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산에 들다

[20180310] 또 다른 설국 선자령을 걷다.

dreamykima 2018. 3. 11. 13:39

날 짜 : 2018년 3월 10일

코 스 : 국사성황당입구(11:00) - KT중계소 - 전망대 - 선자령(13:30) - 대관령순환로 - 재궁골 - 국사성황당 - 대관령휴게소(15:30) 

        : 약 11km / 4시간 30분 소요

교 통 : 동서울발 횡계행 07:15분 버스 / 12,900원 / 9시 50분 도착

        (2시간 15분 소요로 되어 있으나, 완행 버스라 쉬어가는 시간이 있어 더 많이 걸린다.

         덕분에 9시 30분에 도착하여 아침을 먹고 10시 30분 양떼목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려고 한게 어긋났다.ㅠ)

        횡계<->선자령 입구 by 택시 약 9,000원

        횡계발 동서울행 18:35분 버스 / 12,900원 / 20:55분 도착 

 

횡계에 도착해보니 올림픽을 치르고 있다는 게 실감이 났는데 

그 많은 눈을 치우고 패럴림픽 개막식을 무사히 치러낸 사람들에게 박수와 감사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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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와 같은 상황의 반복이다.

목요일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영동지방에는 금요일 새벽까지 눈 소식이 있고, 토요일 기온은 좀 낮아진다고 한다.

목요일 비도 많이 왔고, 눈도 많이 왔다.

국립공원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무려 8개의 산악형 국립공원이 전면통제다.

지난주에 다녀온 소백까지도...

 

어디로 가야 하나?

여러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 걷기에 수월한 선자령으로 방향을 잡는다.

어쩌다 보니 지난주부터 부러 바람맞으러 다니는 사람이 되었네~ ㅎㅎ

 

선자령의 바람도 만만치는 않았지만 지난주 소백의 바람보다는 순했다.

소백의 바람이 태풍 수준이었다면 선자령의 바람은 강풍 수준?

 

역시나 휘청휘청 걸었다.

그럼에도, 우수 지나 경칩도 지나 시간은 이미 봄으로 흐르고 있어 이미 칼끝처럼 따가운 바람이 아니었다.

게다가 내리쬐는 햇볕도 따스하여 걷기에 좋은 날이었다.

 

횡계에 내려 늦은 아침을 먹고 양떼목장으로 간다는 10시 30분 시내버스를 타고 가려 했던 계획이

버스가 예정 소요시간보다 20여 분이나 늦게 우릴 횡계에 내려놓은 덕에 

10여 분 차이로 어긋나서 택시를 탔다.

인원이 8명이나 되어 택시비나 버스비나 별반 차이는 없다.

그냥 나는 그 버스가 타보고 싶었을 따름이다. ㅠ

 

다시 횡계로 돌아올 때도 대관령휴게소에서부터 택시를 이용했는데 올림픽 기간이라 그러한 것인지

아니면 여기 택시들이 원래 그러한지 콜을 부르기가 힘들었다.

30여 분 이상을 지체한 후에야 간신히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하여 택시를 한 대 불러 먼저 횡계로 왔고, 

그 택시를 되돌려서 나머지 일행을 태우고 오게끔 했다.

불편했다.

 

현재 시각 11:00

눈이 많아서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출발했다.

 

이곳에서 우리는 큰 길을 따라가지 않고 오른쪽 샛길로 들어선다.

 

한 줄로 열을 지어 걸어야 했지만 누군가 러셀을 해 놓은 것만도 얼마나 감사한지~

 

이곳의 바람이 얼마나 센지 저 나무를 보고 짐작한다.

 

 

 

지난 소백과는 또 다른 설국이다.

 

 

 

올겨울 눈을 못 봐서 애달아 했는데 실컷 보그라~ ^^

 

올라갈수록 바람의 영향인지 나뭇가지에 눈이 붙어 있지 않았다.

 

무거운 습설에 나뭇가지들이 축축 처졌다.

 

 

 

 

 

 

 

 

 

현재 시각 12:15 전망대

후미 3명이 뒤처져서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며 쉬엄쉬엄 왔다.

