제 3차 홍천강 따라 300리의 여정이 이렇게 끝이났다.
언제나처럼 시원섭섭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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