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짜 : 2006년 4월 29일 ~ 5월 1일 / 윤정이와 함께.
담장은 높고 지붕은 낮은 나닥나닥한 풍경들이 그 곳에 있었다.
가족 사진도, 옷가지들도 모두 버려둔 채 황망히 집을 떠나야 했던 이유가 있었을까?
섬에는 폐가가 많았다.
예전에는 13,500여명이 살았다는데 현재 욕지도의 인구는 2,300여명이라 한다.
욕지면에서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수는 10~11명 정도.
1개면에서 태어나는 신생아수라니.......
노인 인구는 많고 신생아수는 적으니 인구가 자연 감소 할 밖에.....
그나마 요근래 관광지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외지 사람들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했다.
제법 정원이 잘 꾸며진 집도 있었지만 섬에서 만난 집 중 제일 이쁜 집이었다.
오른쪽 윤정이가 바라보고 있는 곳이 대문이다.
대문, 담장, 지붕 할 것없이 사람대신 담쟁이가 점령 해 버린 집이었다.
사람이 살고 있었다면 더 이쁜집이 되었겠지........
야포에서 시작한 천황산 full course 산행 중 만난 노적 마을.
정확히 말하면 '노적휴양마을' 이라고 되어 있었다.
욕지도의 20여개 마을 중에 대송, 청사, 목과, 논골, 모개정 등만 보지 못하였는데
어쨌든지 본 마을 중에 제일 예쁜 곳이 이 노적마을이었다.
왼쪽 벽돌색 지붕을 한 집에는 76,72세 되신 노부부가 사시는데
두 분 모두 정정하시고 할머니는 참 고우셨다.
보이는 경사진 밭들은 모두 고구마밭이고 파란 것은 보리다.
보리는 먹으려고 키우는 것이 아니고 거름으로 쓰기 위함이란다.
욕지도의 밭들은 하나같이 저렇게 경사진 면에 자리하고 있었고 기계를 쓸 수 없어
일일히 사람손을 거쳐야만 경작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약 40%정도는 휴경을 하고 있었는데 농사지을 사람도 없을뿐더러
기계를 사용할 수 없으니 너무 힘들어서라고 한다.
욕지도엔 현재 논이 없고 저러한 고구마밭들만 있다.
'논골'이란 마을은 예전에 논이 있다 해서 논골이었다는데
현재는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버려지고 사라져 가고 있다고.
보이는 붉은 황토밭들은 모두 고구마밭이다.
욕지도 고구마는 유명하다고 한다.
저 뒤쪽에 멀리 보이는 마을이 여객선터미널이 있는 곳이다.
황토 고구마밭.
사진에 보이는 저 섬 끝이 야포다.
우리는 야포에서부터 섬 능선을 타고 혼곡을 지나 천황산 정상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해군기지가 있어 정상엔 오르지 못하고 오른쪽 등산로를 통해 태고암으로 내려간다.
해발 392m 밖에 안되는 산이어서 애걔걔~~~할지 모르지만
강원도의 산들과 달리 해발 0m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만만치만은 않다.
등산로는 참으로 부드러웠고 어려운 코스는 거의 없었다.
다만, 여름에 가면 햇볕 내리쬐는 능선을 걸어야 하므로 많이 힘들 것 같다.
처음 야포에서 산행을 시작할때는 등로가 잡풀섞인 작은 길이어서 비암 나올까 무서웠다.
그러나, 혼곡을 지나면서부터는 등산로 정비가 제법 잘 되어 있다.
산악회 리본들이 많을뿐더러 대체로 등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길 찾기도 편하다.
사람들은 대개 혼곡에서부터 등산을 시작하는데,
나라면 야포에서 시작하는 풀코스 등로를 권하고 싶다.
오는 길에 경치가 좋은 곳을 많이 만나기도 하거니와
마을과 마을을 지나는 길이 정감있기 때문이다.
혼곡으로 가기전에 아마 고래강정이란 지명쯤 되는 것 같다.
희미하지만 멀리 뒤쪽으로 삼여도가 보인다.
날이 맑았으면 얼마나 좋았으련만..........
아마도 날 좋은 날 다시 오란 뜻이 아닐런지......
욕지면의 여러 섬들 중에 욕지도에만 유일하게 중학교가 있어 학생들이 저 배를 타고
통학을 한다고 한다.
저 배는 수업이 끝나길 기다려 오후 4시쯤에 다시 학생들을 데리고 출항한다고.....
섬내 유일한 버스.
처음에 야포까지 가면서 한 번 타보고 그 후론,
해안도로에서 저 버스를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배가 도착하면 저 버스가 대기하고 있고 배가 떠날 때에 맞추어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너르고 푸른 바다.
욕지도는 해안도로가 잘 발달되어 있는 섬이다.
마을들은 주로 도로를 따라 생성되어 있기에 해안도로를 한바퀴 돌면
온 마을을 둘러 볼 수 있다.
포구에서 갈매기를 거의 볼 수가 없었다.
고깃배는 많지만 고기를 잡아서 통영으로 가 판매하거나
자부 마을에 있는 수산협동조합에 한번에 넘긴다고 했다.
포구에 고기들이 보이질 않으니 갈매기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침에 욕지도 북사면 도로를 따라 산책을 나갔다.
흰작살해수욕장 가기전에 사람인적이 드문 바닷가에서 드뎌 갈매기들이 사는곳을 발견했다.
작은 돌 하나를 던지고 잽싸게 셧터를 눌렀는데 약간 늦었다. ^^
아침 산책길에 만난 풍경.
우측에 배는 우리가 떠나올때까지 그곳에서 조업중이었다.
뱃머리 방향만 바꿔가며 한곳에 오래 머물던데.......
한 곳에서 오래도록 무얼 잡는지는 모르겠다.
멀리 보이는 두 섬 중 오른쪽 섬이 고래섬이다.
흐릿하여 잘 안보이지만 틀림없는 고래모양이다.
오를때의 오르막과 내릴때의 내리막은 정확히 비긴다고 소설가 김 훈은 말했다.
떠날 때의 아쉬움과 돌아올때의 기쁨도 그러하지 않을까?
오른쪽 욕지고속카페리호가 욕지도로 들어오고 있고
왼쪽 욕지금륭호가 통영으로 떠나고 있다.
들어오던 때보다 시계가 흐렸지만 섬을 떠나오는 시간은 아쉬웠다.
우리가 떠나올 때 고깃배 한 척이 새벽 조업을 끝내고 섬으로 돌아가고 있다.
부디 만선을 이루었기를 ..........
떠날곳만 있고 돌아올 곳이 없는 사람은 얼마나 쓸쓸한 것인가.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떠나오는 일은 쓸쓸하였다.
때로는 너른것이 비어있는 것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너르니까.
욕지도에 들어갈 때 나올 때 조타실을 점령(?)했다.
욕지해운의 직원들은 참으로 친절했다.
덕분에 저 안개속을 어떻게 헤치고 배가 다니는지 자세한 설명과 함께 조타실 구경을
맘껏 할 수 있었다.
조타실 안에서 바라본 뱃머리.
뒤에 보이는 섬이 연화도이다.
혼자서 뭐하는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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