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10년 8월 03일
어쩌다보니 영주에서 이틀을 묵었다.
깊은 생각이나 계획없이 떠나온 길인지라 봉화에 은어축제가 있는줄을 몰랐다.
7/31일부터 8/8일까지 열리는 봉화은어축제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때문에 봉화에서 숙소를 얻기가 만만치 않아 일찍부터 포기했다.
막연히 안동으로 가야지~생각하고 있었는데 문득 봉화-현동-분천-승부-석포등을 거치는 기차가 타고 싶었다.
오래전에 타 본 기차...분천에서 승부까지는 차로 갈 수 있는 도로가 없다.
오래전 우리는 비동골 김초시댁을 찾아갔다가 그 곳에서 하룻밤을 묵고 배바우산을 넘어 각금마을로 찾아갔었지~
각금마을엔 집이 여럿 남아 있었지만 교통의 불편함때문인지 양지녘 볕이 잘 드는 아늑한 동네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사람이 살지 않는 폐허가 된 마을이었다.
각금에서 분천으로 나오는 길에는 여타할 도로가 없어 우리는 낙동강변을 따라 걷다가 기차가 오지 않는 시간을 택해 선로를 걷다가 했지~
자주 마주치는 컴컴한 터널을 죽어라 뛰어서 통과하기도 하고...
그 편하지 않은 여행길이 왜 그리 즐겁기만 했었는지...많이 웃던 날들이었다.
자동차길이 없는 곳에 외부와의 유일한 소통이 기찻길인 그 곳...갑자기 그 곳이 보고 싶어졌다.
어디서 서야할지도 정하지 않은채로 영주역으로 갔다가 태백에서 서기로 했다.
영주에서 강릉으로 가는 영동선 열차는 태백역에 서지 않기 때문에 통리역까지 기차표를 끊었다.
태백에 가면 정암사에 들러오던지 검룡소에 가보던지...태백은 내게 익숙한 곳이라 어디든 가보리라 생각했다.
적어도 석포역지나 통리로 가면서 본 해바라기 꽃밭을 보기전까지는...
중간에 어느 역이라도 내렸으면 싶었는데 낙동강물이 그다지 많지 않아 내가 원하는 풍광이 아니었다.
지난 장마가 건장마였던탓이었을까~
낙동강엔 물이 별로 없었고 상류임에도 불구하고 깨끗하지 않았다.
예전에 우리가 왔을때는 깨끗하고 퍼런 강물이 굽이치고 있었는데...
느긋한 2시간의 기차여행을 즐기고나니 통리역이다.
지나오면서 해바라기 꽃밭을 봤다.
그래...태백 어디선가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해바라기가 장관이라는 소릴 들었었다.
그 곳을 찾아가보기로 했다.
해바라기 축제가 열리고 있는 구와우 마을은 태백시내에서 그다지 멀지 않다.
택시를 타도 아마 5000원 이내가 나올 것이다.
(통리역에서부터 구와우 마을까지의 택시비는 8,000원이었다.)
하지만 입장료는 꽤 비싸다. 성인 1인당 5,000원.
비싼 입장료가 제 값을 다한다고 생각은 안했으나, 그래도 한 번은 볼만한 곳이었다.
해가 쨍쨍했으면 또 다른 느낌이 났을테지만 해발이 높은 곳(900m)이라 그런지 운무가 가득하여 오히려 신비로운 느낌이 나기도 하였다.
관람로를 따라 천천히 전체를 도는데 1시간 30분쯤 걸렸다.
빗방울 머금은 궁궁이꽃
나랑 여행을 다니면 무척 많이 걸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는 친구.
처음부터 아예 쿠션좋은 운동화를 신고 왔더군~ ^^
산도라지꽃
겨우 오후 2시 30분인데 벌써 순두부가 떨어져 식당문을 닫는다는 표지판이다.
1인분에 5,000원인데 순두부도 맛났고, 반찬들이 맛갈스러웠다.
강된장이 맛있었다.
우리는 운이좋게도 거의 마지막 손님이었던 듯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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