 

날이 화창하다니 전망대에 서면 강릉 앞바다가 보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푸른 하늘과는 달리 아래쪽은 개스가 많아 기대와는 달랐다.

그럼에도 탁 트인 풍광에 기분은 시원하다.

 

 

 

처음 러셀 하신 분은 고생 좀 했겠고, 저만큼 다져진 것을 보니 산객이 많긴 하구나~

 

누울 땐 좋았어...

 

바르작바르작~ ㅋㅋ

일어설 때는 맘처럼 되지 않는다.

 

ㅋㅋ

 

만만치 않은 바람 바람 바람~

한쪽으로 기울며 살아가는 나무들~

유연성을 갖고 살아야만 하는 환경도 있음에~그래야 꺾이지 않는다.

 

유연성이 필요한 상황을 무시하다 보면 단번에 꺾어지기 십상이다.

 

모든 생명은 살아있음을 목표로 삼는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이미 소멸했는데 꺾인들~꺾이지 않은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 어떤 희로애락도 내가 살아 있으므로 해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소멸해버리면 그 어떤 것도 의미 자체가 없다.

 

상황에 따라 패배는 할 수 있다.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만 잃지 않으면 된다.

패배자는 패배한 사람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 미리 패배를 선택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시도하면 50% 성공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은 0%이고, 그건 이미 패배한 것이다.

 

패배할지언정 도전하는 열정과 에너지를 갖고 살아가고 싶다.

아직도 나는 꿈을 꾼다.

여전히...

 

 

 

멋진 모델 ^^

 

풍차는 끊임없이 돌고 돌고 돌고~

 

끊임없이 눈가루가 날리고 있는데도 길이 아닌 곳은 저렇게 많이 빠지더라~

 

 

 

 

 

현재 시각 13:30

오늘은 전망대 쪽으로 먼저 왔지만, 

언젠가 겨울 선자령에 다시 오게 된다면 재궁골-샘터로 해서 이곳으로 왔다가

전망대-KT중계소 방향으로 하산을 해야 뒷바람을 받는다.

오늘 바람은 그다지 차갑지 않아서 걸을 만 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었지만,

한겨울 이곳에 올 때는 코스를 정할 때 신중해야 할 것이다.

 

대관령 순환로를 따라 양떼목장쪽으로 간다.

 

풍차때문인지 전문적으로 제설을 한 듯하다.

 

 

 

동화속 나라 같다.

 

 이 사진을 찍을 때 해를 오른쪽 위에 두고 찍고 싶었으나, 눈이 너무 많아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잊었네~

저기 풍차와 외로운 나무 한 그루 정답게 함께 넣어 찍고 싶었는데~

분명 먹는데 정신 팔려서~

으이그~ㅠ

 

 

 

텐트족들 엄청 많더라.

우리가 하산하고 있는 도중에도 열 명 이상 만난 듯하다.

나도 내 작은 텐트가 들어가는 그레고리 배낭을 찜해 놓았지만, 그럼에도 겨울 백패킹은 자신이 없다.

너무 추워~

 

현재 시각 14:00

늦은 아침을 먹었고, 중간에 간식도 먹었지만 

경치 좋고 바람이 들지 않는 곳에 앉아 따스한 차와 간식을 먹었다.

누군가 이쁘게도 눈을 치워 바람을 막아 놓았다.

 

하산길, 3월의 햇볕은 따스하다.

봄이 오고 있지 않은가?

 

 

 

 

 

눈은 한가득 쌓였지만, 계절의 흐름은 무시할 수가 없는지 계곡은 졸졸 물소리까지 내며 흐르고 있었다.

가뭄이 심했다는데 그나마 이렇게 눈이 와주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현재시각 15:31 국사성황당

재궁골 삼거리에서 가시머리쪽으로 가보려니 러셀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서 이쪽으로 왔다.

 

누군가 눈사람을 만들어 두었는데 얼굴이 우는 상이라고 서로 품평회(?)중이다. ^^

 

 

 

 

 

열병식을 하듯 늘어선 나무들 사이를 걸어 출발지인 국사성황당 입구를 지나 대관령 휴게소로 오니 3시 30분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