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11년 1월 08일 토요일 / with 오지가족들 3 + 걷기 모임 회원님들 22
코 스 : 홍천터미널(9:30) - 하화계리 강변길 - 소매곡리 강변길 - 도사곡리 - 점심(13:00~14:00) - 하오안리 임도(17:30) : 약 24km
2010년 11월 22일 '2011 제 3차 [릴레이도보]홍천강 따라 300리'의 계획서를 걷기 모임에 올렸다.
1차, 2차를 이미 했던터라 나는 별 재미가 없어져서 그만두려 했는데 다시 했으면 하는 소리가 들려서이다.
그러고는 11월 28일 구제역 소식이 들렸다.
몇 년 전에도 구제역 소식이 들렸지만 그냥 조용히 넘어가곤 했던터라 이번에도 당연히 그리 될 줄 알았다.
설마 설마 하면서 이렇게 일이 커질줄을 몰랐다.
그 때문에, 나는 물론이고, 여러 사람이 고민에 쌓였다.
나름 큰 계획이고, 일찍부터 날짜를 정해놓은터라 많은 사람들이 이 계획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가지로 선뜻 안하겠다고 발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홍천군청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락거리고,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보고, 뉴스를 검색하면서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런 후에 내린 결론은 계획대로 진행이었다.
첫 째,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도시민들로 축산관련이나 구제역과는 상관없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신청시에 혹여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참여를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둘 째, 세상은 하나의 바퀴로 굴러가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세 째, 만일 우리 몇 몇을 막는다면, 강원도 내 모든 스키장들의 수 많은 인파는?
적어도 방역을 위해 통제하는 길이 아니라면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기 전날까지 고민했고, 정작 가는 날도 마음이 편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마음이 정말 편치 않았다.
스키장의 수 많은 인파는 막지 않으면서 우리같은 소수에게 오지말라 하는 행태에 반기를 들면서도
이 난국에 우리라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교차하고 있었다.
우리가 즐겁자고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길 소지를 그냥 지나칠 수 있는가~하는 것,
예기치 않게 현지에 계신 주민분들께 피해를 끼치고 행여 환대받지 못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는 것.
내가 깃발(=리더)이 아니었다면 당연히 포기했을 길이었다.
공지를 올리자마자 순식간에 수십개의 답글이 달린다.
참여자라도 적었으면 싶었는데 여러가지 구구절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신청자가 많았다.
다른 때 같으면 일주일 내내 떠 있을 공지를 만 하루 반만에 마감을 해 버렸다.
그랬음에도 인원이 25명이나 되었다.
가능한 현지 주민들과 민가를 피하기 위해 많이 우회했다.
덕분에 목적지인 하오안리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하루 왼 종일 길 위에서 현지 주민과 마주치지 않았다.
길이 아닌 곳으로 우회하느라 참여한 사람들은 평소보다 힘이 들었을 것이다.
평소 같으면 홍천터미널에서 작고개 방향인 북방면으로 가는 길을 걷다가 하화계리로 빠졌겠지만,
오늘은 홍천교를 건너 뚝방길을 걸어 44번 국도를 잠시 걷다가 둔지교를 넘어 바로 홍천강변으로 빠진다.
최대한 민가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이다.
눈이 쌓여있어 발밑이 불안하기도 했으나, 여느때처럼 홍천강은 꽁~꽁 얼어 있었다.
그럼에도 처음에는 조심 조심 강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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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요~렇게.... 20명 이상이 올라서도 끄떡없을만큼 얼어 있었다.
사람이 많다보니 선두와 후미 차이가 크다. 단체 사진을 찍으려고 보니 후미의 몇 사람이 아직이다.
어여~ 오라고요~~~ |
선두는 맘이 급한데, 후미는 느긋...
아예 꽁~꽁 얼어붙은 강 위에 앉아서 막걸리 파티를 벌인다.
하긴 언제 또 다시 이렇게 언 강 위에서 막걸리를 마셔볼 수 있을까~
무릇 기회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모두들 처음보다는 더 대담하게 강 위를 걷는다.
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걸어가는 길~
두 연인에겐 아주 좋은 추억이 되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오늘 하루는 모두 어린아이가 되어도 좋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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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홍천강의 지류들이 얼어있지 않아서 즉석에서 돌다리를 놓아 건너기도 하고...
놓아진 돌들이 금새 얼어붙어 미끄러워서 모두 조심 조심 건너야 했다.
오늘 깃발 잘 못 만나 고생들이 많아요~ ㅎㅎ
소매곡리 강변 길.
위로 길이 있지만, 가능한 강변으로 걸어본다.
그러나, 길이 아닌 곳을 걷는 일은 평소보다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
도사곡리에서 홍천강과 아듀~
담주에 만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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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물자연학교에 놀러 온 도시의 아이들.
아이들은 이러고 놀아야 한다는데에 우리 모두 의견 일치를 보았다. |
며느리고개와 하오안리 갈림길.
이제부터 하오안리의 지루한 임도를 걸어야 한다.
눈이 그다지 미끄럽지 않아 모두들 아이젠없이 걸었는데 그 때문이었는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선두기준 오후 5시 30분, 후미기준 오후 6시경 하오안리 월드아파트에 도착하였다.
25명이 한명도 빠짐없이 홍천터미널 옆 설렁탕집에 들러 도가니탕과 설렁탕으로 따스한 저녁을 먹고 늦지않게 서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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