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11년 4월 9일 / with 허
코 스 : 여천포구 - 대부산 - 함구미
9시에 신기항에 도착했다.
금오도와 가까워서인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대부분 단체객들이다.
한림해운 카페리는 그다지 크지 않다.
배는 정확히 9시 10분에 신기항을 출발한다.
am9:33
서울 집에 있었다면 휴일 늦잠에 이제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했을지도 모르는데
오늘 나는 지금 이 시간에 정말 많은 것을 하고 있다. ^^
뒤로 보이는 산이 대부산으로 가는 능선이다.
어느 지도에는 매봉산이란 표지가 있던데 대부산을 가리킨다.
여천항에서 나와 많은 사람들이 함구미로 가는 버스나 택시를 탔지만,
우린 그냥 걷다가 여천 등산로 입구로 들어섰다.
10여년 전, 이 섬에 처음 왔을때는 대중교통이라고는 없었는데...
나도 처음엔 여천 등산로로 들어설 작정은 아니었다.
함구미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대개 섬 안의 버스는 배가 들어오는 시각에 항구에서 대기하고 있다.)
대부산 등산을 시작 할 생각이었는데 여천항에 내려 처음 마주친 버스와 택시는 그다지 친절하지 않았다.
단체손님을 받느라 우리같은 소수는 안중에도 없었다.
오랜만에 찾은 금오도였는데 그 덕에 인상이 좋지 않았다.
직포에서 아름다운 일몰을 보고 그 곳 어디쯤에서 하룻밤 유하고 올 수도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난 추억을 반감시키는 이러한 인상이 나를 그냥 육지로 내몰았는지도 모르겠다.
변해가는 것은 쓸쓸하다.
풍광이든 사람이든...
오래전 처음 금오도에 여행을 왔을 때 이 식물을 처음 보았었다.
우학에서 함구미로 가는 중에 길가의 어느 집에 잠깐 들렀는데
그 집 안쪽 돌담을 정말 멋지게 휘감고 있었다.
이름이 콩란(난)이라고 했었다.
송고항이 내려다 보인다.
왼쪽 뒤쪽으로 보이는 섬은 작년 봄에 여행을 다녀왔던 개도.
앞쪽에 보이는 섬은 대두라도
왼쪽은 월호도
뒤는 화태도,
화태도 뒤는 돌산도,
저 멀리 하얀 아파트가 보이는 곳은 여수
오른쪽 쬐끄마한 섬은 나발도이다.
길게 이어진 개도.
현재시각 am11:55
새벽 기차에서 내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할 듯 하여 2끼분의 간식을 준비했었다.
한적한 곳을 여행할때는 언제나 그렇지만
특히나 섬에 들어올때는 배낭에 먹을꺼리가 넉넉한게 좋다.
금오도가 큰 섬이긴 해도 내가 원하는 곳에 식당이 있을꺼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혹여 남겨올지라도 어느 섬에 들어갈때는 간식꺼리를 좀 챙기는게 좋다.
그래야 배고픔을 면할 수 있으므로...
나는 넉넉한 식수, 떡, 비스킷, 과일, 빵 등을 챙겼다.
함구미로 내려가기 전 있는 쉼터.
내려다보이는 경치가 너무 좋다.
하룻밤 비박지로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오후 1:10
대부산을 내려가면 등로가 끝나는 곳에 갈림길이 하나 있는데
오른쪽은 함구미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은 금오도 비렁길로 가는 길이다.
그 곳에서 왼쪽 비렁길쪽으로 가면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절터,함구미로 가는 방향과 신선대,두포, 직포로 가는 방향으로 갈리는 아래의 비렁길 표지판이 있는데
만일, 처음부터 비렁길를 모두 걷고 싶은 사람이라면
대부산 등산로에서 함구미로 내려가는 첫 번째 갈림길에서 함구미 마을로 곧바로 내려가길 권하고 싶다.
함구미 마을로 내려가 함구미선착장을 지나면 아래 사진처럼 비렁길 시작점이 있는데
이 곳에서 절터, 신선대쪽으로 한바퀴를 돌면
대부산에서 내려와 두번째 갈림길이었던
절터,함구미 방향과 신선대,두포,직포 방향의 표지판(윗쪽 표지판 사진)쪽으로 되돌아오게 되기 때문이다.
분홍색이 우리가 따라 걸었던 길인데, 지도상으로는 길이 세세하게 표기되어 있지 않다.
지도상 함구미에서 용두방향으로 가다보면 다시 함구미 마을 윗쪽을 지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도상으로는 표시되어 있지 않다.
우리의 경우, 등산로에서 함구미 선착장 방향으로 곧바로 내려가 비렁길을 걷는 선택을 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우린 비렁길이 처음인데다 비렁길 지도를 갖고 있지 않아 잘 몰랐기 때문에
이 갈림길에서 함구미 절터 방향(지도상의 용두)을 선택했는데
결국 함구미 마을 윗쪽을 지나 용두 절터를 한바퀴 돌아 다시 함구미 아래쪽 선착장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었다.
물론, 함구미에서 다시 대부산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가 갈림길에서 신선대,두포, 직포 방향으로 갈 수도 있긴 하다.
