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다/산에 들다

무의도 국사봉 산행기 - 이른 봄 볕을 찾아서...

dreamykima 2007. 3. 2. 12:43

날 짜 : 2007년 3월 1일 with 선주언니

장 소 : 인천 무의도 국사봉

 

지난 번 석모도 해명산 산행이 참 좋았었다.

따스한 봄볕에 녹아드는 바다를 보며 느릿 느릿 걷는 맛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삼일절 휴일을 맞아 가까운 무의도에 찾아가보았다.

무의도에는 국사봉과 연결되는 호룡국산이 있는데 호룡국산은 듣기에 입산금지가 되어있다고 했다.

함께 간 선주언니가 평소 산행을 다니는 사람이 아니기에 느긋하게 국사봉 산행만 하기로 하고

느릿 느릿 무의도를 즐기다 왔다.

 

잠진도 선착장 가는 길에...

썰물이 되어 물이 빠져나가고 작은 배들이 개펄에 걸쳐있다.

돌아나오는 길에는 밀물이 되어 배들이 바다위에 떠 있었다.

 

영등포에서 을왕리해수욕장까지 다니는 301번 버스가 있다.

당산역 1번 출구를 나와 조금 직진하면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그 곳에서 타면 된다.

무의도 입구에서 내려 잠진도선착장까지는 1.5km정도다.

차를 타고 가는 사람도 많지만 천천히 걸어가도 좋을 길이다.

 

잠진도 선착장 앞에서 바라다 본 바다.

구름이 많았지만 바다는 깨끗하고 푸르렀다.

 

 

.......나도 세상에 나가고 싶어 당당히 내꿈들을 보여줘야 해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 하늘로 더 넓게 펼쳐보이며 날고 싶어......

 

임재범의 '비상'이 생각나게 하는 사진이다.

무의도로 가는 배 안에서 찍었다.

이런 사진은 내가 찍어놓고도 참 잘 찍었다는 생각을 한다. 하하.

 

청미래덩굴의 열매. 빠알간게 참 이쁘다.

 

잠진도에서 무의도는 정말 엎어지면 코닿을곳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지 카페리가 제법 컸다.

 

큰무리선착장에서 내려 바로 우측에 있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대개 좁은 오솔길로 되어 있고 양옆으로 참나무들이 빽빽하여 여름에 와도 햇볕 걱정은

없겠다 싶었다. 

  

봄을 알리는 전령사.

 

겨울 매서운 바람을 잘도 견디며 서 있구나.

 

능선에 서니 실미도가 한눈에 보인다.

오전 11시 41분. 지금은 바닷길이 열려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하루에 3시간쯤 열린다니 시간을 잘 맞춰가면 실미도까지의 산책도 썩 나쁘진 않겠다.

난 이렇게 내려다보는게 더 좋지만...^^

 

 오솔길을 걷다가 낙엽을 뒤적여보니...어느 새 작은 생명들이 움트고 있었구나.

 

저리 빽빽한 숲을 뚫고 햇살은 어김없이 한가득 퍼져들어온다.

 

아~이쁜 길. 내가 좋아하는 길이다.

파릇 파릇 연두빛 새싹이 올라오면 얼마나 이쁜 길이 될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꼭 다시 가봐야지.

 

우측으로 동그마니 보이는게 잠진도이고 그 바로 앞이 큰무리선착장이다.

정말 엎어지면 코 닿지 않겠는가? ^^

자세히 보면 큰무리선착장에 배가 입항 해 있는것이 보인다.

 

보이는 능선이 걸어온 길이다.

 

대한독립만세! 만세! 만세!

 

오늘이 삼일절임을 아는지 국사봉 정상의 태극기가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펄럭이고 있다.

 

어떤 나무의 꽃봉우리인지 모르겠다.

정말 어여쁘구나.

 

이건 무얼까? 열매일까? 꽃일까?

궁금해서 일단 찍어왔다.

 

국사봉에서 호룡곡산쪽 구름다리로 향하지 않고 좌측으로 난 조금 가파른 등산로를 따라 개안마을로

하산하였다.

하나개해수욕장에 가면 무슨 드라마 세트장도 있다고 하는데 워낙 그런데엔 관심이 없는터라...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우물.

한때는 물이 귀한 섬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식수처가 되는 귀한 존재였으리라.

지금이야 집집마다 수도를 놓아 사용하기 때문인지 저런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개안마을로 하산하여 버스를 탈 수도 있었지만 도로를 따라 선착장까지 걷는다.

걷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었다. ^^

한가로이 걸어야 더 많은 것을 보고 만날 수 있다는걸 왜 모를까.

 

걷다가 폐가와 우물을 발견했다.

 

쓸쓸한 폐가.

한가족의 꿈이 영글던 때가 이곳에도 있었으리라.

 

길을 걷다가 발견한 진달래 꽃봉우리.

환호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들이대고 난리를 냈는데...

 

허걱~조금 걷다보니 이렇게 활짝 핀 녀석도 있었다.

무에 그리 성급해서 이리 일찍 피었느뇨?

3월 차가운 꽃샘바람을 어찌 이기려고... 

 

목련인가?

녀석들...성급하기도 하여라.

 

천천히 경치를 즐기며 걷다보니 어느 새 큰무리마을까지 왔다.

저 산모롱이 끝 배가 보이는 곳이 선착장이다.

 

할머니~~얼굴은 안나오시게 사진 좀 찍을께요. 

 

70은 족히 되어 보이는 할머니께서 굴을 까고 계셨다.

자연산이라 말씀은 하시는데 굴밥전문(?) 선주언니는 자연산치곤 너무 크다 한다.

주위에 굴 양식장이 있는걸 보면 누가 옳은지는 잘 모르겠다. ^^

 

큰무리 선착장에서 바라다 본 바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가.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는 자동차들.

 

저 안에 탄 사람들은 진달래 꽃망울이 그렇게 맺었다는걸.

성급한 녀석은 벌써 피기도 했다는걸 알까?

 

그냥 이렇게 작은 섬엔 차없이 들어와 한들 한들 걷다가 갔으면 좋겠구만...

 

잠진도 선착장에서 나오는 길.

들어갈 때는 썰물이어서 옆으로 개펄이 보였는데 나올때는 저렇듯 밀물이 되어 물속에 잠겼다. 

 

방파제 길 끝에 있는 식당에 들러 삼색해물칼국수를 먹었다.

날이 저물며 차가워진 바닷바람을 맞아서인지 따뜻한 국물이 무척 좋았다.

 

선주언니와 단둘이서는 처음으로 함께 한 여행 겸 산행이었다.

덕분에 많은 얘기도 나누고 쉬엄 쉬엄 경치도 즐기고 언니가 맛난 칼국수도 사주고 ^^

 

다시 301번 버스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 버스가 들리는 영종도 인천공항의 불빛들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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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편으로 무의도 가기.

 

1. 영등포에서 용유도까지 가는 301번 좌석버스를 탄다. (요금 - 현금으로는 5,000원 카드는 4,500원)

    25분 간격으로 있고, 서울로 오는 버스가 밤 10시 넘도록 있다.

 

또는,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내려 222번 버스를 갈아 타면 잠진도 선착장까지 간다.

 

2. 무의도 입구에서 버스를 내려 잠진도 선착장까지 약 1.5km쯤 걷는다.

    물론, 222번 버스를 타면 걸을 일은 없다. ^^

 

3.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까지 수시로 다니는 카페리를 탄다. (왕복 요금 2,000)