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7년 5월 6일 일요일 / with 걷기모임 회원들.
경 로 : 뚝섬 유원지 - 한강변 - 아차산 - 용마산 - 아차산 - 아차산역 - 건대입구역 - 뚝섬유원지 회귀
(약 20여km)
봄이면 항상 그렇듯이 주말과 휴일마다 여행을 떠나기를 몇 주째 계속이다.
회사일도 많이 바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만만치는 않고, 1주일 이상 야근아닌 야근도 했다.
급기야 지난 목요일부터 후두쪽이 부어오른다.
둔해서인지 성격탓인지 느끼지는 못하지만 내가 무척 피곤하다는 증거다.
지난 주말에도 좋은 사람들과 여주 은모래 야영장으로 캠핑을 가기로 되어 있었다.
가고 싶었지만, 내내 나를 유혹할 5월의 산들을 생각하며 참기로 했다.
덕분에 토요일은 늦잠도 푹~자고 하루 왼종일 띵가 띵가 쉬었다.
여주캠핑에 갔어도 띵가 띵가는 마찬가지였겠지만 내 방에서 자는것과
밖에서 야영을 하는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일요일은 북한산의 내 산책코스로 슬금 슬금 산책이나 다녀올 요량이었다가
급작스럽게 걷기 모임에 합류하게 되었다.
어차피 여길 가나 저길 가나 북적대는 주말이었을게다.
왜 그동안 한강변을 걸어볼 생각을 안했는지 모르겠다.
매주 여의나루에서 뜀박질을 하긴 하지만 평일 밤 컴컴한 때에 뛰고 있으므로
내 발밑에서 그렇게 많은 들꽃들이 자신들을 봐달라고 손짓하는지 정말 몰랐었다.
한강변에 들꽃들이 정말 많았다.
벼룩이자리, 큰개불알풀, 주름잎, 선개불알풀, 괭이밥, 씀바귀, 뽀리뱅이, 토끼풀 또 뭐가 있었더라.
덕분에 사람들과 함께 걸어야 할 길을 한참을 뒤쳐져 들꽃들과 놀다 따라가느라 뛰다시피 하다 그랬다.
저만치 앞서가는 사람들.
자꾸 손짓하는 들꽃들덕에 해찰하느라 번번히 뛰다시피 따라잡곤 하였다.
맞다. 홀씨 폴~폴~ 날리는 민들레도 있었지.
희미하게 보이는 청보라색들은 선개불알풀이다.
한강변엔 많은 들꽃들이 함께 오손 도손 살아가고 있었다.
한강변을 벗어나면서 들어선 길.
아차산으로 오르는 길에 본 삿갓배미 논.
저렇게 작은 논을 누가 일구어놓았을까.
어디서나 봄~봄~
연두빛 이쁜 봄이다.
아차산은 높고 험하지 않아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산책코스로 참 좋을 듯 했다.
저 아래로 한강이 시원스레 내려다보인다.
높지는 않지만 제법 오르내림이 있는 산이다.
아차산을 넘어 용마산으로 가고 있는 중인 듯 싶은데...
멀리 높은 건물은 테크노마트 건물이었던 듯...
날씨가 흐리지는 않았지만 개스가 많아 선명하지가 않다.
봄의 숲으로 들어가다.
아차산에서 아차산역방향으로 하산하는 길.
소나무들이 왜 저렇게 말라가고 있는지 안타까웠다.
아차산과 용마산은 산은 높지않지만 아기자기하고
날이 좋을때 오르면 한강과 도심이 내려다보여 전망이 아주 좋을 것 같았다.
건대입구역에서 마지막 두 사람과 인사를 하고 나는 뚝섬유원지까지 원점 회귀를 위해 홀로 걸었다.
10분만 더 빨랐으면 아주 멋진 해넘이를 볼 수 있었을터인데...아쉽게도 놓쳤다.
남산 너머로 붉게 넘어가는 커다란 해를 멀리서 다리들 사이로 언뜻 보며
담엔 뚝섬유원지부터 성산대교까지 걸어보리라 생각했다.
그 때는 꼭 멋진 해넘이를 볼 수 있기를...
어딘가로 멀리 떠나지 않았지만 가까운 곳에 아주 멋진 곳이 있는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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