<클릭하면 조금 더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금오도 비렁길
절터와 함구미 방향으로 가는 길.
신선대,두포, 직포 갈림길 표지판에서 절터 함구미 방향을 선택했는데 처음엔 이런 길이 나오다가
아래처럼 함구미 마을로 가게 된다.
함구미 마을에서 용두 절터쪽은 한바퀴를 돌아 다시 함구미 마을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아래 사진 참조. ^^
사진에서처럼 마을 아래쪽과 윗쪽을 지나게 되어 있어 비렁길을 계속 걷는 사람이라면 같은 함구미 마을이라 해도
똑같은 길을 걷게 되지는 않는다.
만일 우리가 등산로에서 곧바로 함구미로 내려왔다면 더 좋은 코스를 만들었을 것이다.
등산로에서 함구미로 내려오게 되면 지도상 함구미 선착장으로 가게 되고
그 곳에서 절터와 용두로 가는 비렁길을 걷기 시작했을 것이다.
절터 가는 길.
이 길을 따라가다보니 10년 전, 이곳에 여행을 왔을때, 지도를 보고 길이 끊기지 않은곳까지 가보았던 길이었다.
물론, 그 때는 비렁길이 생기기 전이었으므로 길이 끊긴 곳에서 되돌아가야 했었다.
그 때는 염소를 방목했었는데...
그 당시에 신선대 두포 방향으로도 가보았는데 임도 끝에 집이 한 채 있었고 그 다음엔 길이 끊겨 있었던 것 같다.
아래가 절터였던 곳이라 한다.
작은 표지판이 하나 있다.
이 곳을 지나 미역널바위쪽으로 가는 길은 온통 계단으로 되어 있는데
벼랑 비탈진 곳에 없는 길을 만들어내느라 많은 이들의 수고가 따랐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덕분에 좋은 풍광을 보긴 하지만 과연 이런 일련의 일들이 생태계를 파괴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제발 지자체의 경쟁적인 우후죽순 무슨 무슨 길~ 이런거 없어졌으면 좋겠다.
무슨 무슨 길이라 이름붙이지 않아도 좋은 길이 어디로 사라지겠는가~
과도한 행정력에 과도한 세금집행에....
또한, 어디든 눈먼 돈들이 존재하고, 그 때문에 문제가 된 곳도 있다고 들었다.
미역널바위에서 바라보는 풍광.
신선대쪽으로 가면 더 좋은 풍광을 볼 수 있음을 지난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오늘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함께 동행한 친구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겐 즐기기 좋은 아주 짧은 산책 코스였는데 이미 지치기 시작한 친구에겐 먼 길이었던 듯 하다.
주인 떠난 자리의 쓸쓸한 폐가.
바람이 바로 들이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출입구를 일직선이 아닌 어슷한 모양으로 돌담을 쌓았다.
지친자에게는 길이 먼 법이다.
하긴, 밤기차에서 잠도 제대로 못잔 사람을
꼭두 새벽부터
향일암으로
금오산으로
대부산으로
비렁길로
끌고 다녔으니
지칠만도 하다. ㅋㅋ
근데, 나도 그대와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이 걸었거든~!! 체력 길러~!!
함구미 선착장에서 신선대와 두포를 거쳐 직포까지 가는 비렁길이 약 6.5km라고 한다.
비렁길을 따라 직포까지 가서 택시를 타고 우학리 선착장으로 가 여수항으로 나가는 마지막 배를 타거나
직포에서 일몰을 보고 하룻밤 유하고 싶었다.
직포의 일몰은 정말 이쁘다.
그러나, 친구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지쳐버린 듯 하다.
욕심을 내보았으나, 결국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 함구미선착장에서 멈췄다.
4시 배가 오기 전, 1시간 반 이상을 선착장에서 쉬었다.
선착장 앞에 배를 가두어두는 곳이 있었는데
물이 들어올 때 함께 들어왔던 숭어들이 물이 빠질 때 쳐 놓은 그물로 인해 미처 빠져 나가지 못했다.
저 아주머니는 하루에 한 번씩 저렇게 숭어를 잡는데 많이 잡을때는 150마리쯤 잡는다고 했다.
고기반 물반이라 별다른 도구도 필요하지 않고 그냥 손으로 견져내고 있다.
여수항으로 우리를 데려다 줄 카페리가 들어오고 있다.
아직 동절기 출항시간으로 계산되어 오후 4시배이다.
함구미 선착장.
언제 다시 와보게 될까~
이곳에서 여수항(여객선터미널)까지는 1시간 30분이 걸리고 성인 1인당 승선요금은 7,900원이다.
중간에 개도를 거쳐 간다.
아~ 맑은 봄 빛~!!
돌산대교
오후 5시 40분.
여수항이 보인다.
바람이 생각보다 세차 밖에 서 있질 못하고 여객실 따스한 바닥에서 졸다 깨다를 반복하며 왔다.
이제 맛난 밥 먹으러 가자~
여수에서 오후 7시 30분 익산가는 무궁화 기차를 타고 익산에서 KTX로 환승하여 빠르게 서울로 되돌아왔다.
짧은 만 하루의 여행이었지만 오랜만에 남쪽으로 떠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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